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誘惑)은 국어사전에서 ‘꾀어서 정신을 혼미하게 하거나 좋지 아니한 길로 이끎’, ‘성(性)적인 목적을 갖고 이성(異性)을 꾐’으로 표현되고 있다. 영어로는 temptation(유혹)이다. 그러나 ‘유혹’이라는 단어가 선의(善意)적인 감성으로 이어지면 ‘낭만’이라는 감성터치의 이슈로 발전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기도 한다. 낭만이라는 감성터치로 영업전략, 마케팅홍보를 통해 사람들이 모여들며, ‘유혹’이 매출향상의 마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있다.
분당에 거주하는 O씨는 올해 초 대전의 W모텔을 35억원에 매입했다. 지방에 너른 땅을 가지고 있었으나 개발할 능력이 안 되어 조금 싸게 팔고, 요즘 모텔숙박부동산이 매출이 떨어지면서 매매거래가액도 많이 낮아져, 숙박업 운영 경험은 없지만 매일매일 현금이 들어온다는 단순 계산으로 모텔부동산을 매입했다.
그러나 매입을 하고 보니 운영하는 것이 난감했다. 이미 O씨는 하던 일이 있었고, 대전 소재에 매입한 W모텔이 노후시설로 시설변화를 주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거기다 주변에 숙박업소가 많이 포진하고 있어 가격경쟁이 치열하였다. 매입 시에는 현재의 매출과 수익률만 따져보면 된다고 생각했다. 막상 매입하고 보니 내 본업을 내 팽개치고 모텔숙박업에 매진할 수가 없는 처지였다는 것을 간과했다. 시설까지 노후하여 점점 주변 모텔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약간의 자금투자로 시설을 변화시키기로 하여 약 2억여원의 자금을 투자하기로 했다.
우선 외관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외관에 1억여원을 할애했다. 그리고 객실 45실의 객실 내부에 1억여원을 배당했다. 가전은 전 주인이 교체를 하여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서 그나마 안심이 되었다. 침구류와 비품, 객실 내부 벽지, 조명을 스타일링했다. 그리고 직영할 수 없어 월매출 5,500여만원을 달성하는 것을 확인하고 보증금 5억원, 월세 1,800만원에 임대를 주었다. 리모델링 공사 후 2개월여를 운영하고 매출을 확인한 후 임대를 놓았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직영할 때와는 다르게 임차인이 운영하면서는 하루가 멀다고 객실에서 욕실누수, 전기조명시설 고장 등 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임대를 놓지 않았을 텐데. 후회해봐야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임차인과 시설노후화로 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다툴 일이 아니었다. 이런 시간이 더 길어지면 내 모텔의 시설은 더욱 노후화가 가중되고, 매출은 하락하고, 매매거래가치도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었다. 눈에 보이는 노후화된 시설에만 스타일링 투자를 하고 설비에는 전혀 손대지 않았던 것이 근본적인 하자발생의 원인이었다.
또 다른 스타일링 투자의 실패요인은 주변의 모텔들과 시설 아이템 차이가 별로 없는 단순한 시설변화만을 모색했다.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의 시설변화였다. 주변 모텔들에 비하여 특별한 경쟁력을 갖춘 것은 없었다. 새것이라는 것을 빼고는.
당연히 가격경쟁만이 객실을 채울 수 있는 유일한 경쟁력이었다. 그러나 가격경쟁까지는 견딜 수 있다. 객실을 채우면서 누수와 전기조명 등의 설비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좋은 조건에 임대를 놓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좋은 조건의 임대차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는데 설비투자를 하지 않았던 관계로 임대는 쉽게 놓을 수 있었지만, 매매거래는 쉽지가 않은 상황이 되었을 뿐 아니라 임차인이 모텔을 운영하면서 설비의 하자로 영업에 전념할 수 없게 되는 불편한 상황이 만들어 진 것이다.
어떤 지역에서는 스타일링 투자가 이기는 투자가 될 수 있지만, 어떤 지역에서는 설비공사를 튼실하게 하는 것이 이기는 투자가 될 수 있다. 내 모텔의 특성, 지역 특성, 희소성을 살피며 투자결정을 해야 한다. 최근의 모텔부동산 투자 트렌드 중 하나가 숙박업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투자다. 주거 및 상업용부동산용도로의 용도전환이 용이한 모텔부동산투자다. 모텔숙박업부동산을 주거용부동산으로 용도전환 하는 개발 시,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적용에서도 해당 모텔에 임차인이 많지 않아 일반상업용부동산에 비하여 임차인과의 협의가 용이하여 기간의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유리하다. 모텔부동산의 투자거래가 적극적일 수 있는 추가 투자선택요인이다.
시설변화로 매출향상 방안이 뚜렷하다면 모텔부동산의 부동산용도의 다양성에 대한 가치를 믿고 과감하게 투자를 시도해보는 것도 적극 고려해볼 만하다. 대규모투자가 부담스럽다면 우선 기본설비투자를 하고 약간의 스타일링 투자로 매출의 추이를 보아가며, 추가로 설치품을 활용하여 로비와 복도, 객실 등의 시설을 변화시키는 스텝바이스텝(Step by Step)의 투자를 염두에 두는 것이 경기침체기를 극복하는 투자방법이 될 것이다.
매매를 위한 투자에서도 최선의 방법이 이미 설비에 자신감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외관의 투자보다 내부의 욕실, 보일러, 전기, 조명 등의 설비투자에 더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이 경기침체기를 극복하고 이겨내 매매를 성사시킬 수 있는 올바른 리모델링 투자방법이 될 수 있다.
물과 전기에 관한 설비투자를 소홀히 하는 겉치레의 변화만으로 겉보기가 좋아 매출을 올리고 있는 모텔이라도 매매거래에서는 쉽게 성사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매매거래가액이 많이 조정되어야 거래가 성사되곤 한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이미 리모델링 공사를 했다면 고객을 유혹할 수 있는 홍보가 필요하다. 장기적인 숙박업의 불황기에도 몇몇 모텔숙박업소들은 호황, 활황을 유지하고 있다. 불황기에는 1등만이 살아 남는다. 그렇다고, 꼭! 1등만이 거래되는 것은 아니다. 매출이 올라가고,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은 차별화된 해당 모텔만의 특별한 자랑거리가 있어서 주변에 다른 모텔들을 제치고 해당 모텔로 발걸음을 옮기게 하는 뭔가의 매력으로 고객을 유혹하고, 어쩌다 한 번 방문한 고객은 자신의 즐거운 추억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면서 해당 모텔의 또 다른 유혹으로 이어진다.
무조건적인 시설변화, 변신만이 최상의 선택은 아니다. 대규모 자금을 쏟아 붓는다고 성공투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당신은 지금, 당신의 모텔을 살리기 위해 누구를 만나고 있나요? 당신의 상상력과 현실성 사이에서 경쟁력 있는 자랑거리를 개발하여 상업성이 있는 유혹을 꿈꾸고 있나요? 평범하게 버려지고, 지나쳐버린 내 모텔 안에 공간의 착시, 체험공간을 연출해봅시다. 당신의 상상력의 발휘가 당신 모텔 속에 남과 다른 자랑거리를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