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진] 숙박업 불경기 극복을 위한 다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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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계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많은 숙박시설이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영업이익의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 고상진 대표는 한 호텔의 변화를 통해 숙박업 경영자들이 도전할 수 있는 아이템들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7월 초순 인터넷의 호텔 관련 뉴스를 보면 “불황에 몸살 난 호텔업계 홈쇼핑 판매”, “G마켓 옥션 국내호텔 특가 판매”, “라이브커머스로 호캉스 패키지 판매하는 롯데호텔” 등 동대문상가의호객행위를 방불케 하는 숙박업계의 마케팅들이 눈에 뜨였습니다.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COVID-19의 확산은 숙박업계의 여름휴가 시즌에 대한 우울한 전망을 깊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몇몇 방종한 무리들을 제외하고 대개의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의 일부로 여길 지경입니다. 한참 휴가 시즌 계획을 세우기에 부산할 7월 중순에 바다나 계곡 등의 국내관광지 이동조차 두세 번 고민하다 결국 체념하는 일이 부지기수이지요. 십년지대계의 숙박업 설계가 아니라 당장 내달과 내일을 고민해야 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얼마 전 필자는 제주 한림읍에 자리한 ‘베니키아 더 제주호텔’의 이영무 부사장의 생각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베니키아 더 제주호텔’은 한때 화려했던 제주의 숙박산업과 궤를 같이 했습니다. 그러다 제주시의 바오젠거리와 마찬가지로 주된 관광객이 꺼져버린 상권이 그 이름까지 변한 것처럼 이 호텔 역시 같은 방식으로 변모를 시도했습니다. 단지 상호를 바꾸는 데서 그친 것이 아닙니다. 과다한 비용구조를 발생시키는 컨벤션이나 외식공간을 포기하고 합리적인 객실 요금을 책정해 새로 대두되는 가족여행객을 위한 형태로 운영방식까지 변화시켰습니다. 그 변화에는 공간의 폐쇄와 고용인의 구조조정까지가 포함되겠지요. 그러나 그 폐쇄공간은 유휴공간으로 남아 방치됩니다. 그 공간을 어떻게 생산적인 공간으로 바꿀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호텔 전체를 경영하는 부사장 입장에서는 당연한 수순입니다. 일반적으로 유휴공간의 활용을 고민할 때 적절한 임차인을 찾는 고민이 먼저 떠오릅니다. 호텔이 위치한 지역적인 상권구조에 대한 고찰 없이 공인중개사를 통하거나 지인을 통해 적당한 임차인을 물색합니다. 그에 더해 부족한 호텔 투숙객을 위한 고객서비스의 접점에서 입점할 아이템을 고민합니다. 그러나 흔히 특수상권이라는 표현에 혹해 입점한 레스토랑이나 판매시설은 결코 길다고 할 수 없는 시간 안에 폐점을 준비하는 경우가 허다할 뿐이지요. 그러다 보니 그 공간은 오래지 않아 그저 방치되거나 창고 혹은 작업장으로 활용될 뿐이며 공간과 비용의 낭비로 끝이 납니다. 이영무 부사장은 상권구조까지 염두에 두지는 않았지만, 호텔고객만의 용도를 넘어 공간에 대한 적합한 이용과 트랜드에 대한고민으로 유휴공간을 활용할 새로운 방안을 구상했습니다. “공유주방”이라는 공간의 구성으로 말입니다. 기존에 폐쇄되거나 제한적으로 이용하던 식당 주방 공간을 추가 투자 없이 활용하고, 무엇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촉발한 언텍트(No-Contact) 경제로 인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배달음식을 위한 조리공간으로의 이용에 초점을 맞춘 것이지요. 실제로 과거 배달음식은 치킨, 족발, 중국음식 등의 제한적인 외식 보완재에 불과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예 외식시장 일부를 대체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그러한 시장을 보다 효과적으로 성장시킬 새로운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합니다. 불결함과 재활용이라는 소비자 인식과 함께 하드웨어인 주방시설과 집기가 외식시장의 패스트 패션화에 따른 유행에 뒤처지기 때문입니다. 또 투자비 회수에 대한 불안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겠지요. 그에 착안해 호텔이 주는 신뢰감에 더해, 기존에 구축되어 있었지만 적당한 사용처를 잃어버린 호텔의 주방시설이라는 유휴공간을 여럿이 공유하여 사용하게 하는 공유경제를 착안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만, 이영무 부사장이 극복할 수 없었던 것은 ‘베니키아더 제주호텔’의 상권구조였습니다. 아쉽게도 뛰어난 발상만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대개의 지방 관광호텔이 입점한 상권구조는 배달이라는 상권에 꽤 적합하다는 사실입니다. 또 이미 시장으로써의 기능을 상실한 레스토랑이나 일식, 중식을 서비스하던 공간의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 공유주방은 너무도 훌륭한 공간의 활용이 될 테고요. 호텔의 유휴공간이었던 기존의 주방은 배달을 위한 조리시설, 배후상권, 라이더를 위한 적정한 주차공간까지 삼박자 모두를 갖추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오지 않을 고객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비용절감과 수익창출에 대한 선도적인 기획을 추진했던 혁신자 이영무 부사장의 발상을 한 번쯤 눈여겨봐야 하겠습니다. 방치되었던 호텔의 유휴공간에 대한 재활용의 고민이 그동안 획일화되었던 호텔 시장이 공유경제라는 미래시장을 향한 도약으로 이어지고, 새로운 경제개념의 플랫폼으로 재성장하는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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