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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숙박앱에 발목이 잡혔나? ②

관리자 |
등록
2022.08.30 |
조회
1386
 

장준혁 숙박TV 대표

지난 호에서 숙박업소가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게 된 계기와 마케팅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숙박앱에 발이 묶인 직접적인 원인과 그 해법을 알아보려고 한다.

 
숙박정보 홈페이지
우리가 알고 있는 모텔가이드, 호텔365, 모텔투어(現 야**)는 인터넷 카페로 시작했다. 이후 홈페이지 열풍이 불었고 이들도 홈페이지를 제작해 고객에게 숙박정보를 제공했다. 현재는 스마트폰 앱이 대세지만 2010년 전후에는 홈페이지가 많은 역할을 했고 매우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런데 홈페이지에 접속한 고객들은 다소 소극적이었다. 자신의 신분을 알 수 없는 닉네임으로 게시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등록했다. 지금은 한 숙박업소에 하루에도 여러 개의 이용후기가 등록되는데 확실히 그때와 다른 풍경을 보이고 있다. 그 당시의 숙박업소 이용 후기는 한 줄 한 줄이 매우 귀했었다.

 
새로운 숙박업소 이용 문화

쇼핑몰에서 옷을 구매할 때 디자인을 선택한 뒤 확인하는 것은 바로 다른 고객의 구매후기다. 다른 고객의 경험이 예비 고객의 구매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숙박업소도 홈페이지에 등록된 이용후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평일 만실의 길로 들어설 수도 매출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성껏 후기를 관리한 숙박업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숙박업소도 있었다. 이렇게 쌓인 이용후기를 참고해 고객들은 숙박업소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은 숙박정보를 공유하는 홈페이지에 조금씩 익숙해져 갔다. 하지만 당시 TV광고나 대형 매체에 특별한 마케팅은 없었기에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숙박정보 홈페이지에 접속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사람들은 새로운 숙박업소 이용 문화에 적응해 가고 있었다. 당시 숙박 플랫폼 개발사도 이런 고객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후기와 별점으로 평가받는 숙박업소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변해갔다. 숙박업소에 방문했음을 숨기기 바빴던 시절에서 모텔이용 체험담을 스스럼없이 공유하는 시기로 변해갔다. 숙박정보 홈페이지에 등록된 숙박업소를 방문한 후 체험 후기를 전문적으로 올리는 닉네임도 등장했다. 그들이 왔다 가면 긍정적이거나 비평이 가득한 이용후기가 올라왔다. 이것은 숙박업소에 큰 영향을 미쳤고 숙박업소들은 그들이 조심스러웠다. 그들의 영향력은 매우 컸다. 지금 생각하면 초기 숙박광고 시장의 인플루언서인 셈이다. 그들의 후기로 고객의 발길이 더 많이 이어질 수도 줄어들 수도 있는 영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숙박업소를 점수로 평가하는 별점제도도 있었다. 고객들이 타인의 이용후기로 숙박업소를 선택하자 해당 홈페이지는 숙박업소 광고와 동시에 후기와 별점으로 평가받는 무대가 되어버렸다.

 
숙박앱의 등장
스마트폰이 대중에게 보급되면서 본격적으로 숙박 예약앱 시대가 열렸다. 플랫폼 사는 더욱 공격적으로 마케팅했고 숙박업소 방문 패턴에 숙박앱을 경유하도록 했다. 2014년 숙박앱 시장에 뛰어든 ‘여기**’는 2015년 숙박앱 최초로 TV광고를 시작했고 뒤이어 같은 해 야**가 TV광고에 합류했다. 숙박앱의 TV광고는 숙박시장이 더는 음침한 영역에 머물러 있지 않음을 일반 대중에게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뉴스1의 ‘[플랫폼의 역습]③ 매달 숙박앱 통행세…광고비만 600만원·수수료 별도’ 기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 숙박앱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야**가 약 70%, 여기**가 약 25%로 양분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도 두 플랫폼의 성장은 멈추지 않았다. 야**의 2021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92% 증가했고, 여기** 역시 영업이익 전년 대비 34.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http://www.sukbakmagazine.com/news/photo/202208/53738_407463_959.jpg
 


숙박앱에 발이 묶인 이유

집 앞 떡볶이 가게에 떡볶이 1인분을 주문할 때도 배달앱을 이용하고 있다. 결제의 편의성, 접근성, 정보의 다양성 등 모든 것을 스마트폰 내 손안에서 구현해 주기 때문이다. 업주는 수수료에 힘겨워 하지만 이제 편리함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제는 업체에 전화하는 것 조차 불편할 정도다. 사람과 대화하고 내 생각을 전달하는 불편함을 앱은 스마트하게 해결해주고 있다. 심지어 음식이 도착해 어색하게 결제하는 시간까지 없애주었다. 숙박앱도 마찬가지다. 과거 중소형 호텔 객실도 제대로 모른 채 겉모습만으로 숙박업소를 판단했던 고객들이 이제는 어떤 객실 타입이 있는지,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지, 고객만족도가 높은 숙박업소가 어디인지 미리 판단하고 숙박업소를 선택하고 있다. 숙박앱은 프런트에서 대면하고 머무는 어색한 시간 또한 손쉬운 예약 시스템으로 줄여주었다. 여기에 할인쿠폰까지 앱에서 제공하니 고객은 숙박앱을 사용할 이유가 더욱 많아진 것이다. 현재의 많은 고객들은 숙박업소를 방문하는 루틴에 숙박앱이 포함되어 있다. 이제는 숙박업소 고객의 유입경로가 바뀌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해법은?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어떤 일이든 한 번에 해결하려고 하면 일을 그르친다. 오랜 기간 숙박앱에 적응한 고객을 한순간에 되돌려 놓기는 어려운 일이다.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숙박업소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겠다.

 
주고객층 니즈 파악 > 성공
수도권에 위치한 한 숙박업소에서 컨설팅 의뢰가 들어왔다. 해당 숙박업소를 방문하니 인근에 작은 아파트 몇 동만 눈에 보일 뿐 한적하고 조용한 곳이었다. 인테리어를 마친지 몇 개월 되지 않은 숙박업소였다. 숙박업소의 대표님께 숙박업소 경영에서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드렸다. 일반적인 대답이라면 높은 광고비나 수수료가 포함되어야 하는데 돌아온 답변은 그렇지 않았다. 숙박앱 광고비가 부담되지 않으시냐는 질문에 부담될 정도는 아니니 괜찮다며 웃어 넘기셨다.

대표님과 대화를 나눈 후 꼭대기 층부터 객실을 함께 둘러보았다. 객실은 여느 숙박업소와 큰 차이가 없어 보였고 단지 ‘깨끗하다’라는 느낌과 함께 ‘관리가 잘 된 숙박업소구나’라는 느낌만 들었다. 특이한 점이라면 전 객실에 스타일러가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객실을 모두 둘러본 후 스타일러에 대해 질문을 드리자 이 숙박업소는 인근에 공단이 많아서 출장을 온 비즈니스맨들이 많다고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비즈니스맨들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고민 끝에 스타일러를 떠올렸고 인테리어 하면서 전 객실에 스타일러를 비치하셨다고 하셨다. 그 이후 비즈니스맨들의 발길은 더욱 이어져 이제는 평일에도 만실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씀을 하셨다. 내가 사무실에 머물렀던 짧은 시간 동안에도 예약문의 전화는 꾸준히 이어졌다.

숙박업소의 지리적 특성과 주고객층의 니즈를 잘 파악해 해당 숙박업소만의 단골고객을 확보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유선전화 예약이 대부분인 탓에 숙박앱 예약수수료도 부담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숙박업 평일 만실의 기적

숙박업주에게 숙박앱이 불편한 이유는 뭘까? 높은 광고비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광고 주도권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광고비가 부담되면 광고를 중단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광고 주도권을 빼앗긴 이상 광고 중단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 상황이 불편한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숙박업소만의 단골고객을 확보하고 광고 채널을 다양화해야 한다. 숙박앱은 고객과 숙박업소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위 사례처럼 숙박앱과 숙박업소가 상생의 길을 찾는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로 숙박업 평일 만실의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 믿는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http://www.sukbakmagazine.com/news/photo/202208/53738_407462_93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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