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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진] NO JAPAN

관리자 |
등록
2019.10.08 |
조회
17
 

좋은 상권, 훌륭한 입지조건,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숙박시설이 있다. 꾸준히 매출을 유지하고 있는 시설이 반드시 더 좋은 상권, 더 훌륭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차이는 무엇일까? 모두가 힘든 것인지, 나만 힘든 것인지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이번 칼럼은 이에 대한 물음에 답을 찾는 고민을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일본 경제 산업성에서 7월 4일부터 포토레지스트, 불화소수,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에 대해 기존의 포괄적 수출허가를 개별수출허가 신청으로 바꾸겠다는 발표 이후 촉발된 반일감정이 NO JAPAN 운동으로 한 여름을 달구었습니다.


특히 유니클로, 아사히로 대표되는 일본의류와 맥주 및 일본 여행 불매운동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올해 8월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을 다녀온 여행객은 전년도 동월에 비해 19.5% 감소한 97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합니다. 언론의 과장된 80% 이상 급감 등의 기사에 비해서는 그렇게까지 여행객 감소를 체감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감소세는 분명한 듯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일본여행의 대체재로 한동안 국내여행 수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습니다. 허나 그 기사 말미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현장을 취재하지 않고 사무실에 앉아 상상의 기사를 팝콘 튀기듯 튀겨내는 무리들이 있었습니다. 언론이라는 허울을 둘러쓴 광고 잡상인에 의해 ‘한철 장사’, ‘바가지요금’ 등의 기사로 도배 되고, 국내 여행을 적극 만류하며 동남아 등 대체 여행지를 적극 권장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여행을 보이콧한 여행객의 수요는 제주나 강릉, 부산으로 향하지 않고 동남아나 중국으로 향하고 말았습니다. 올 여름 성수기에도 국내 숙박업은 작년보다 못한 시절을 보내고 말았습니다.

오컴의 면도날(Occam` Razor)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두 개의 주장이 있다면 간단한 쪽을 선택하라거나, 불필요한 가정을 늘리지 말라는 단순성의 원리를 오컴의 면도날이라고 합니다. 가령 장사가 안 되는 경우 경쟁업소에 비해 열악하다는 가정과 대통령을 잘못 뽑아 지소미아를 파기했고, 미국을 상대로 전쟁하겠다는 광기 때문에 나라의 경제가 파탄 날 지경이라는 가정 중 전자의 가정으로 생각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저 경쟁력을 상실한 것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적은 수의 가정을 필요로 하고 따라서 답에 근접할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 주변에서 자주 묻는 질문의 주제들은 거의 일맥상통합니다. 우리만 손님이 없는 건지, 여기를 정리하고 갈만한 곳은 어디인지, 큰 돈은 못 벌어도 안정적으로 장사가 될 만한 곳은 어딘지 등 지금 현재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얘기입니다. 전년도보다 전전년도보다 못하다는 얘기입니다.


이 장을 빌어 미중의 경제 패권을 둘러싼 헤게모니 쟁탈이 주변국에 미치는 상황이라든지, 인구 감소, 자원의 한계, 제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되는 경제 변혁이 미치는 거시경제의 하향세에 대해 구구절절 논의할 수도 없거니와 필자에게 그런 정도의 혜안도 없습니다. 그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인 경제의 불황일 뿐입니다. 숙박업만의 문제가 아닌 서비스업의 전반적인 불황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단순한 것에서 명료함을 찾아야 할 시기입니다. 적자가 지속된다면 매출 대비 비용을 분석해야 합니다. 손님이 오지 않는다면 손님을 끌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얼마 전 문경세재가 있는 문경 온천 주변을 방문했을 때의 난감한 상황이 적절한 사례가 되겠네요. 하룻밤의 숙박을 위해 주변 숙소를 검색했지만 아주 일천한 정보만이 제공되었습니다. 가격은 묵시적으로 담합한 가격대인 3~4만원을 제시하고 있었고요.


약 스무 군데 정도의 중소형 숙박업소가 있었지만 전부 최소 10년 이상을 특별한 리모델링 없이 부분 수리한 업소로 보였습니다. 제일 실망스러운 점은 몇 번이고 재사용했을 것 같은 누빔 이불이었습니다.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통상 더블 객실 한 곳의 이불커버, 시트, 타월, 베개 피 한 세트의 세탁비는 3,500원 내외일겁니다. 요즘 누가 남이 사용했음이 명확해 보이는 더럽고 낡고 촌스러운 누빔 이불에서 자려고 할까요.


문경세재는 1년에 600만이 방문하는 중요 관광지 중 한 곳입니다. 그것도 한 철에만 반짝 몰리는 것이 아니라 매월 평균적으로 40~50만명이 꾸준히 유입되는 관광지입니다. 그런데 다들 장사가 안 된다고만 하십니다. 과거에는 잘 곳이 없어 억지로라도 숙소를 이용했겠지만 지금은 불결한 곳에서 참고 잘 바에야 차라리 차를 타고 다른 장소로 이동을 하거나 당일치기의 여행으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많은 돈을 들이자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여러 가지 가정을 세우자는 것도 아닙니다. 벽지와 바닥이라도 새로 하고 담배냄새와 각종 얼룩에 찌든 패브릭 소재의 소파와 커튼만이라도 바꾸면 됩니다. 그 일이 현실적으로 힘에 부친다면 이불과 시트, 타월이라도 깨끗하게 유지하면서 최대한 친절해야 합니다. 문경세재 같은 관광지에 주로 오는 가족단위의 고객이 원하는 것은 청결하고 건전한 숙소입니다. 그들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제대로 홍보만 된다면 고객은 찾습니다. 비록 1~2만원을 더 지불할 지라도요.


다시 오컴의 면도날입니다. 쓸데없이 여러 가지 어려운 이유를 찾아서 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만나는 포인트에 적절한 공급을 하면 수요는 반드시 창출됩니다. 그 공급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고, 제공하는 내용을 잘 알리지 않았기에 그렇습니다. 물론 어떤 조치를 취한다 해도 해외여행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예전만큼의 수익을 내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엉뚱한 이유들을 들어가며 나라 탓만 하는 것은 내 수익과 마음의 건강을 다 해치는 어리석은 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은 보기보다 단순한 원리로 돌아간다는 것을 되새길 때입니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고 상 진 대표
공간이노베이션(주)
TEL: 010-5800-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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