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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숙박앱에 발목이 잡혔나? ①

관리자 |
등록
2022.08.01 |
조회
1699
 

장준혁 숙박TV 대표

스마트폰 대중화와 함께 발전된 플랫폼 시장은 실생활에 있어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비교적 불편했던 사례들을 플랫폼이 해결해주면서 편의성 측면에서 크게 향상된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제법 흐른 지금엔 사회 곳곳에서 독과점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숙박업 시장 역시 특정 플랫폼이 시장을 잠식하고 경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편집자 주>

 

앱 전성시대
지금은 앱의 전성시대로 플랫폼이 비즈니스 환경을 바꿔 놓았다. ‘배달의민족’이 음식 배달문화를 바꿨다면 ‘쿠팡’이 물류의 큰 흐름을 바꿔 놓았다. 숙박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숙박앱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숙박업경영자의 큰 고민 중의 하나인 마케팅 비용,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숙박앱 광고비다. 현재는 숙박앱 광고를 유지하려니 광고비가 부담되고 중단하려니 고객의 발길이 줄어들어 진퇴양난의 상황이 되어버렸다. 불과 20여 년 만에 숙박업계 판도가 크게 바뀐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알아야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번 칼럼에서 그 원인을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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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숙박업소 광고는?
현재의 숙박앱 영향력을 생각하면 궁금한 점이 생긴다. 2000년대 이전에는 어떻게 광고했을까? 과거 숙박업은 음지의 영역에 위치해 고객들도 쉬쉬하며 드나들던 곳이었다. 당시 숙박업소 광고는 상상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광고하지 않아도 고객이 제 발로 찾아오니 굳이 광고할 이유가 없었다.

이것은 정치와도 관련이 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 정권은 반정부적 움직임에 대한 관심을 돌리고자 우민화를 위한 3S정책을 펼쳤다. 스포츠(SPORTS), 섹스(SEX), 스크린(SCREEN)의 앞 글자를 딴 3S 정책은 숙박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섹스산업의 일환으로 러브호텔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당시 러브호텔들은 큰 호황을 누렸다. 당시에도 숙박업소의 광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2002 한일월드컵이 미친 영향

2002년 한일월드컵은 대한민국의 국가위상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한일월드컵은 숙박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축구와 숙박업소의 연결이 황당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이벤트를 앞두고 한국 정부는 큰 고민에 빠졌었다. 외국인을 수용할 객실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호텔객실, 월드컵 숙박 수요에 크게 못미쳐" (연합뉴스 1998.09.03.)
"월드컵때 호텔 객실 부족으로 서울시 골머리" (한국경제 2002.02.08.)


한국 정부는 관광호텔을 짓는 것과 별도로 여관, 모텔 등에 외국인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일정 조건에 부합하는 숙박시설을 선정해 시설 개선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월드컵 여관' 400곳 지정...시설 개선자금 지원키로" (한국경제 2000.04.03.)

 문화관광부는 중소형 숙박시설이 관광호텔화 될 수 있도록 관광진흥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정부 호텔제도 전면 개혁키로" (연합뉴스 1999.01.02.)

http://www.sukbakmagazine.com/news/photo/202208/53689_407360_4819.jpg
 

외국인 관광객 수 추이를 살펴보면 2000년대 초를 기점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비자카드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조사한 ‘비자 2005 국외 관광객 국내 카드 사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5년간 외국인 관광객의 카드 사용액이 크게 증가하였다. 증가폭은 중국 관광객 588%, 베트남 관광객 386%, 러시아 관광객 383% 순이었다.

 "월드컵 특수·한류… 외국인 관광객 카드 사용액 늘려" (국민일보 2006.07.11.)

 
성매매 특별법과 숙박업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는 사실은 좋은 점이었지만 이와 함께 새로운 고민도 있었다. 성매매로 인한 국가 이미지 실추가 우려되고 있었다. 이에 2004년 2월 26일, 16대 국회에서 당시 새천년민주당의 조배숙 의원이 성매매 처벌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 긴 검토를 거친 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발의 및 통과로 2004년 9월 23일부터 본격 시행되었다.

숙박업소는 성매매가 빈번히 발생하던 장소였다. 당시 숙박업소에는 ‘여관바리’라 불리는 숙박업소 전문 성매매 여성이 상주하는 곳도 많았다. 숙박업소는 성매매로 인한 매출이 적지 않았다. 성매매 특별법으로 숙박업소는 큰 타격을 입었고 부동산가에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성매매 특별법 이후 전국 부동산가에 모텔과 호텔 등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매시장도 마찬가지다. (중략) 숙박업소 등의 연체관리에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성매매 단속 강화로 모텔 등 숙박업소들이 줄줄이 도산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중앙일보 2004.10.17.)

 
숙박앱사의 등장
성매매 특별법으로 숙박비 외의 수입이 사라졌기에 숙박업소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숙박매출을 높이는 방법 밖에 없었다. 기존의 수익구조가 흔들리자 숙박업소는 더는 음지에 머무를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자신을 드러내 직접적으로 고객에게 어필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숙박업소는 2000년대 중반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의 눈에 띄기 위해 노력했다. 포털사이트 키워드 광고, 파워블로거 체험단 광고, 현수막 광고 등 다양한 마케팅 방법이 등장했다. 이 시기인 2005년에 모텔에서 청소부로 근무하던 한 청년이 모텔 정보 카페인 ‘모텔투어’를 인수해 모텔 광고시장에 뛰어들었다. ‘모텔투어’는 ‘야놀*’로 이름을 바꾸어 본격적인 모텔 광고시장을 주도하게 된다. 이후 2014년 후발주자인 여기**가 큰 자본력으로 숙박광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음 회차에서는 숙박앱에 발이 묶인 직접적인 원인과 그 해법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http://www.sukbakmagazine.com/news/photo/202208/53689_407361_484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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