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원] 반텔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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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 각계에서는 하이브리드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전기와 가솔린 연료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을, 자영업종의 경우 상반된 두개 업종을 하나로 합쳐 운영하는 것을 하이브리드 콘셉트라고 표현한다. 숙박업도 최근 이와 유사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길원 대표가 이번 칼럼을 통해 이 같은 유행 트렌드를 점검해 봤다 . <편집자 주> 반값이란 말은 많이 들었을 것이다. ‘반반’이란 키워드가 많이 등장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은 아닐까? 그런데 생존 콘셉트가 되고 있다. 콜라보레이션과는 다르다. 콜라보레이션이 상생, 협업의 생존전략이라면 반반은 이렇게도 저렇게도 선뜻 결정 할 수 없어서 하는 마지막 생존전략이다. 대한민국 숙박업의 새로운 장르를 연출한다. 1. 그레이드의 선을 넘나들다?
2007년 이후 서울 강남을 시작으로 객실공간에 호텔보다 더 고급스런 시설과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부띠크호텔이란 새로운 숙박개념의 놀고, 즐기고, 잠자는 공간연출로 모텔이란 상품의 이미지 변신에 한 획을 그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서울, 경기도 및 전국의 각 지역,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드는 제주도에서 중저가 비즈니스호텔, 특급호텔의 신축이 공급되기 시작하였고, 그런 무작위적인 신축 공급은 오히려 과잉공급으로 숙박업의 무한경쟁을 유발하고, 대한민국 관광산업의 침체와 맞물려 대한민국 숙박업 발전의 독이 되고 있다. 숙박업의 장르별 그레이드를 넘나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공간연출을 생존전략의 모토로 삼게하고 있다. 실제로 모텔과 호텔,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의 모듬, 아니 장르의 혼합, 정체성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고객의 니즈에 의한 변신이 아니라 생존전략의 한 방법으로 숙박업의 새로운 장르가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2. 모텔과 호텔사이?
모텔과 호텔 사이에 부띠크호텔이 있다. 부띠크호텔과 특급호텔 사이에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이 있다.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은 객실 수 50실 이상, 외래관광객을 주타켓으로 관광숙박업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특급관광호텔의 서비스와 매뉴얼을 어설프게라도 갖추고 숙박요금도 중저가 요금으로 외래관광객을 주로 유치하며 경쟁력 있는 대한민국관광산업의 기초시설로서의 역할을 확실하게 담당하는 숙박업 장르로 자리매김하는 듯했다. 정책적으로도 용적율의 서비스제공, 세금혜택, 대출지원 확대의 지원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정책적인 지원도 외래관광객의 감소와 정치, 경제적인 불안과 장기침체는 이겨낼 수 없었다.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3. 가성비의 소비?
아이돌, 영화, 소설,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문화 장르 팬덤계 전반에서 사용되는 단어로 모든 요소를 주제로 상품, 용품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를 굿즈(goods)라고 한다. 반면 특별하면서도 얼마든지 만들어내는 상품이 있다. 이런 상품들은 공산품일 가능성이 크다. 희소성이 적다. 특별하지만 특별하지 않다. 기능과 가격이 경쟁력이다. 소비자들은 별다를 것이 없는 상품에 대하여 가성비의 소비를 한다.
모텔이란 숙박업의 객실 공간 이용요금이 가성비의 소비에 맥을 못추고 있다. 시설은 고급화 경쟁에 뛰어 들었는데, 요금은 예전의 이용요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용요금, 이용시간, 무료제공서비스는 낮아지고, 늘어나고, 많아졌다. 투자대비 수익률이 높은 풀빌라펜션의 경쟁력이 가성비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숙박, 소통체험숙박서비스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각별한 관심과 구매욕구를 달군다. 평범한 상품으로 경쟁하기보다 임팩트한 부자마케팅, 어떤 특별한 객실상품의 개발로 희소성의 가치를 제공하여 굿즈의 매니아를 가성비의 소비자로 이끌어 내기 위한 고민과 실행이 내 숙박업소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4. 모텔과 호텔, 펜션, 게스트하우스의 콜라보레이션?
협업, 브랜드와 브랜드의 협업으로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발휘하는 콜라보레이션. 모텔과 게스트하우스, 모텔과 맛사지샵, 모텔과 24시간 편의점, 모텔과 캠핑카, 모텔과 커피숀 등이 콜라보레이션으로 협업의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충남 서천 홍원항 인근에 서천펜션텔은 아주 두터운 황토로 객실을 꾸몄다. 여름에도 겨울에도 사계절 황토방의 객실에서의 하루 숙박은 활기 넘치는 아침을 선사한다. 객실에서 서천앞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황토방의 효과는 숙박한 고객들의 입소문으로 고객이 찾아오고 있다. 그러나 이 펜션텔도 예전에 모텔 영업을 전략영업으로 할 때는 황토방의 객실을 꾸민 것이 사족의 투자가 되었었다. 모텔에서 펜션텔로, 일반객실에서 황토방 객실,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황토방 객실체험이 입소문나면서 최근 차가워지는 날씨에 더 많은 고객이 서천 펜션텔, 서천 황토방 펜션텔를 찾고 있다고 한다. 서천 앞바다의 시원한 조망권을 가진 옥상을 활용한 루프탑의 개발도 고객이 이 숙박업소를 찾는 또 하나의 이유다. 5. 반텔을 아십니까?
모텔과 호텔이 시설경쟁, 서비스경쟁, 부대시설경쟁, 요금경쟁에 불이 붙었다. 이미 모텔, 호텔 둘 다 커다란 상처를 입고 있다. 외래관광객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대한민국 관광산업의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모텔은 호텔시설을 극복하지 못하고 숙박이용요금을 더 낮추며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에 맞서고 있다.
호텔의 단점과 모텔의 단점을 보완하는 시설과 영업전략, 호텔의 장점과 모텔의 장점을 더 내세우는 시설과 영업전략으로의 협업을 발휘하려 노력하고 있다. 모텔의 시간대여 영업과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의 부대시설이용의 효율성 극대화, 단순하게 규모만 큰 것으로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단점이 많은 호텔로써 숙박만을 위한 영업방식으로는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의 자랑거리가 되지 못함을 깨달은 중저가 비즈니스호텔들이 각자도생을 위하여 시설변화와 요금경쟁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모텔이면서 호텔이 아니라, 모텔도 아닌 것이 호텔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특급호텔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특급호텔과 같은 특별한 객실상품 개발과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의 부대시설, 모텔의 무료제공서비스의 단점을 보완한 절제된 유료서비스제공으로 모텔요금보다 큰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의 요금을 책정하고 일부 시설은 부띠크호텔의 장점인 놀고, 먹고, 즐길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객실상품으로 연출하여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의 규모만 큰 이미지를 탈피하며 가성비 소비자의 관심과 구매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새로운 숙박업 패러다임의 시도다. 소비자의 니즈에 의해 만들어지는 상품이 아니라 공급자가 소비자의 니즈를 앞서가며 가성비의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해 개발하는 숙박장르의 탄생이다. 우리는 그런 아리까리한 숙박업소, 숙박시설을 반텔이라고 부른다. 반텔?
새로운 숙박업시설 장르의 탄생일까? 영업방식의 시작일까? 아마도 점차 새로운 영업방식, 시설, 서비스를 만들어가며 풀빌라펜션처럼 새로운 숙박업 장르로 호텔도 아닌 것이, 모텔도 아닌 것이, 펜션도 아닌 것이, 게스트하우스도 아닌 것이. 그런 숙박업소를 우리는 반텔이라고 부르려고 한다. 반텔은 영업하면서, 운영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며 가성비 소비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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