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세대를 살아왔다고 하지만 동시대의 문화를 대표하는 세대의 호칭은 남의 이야기처럼 들릴 때가 많습니다. 90년 초반 ‘신세대: 네 멋대로 해라’라는 책에서 처음 신세대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처럼 말입니다. 그 책이 발행 된 지도 어언 삼십년이 훌쩍 넘었지만, 그 신세대를 살아온 우리가 과연 그 신세대였던 적이 있었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습니다. 다만 그 신세대가 이제는 구세대가 되어 버렸다는 것만 진실로 받아들여질 뿐이지요.
좁은 골방 같은 내실에 앉아 우물 안의 개구리마냥 보이는 것만 보고 들리는 것만 듣다보면 변화의 시류에 떠밀리고 있음에도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게 마련입니다.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숙박업의 경향을 믿고 싶어 변해가는 세태를 접하면서도 그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눈 돌려왔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서비스에만 한정해서 생각해보자면 과거 농촌의 일손을 나누는 두레나 품앗이와 다를 바 없으며, 숙박업소로 보자면 콘도미니엄과 하등 다를 바 없습니다. 다만 공유에 대한 신뢰를 보증하거나 개인과 개인 간의 거래를 위한 중개업체인 인터넷 플랫폼의 확산 정도의 차이만 있겠지요.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소매나 유통의 개념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현실을 도외시한 체, 어차피 기존의 숙박 개념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을 굳이 몇몇 업체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공유민박업을 도입하는 것 정도로 치부할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주로 전화라는 통신수단을 이용한 예약이 스마트폰의 앱을 이용한 예약 형태로 이토록 짧은 시간에 진화하리라고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다양한 숙박업 홍보업체가 모텔을 거점으로 인터넷에 광고하라고 열심히 영업을 하는 동안에도 그저 그러려니 하고 새로운 동향을 외면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은 변하고 있지만 변화에 적응하려는 마음과 노력이 그 기류와 속도에 편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같은 세대를 살고 있지만 그 세대를 표현하는 기호의 세대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상위군으로의 변경은 허가사항이고 하위군으로의 변경은 신청사항이기에 숙박시설이 포함되는 영업시설군은 요양병원의 용도인 하위의 ‘교육 및 복지시설군’이나 원룸의 용도인 ‘주거업무시설군’으로의 변경 시, 단순 신고 사항이라 용도를 바꾸는 것은 어렵지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변화의 주목적은 생존이 가장 우선시 될 수밖에 없습니다. 몰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변화를 꾀해야만 했으니까요.
숙박업을 포함한 대다수의 소매나 유통의 매장들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변화의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 경기가 안 좋거나 과다한 경쟁업소만의 표면적인 문제만은 아닙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유통시장과 소유가 아닌 사용을 위한 공유경제의 전 방위적인 확산, 그리고 1인 소비생활의 보편화 등 경제의 형태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 주목해야 합니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관점으로 시장을 바라볼 수 없습니다.
숙박업이 잠을 자고 머무르는 장소를 일정한 대가를 받고 대여하는 곳이란 가장 근본적인 개념까지 한번쯤 달리 생각해 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잠을 자고 머무르는 대상이 누구인지, 얼마나 오래인지, 그것 외에 다른 것을 추가하여 수익을 극대화 할 수는 없을지 고심해야 할 때입니다. 아니면 숙박업소가 아닌 다른 무언가로의 변화까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비록 그것이 당장은 존속에 불과할 선택일지라도 존속하지 않고는 미래를 꿈꿀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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