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에 처음 게스트하우스 창업과 관련한 일을 시작했을 때, 태반의 사람들이 제주를 얘기하곤 했습니다. 간혹 통영이나 여수, 강릉을 거론하시는 분도 있었지요. 그러나 당시 주택에서 할 수 있는 부업으로 작은 창업을 권하던 필자의 입장에서는 외국인이 많이 오지 않는 지역에서의 창업은 권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행정구역이 읍, 면, 리인 지역에서는 농어촌민박업으로 창업을 할 수 있었지만 수익적인 측면에서 한계가 있기에 만류했습니다.
그럼에도 제주살이의 꿈을 가진 많은 분들의 꿈까지 꺾지는 못했습니다. 최근에 제가 그 제주살이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한적한 시골, 아니 이국까지는 아니더라도 삶에 지치고 생활에 치이다보니 이국과도 같은 제주라는 곳에서, 삶을 도피와 현실의 경계 사이에서 새로이 시작해보고자 하는 기대를 갖게 된 게지요.
그동안 만나본 많은 펜션의 창업자들이 그랬고 게스트하우스, 심지어는 호텔 운영자들까지도 그런 꿈을 간직하고 있는 것을 종종 봐왔습니다. 허나 한발을 디디면 현실이 될 수도 있지만 그 한발의 걸음을 내딛는 것이 꿈인 듯 아스라한 길로 보이기도 합니다.
a. 처음 봉착하는 문제야 누구에게나 예산이 아닐까 싶습니다. 창업 시 예산은 얼마의 수익을 원하는지와 결부되는 것이지 창업의 꿈을 포기할 만큼 크게 인식할 문제는 아닙니다. 숙박업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닙니다. 실제 숙박업 창업은 매입, 임대, 입금제 등의 방식이 있습니다. 예산이 부족하다면 입금제 방식을 찾아 볼 수도 있습니다. 입금제는 건물의 매매에 방해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거나 임대조차 쉽지 않은 매물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꿈이 아닐 바에는 현실적으로 시작해 보는것도 하나의 방편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저렴한 임대 물건이라는 대안도 있습니다.
b. 입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꿈은 마음을 채워주겠지만, 배를 채워주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창업의 첫 번째이자 제일 중요한 입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늘 하는 말이지만 개천에서 용이 나지는 않습니다. 죽은 상권, 고객이 오지 않을 자리에서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일반생활인의 시선에서 나라면 이런 곳에는 안 가겠다는 곳은 제외해야 합니다. 남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꿈을 꾸던 여행객인 자신이 본 곳이 정확했습니다. 그 눈을 제대로 뜨고 현실을 봐야합니다. 예산에 떠밀려 자꾸 양보해, 지나치게 소박해진 눈으로 바라보는 상권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대로 생각해버리는 휴리스틱(주먹구구 셈법)에 불과합니다. 입지는 부동산 중개인이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더욱이 예산이 만드는 것도 아닙니다. 입지는 발로 뛰어 확인한 정확한 분석이 만들어 주는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c. 건축이라고 크게 말하지만 리모델링 정도로 해도 무방하겠습니다. 예산에 맞추어 임대나 매입을 했다고 할 때 여러 가지 가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임대도 주택을 임차해서 민박업으로 운영할 수도 있고, 상가건물을 임차해 용도변경을 또는 기존의 게스트하우스 자리를 임차할 수도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규모가 많이 달라지겠지요. 매입은 경우의 수가 무궁무진합니다. 저라면 이미 만들어진 게스트하우스를 임차하거나 매입하여 재단장하는 수준을 생각하겠습니다. 남의 고민에 나의 창의를 더하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비용도 가장 절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d. 인허가의 절차는 허가가 필요한 일반숙박업과 관광숙박업이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통상 신고절차로 완료되는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외국인관광객만을 받을 수는 없기에 숙박업으로 허가를 취득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려면 좀 더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행정구역상 읍면리에서 농어촌민박업으로 하게 되면 큰 어려움 없이 내국인도 받을 수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인터넷판매를 위한 통신사업자 준비를 해야 합니다.
e. 그렇게 만들어진 게스트하우스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홍보, 운영의 단계로 현실을 위한 실질의 걸음을 한 발짝 내밀게 됩니다. 홍보라는 것은 수없이 많은 경쟁업소 중에서 고객이 우리를 선택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내가 꾸는 꿈을 그들도 꾸게 하는, 고객이 지불한 돈 이상의 가치를 누린다고 믿게 만드는 꾸밈의 과정입니다. 그 꾸밈의 포장을 풀고 나서도 실망하지 않게 하는 묘가 운영으로 종착됩니다.
이상으로 게스트하우스에 맞춘 창업의 과정을 주마간산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산에 둘러싸인 강원도에서 제주의 꿈을 꾸다 그 꿈을 버리기 위한 부러 고단한 고민을 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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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상 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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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게스트하우스 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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