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현] 우리 호텔은 세일즈를 하고 있나요? 마케팅을 하고 있나요?
|
호텔이라는 상품을 고객에게 알리고 판매하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영업전략이 숙박예약앱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박보현 대표는 이를 세일즈의 영역으로 봤다. 그렇다면 호텔 마케팅 전략은 무엇일까? 박보현 대표가 이번 칼럼을 통해 호텔마케팅 전략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이번 칼럼을 시작하기에 앞서 냉장고 영업사원에 관한 사례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해당 사례는 김지헌 저자의 신간 마케팅 브레인에서 발췌했습니다. 냉장고를 판매하는 S전자에서는 다음 달 새로운 냉장고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 있습니다. 신제품이 나오면 더 이상 팔기 어려운 구 모델의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이번 달에 구매하는 고객에 한해 20퍼센트를 할인해주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실시합니다. 또한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 판매실적이 좋은 영업사원에게 판매금액의 3퍼센트를 특별 보너스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대리점에 통보했습니다. 신제품 출시계획이 기업의 대외비는 아니지만 아직 언론에는 공개되지 않아 소비자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자, 여기에 두 명의 영업사원이 있습니다. A매장에 근무하는 영업사원 김세종씨는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다음 달 신 모델 출시 계획을 전혀 알리지 않고 프로모션의 혜택만을 강조하여, 상담고객 100명 전원에게 구 모델을 성공적으로 판매했습니다. 덕분에 이달의 우수 영업사원으로 선정되었고 약 600만원의 특별 보너스를 받았습니다. 반면 B매장에 근무하는 영업사원 이대학씨는 고객들에게 다음 달 신 모델 출시 계획을 설명한 후 프로모션 혜택과 비교해 고객 스스로 구매할 모델을 선택하게 했습니다. 그 결과 상담고객 100명 중 10명에게만 구 모델을 팔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김세종씨와 이대학씨 중 누가 더 마케팅을 잘했다고 생각하시나요? 네, 맞습니다. 마케팅을 더 잘한 영업사원은 B매장의 이대학 씨입니다. 사실 김세종씨와 이대학씨의 차이는 세일즈와 마케팅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세일즈의 성과는 단기적인 매출 실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마케팅의 성과는 지속적인 관계를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김세종 씨에게 냉장고를 구매한 100명의 고객 중 일부는 신제품이 출시되면 속았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거래가 불만족스러웠던 고객은 분명 냉장고를 바꿀 때가 되어도 김세종씨를 다시 찾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 김세종씨를 경계하라고 입소문을 낼 수도 있습니다. 반면 이대학씨에게 구 모델을 사지 않고 돌아간 90명의 고객들 가운데 일부는 새로운 모델을 사러 다시 이대학씨를 찾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이대학씨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져 향후 냉장고를 교체할 때도 이대학씨를 찾을 것이며, 주변 사람에게 추천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렇게 두 영업사원에 대한 비교로 세일즈와 마케팅을 구분해 보았습니다. 김지헌 저자의 마케팅브레인을 읽어보면 이번 사례 말고도 마케팅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되는 내용이 많으니 시간내서 읽어 보길 추천합니다. 자, 이제 위 사례를 가지고 우리 호텔에 접목해 보죠. 여러분은 김세종씨처럼 이번 달 매출을 당장 올리기 위해 세일즈를 하고 있나요? 아니면 이번 달 그리고 당장의 매출은 포기하더라도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 형성을 위해 이대학 씨처럼 마케팅을 하고 있나요? “야놀자에 광고비를 얼마나 쓰고 계신가요?”라고 질문하면 많은 분들이 500만원 정도 지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500만원은 1만원 쿠폰으로 둔갑하여 정상가 4만원에 고객입장에서는 3만원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돕겠죠. 그럼 1만원 쿠폰 500장만 소진해도 2,000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으니 이렇게만 해도 이번 달 야놀자로부터 들어오는 매출은 광고비 대비 네 배가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쿠폰으로 3만원에 이용하는 고객은 다시 우리 호텔을 찾을까요? 아마 근처에 새로운 시설의 호텔 또는 더 저렴한 가격의 호텔이 있으면 바로 그쪽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당장 이번 달 매출을 위해서 500만원의 쿠폰을 뿌리는 김세종씨 방식의 세일즈를 대다수 호텔이 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장기적으로 얼마나 큰 마이너스가 되는지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 반대로 해보면 어떨까요? 야놀자에서 우리 호텔이 안 나올 수는 없으니 월 40만원의 기본광고만 하고 매월 500만원을 우리 호텔에 오는 고객들을 위해 재투자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500만원으로 프론트 캐셔를 20대의 인상 좋고 친절한 직원으로 뽑는 겁니다. 10년전만 해도 캐셔의 200만원 급여는 상당히 높은 급여였기에 어느 모텔을 가더라도 여자 캐셔가 대다수였는데, 지금 200만원으로는 여자 캐셔를 구할 수가 없습니다. 그 정도 급여는 편의점에서 알바만해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300만원 정도 급여를 책정하면 이야기가 달라질 겁니다. 다시 20대의 인상 좋고 친절한 캐셔가 우리 모텔에서 일을 하겠죠. 야놀자 광고를 하고 있는 많은 모텔의 프론트에 가보면 건물주인 사장님 또는 사모님 아니면 40대 이상의 남자직원이 프론트에 있습니다. 모텔이 예전보다는 음지에서 양지로 바뀌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모텔에 오는 젊은 20대 고객들은 아버지 어머니뻘 되시는 분에게 “방 주세요”라고 하기가 어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체크인 할 때 남의 시선이 불편한 40대 이상 아베크들도 어떤 직원이 응대하는가에 따라 다시는 안 올 수도 있습니다. 500만원으로 재투자할 수 있는 건 캐셔 말고도 많습니다. 객실청소를 청소팀에게만 맡기고 실제 고객이 입실하면 청소가 제대로 안되었다는 컴플레인이 여기저기 리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음식점 가셔서 바퀴벌레를 보았거나 음식 안에 머리카락이 있는 경험한적 있을 겁니다. 음식점의 상품은 음식이기 때문에 그 음식 안이 더러우면 말이 안 되듯 우리의 상품은 공간이기 때문에 이 공간이 더럽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겁니다. 이렇게 중요한 우리의 상품을 고객에게 인도하기 전에 객실점검 마스터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청소팀에서 청소완료 신호가 오면 최종 객실점검 마스터가 점검한 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겁니다. 이 단순하고 당연한 업무조차 모텔의 인력구조에서는 너무 버거울 겁니다. 그래서 그 500만원으로 객실 점검할 직원 한 명만 더 여유를 두면 이걸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인력 충원 말고도 500만원으로 활용할 것이 또 있습니다. 매달 500만원을 객실에 재투자 하는 겁니다. 요즘 스타일러, 안마의자, 넷플릭스 등을 활용해 객실명까지도 스타일러룸, 안마의자룸, 넷플릭스룸 등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우리 모텔에 전부 렌탈로 도입해도 매월 500만원이 안 나갑니다. 비즈니스고객, 가족단위, 그리고 커플들까지 이 세 가지만 도입시켜도 바로 매출로 이어질 겁니다. 우리 모텔은 그동안 어떻게 하고 있었는지 냉정하게 한번 되돌아보시길 바랍니다. 야놀자가 모텔을 위해 바뀌어 주기를, 숙박협회가 이 사태를 해결해 주기를 아니면 새로운 야놀자의 경쟁사가 나타나서 야놀자를 혼내 주기를 기다리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야놀자에 500만원씩 내고 있지는 않았나요?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이 돈 주고 매출 올려 주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세상 이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정답은 항상 진심에 있다는 것을 말이죠. 우리 모텔을 찾는 고객이 어떻게 하면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우리 모텔을 찾는 고객이 어떻게 하면 다른 모텔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즐길 수 있을까? 우리 모텔이 어떻게 하면 다른 모텔과 차별화를 가질 수 있을까? 끈임 없는 고민이 바로 마케팅의 시작입니다. 이러한 고민을 통해 나온 아이디어들을 시간을 투자해서 모텔에 담고 그것을 알려야 합니다. 전세계 1등 카페인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90%의 고객들은 쿠폰을 활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너무 편하게 잘 만들어져 있는 스타벅스앱이 있지만 90%는 앱을 사용하지 않고 현장에서 결제합니다. 야놀자 앱을 통한 고객은 당장 체감이 되기 때문에 매출에 도움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90%의 고객들은 쿠폰 때문이 아닌 여러 리뷰들 그리고 공간의 편안함 또는 캐셔의 친절한 응대, 시설 그리고 깨끗한 객실을 찾고 있습니다. 당장 오늘 매출을 올리기 위해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뿌리지 마시고,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마케팅서적을 읽고 호텔을 위해 나의 시간을 투자해 보시기 바랍니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박 보 현 대표
|
이전글 | [이영환] 인테리어공사 견적과 공사비 분석 |
---|---|
다음글 | [이영환] 인테리어 설계 단계에서의 견적 검토사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