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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진] 시계 제로의 경기 전망

관리자 |
등록
2020.04.09 |
조회
4210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국내 관광숙박업계가 큰 시름을 앓고 있다. 정부에서는 다양한 금융지원책과 고용안정을 위한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일시적인 보완책일 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숙박업 경영자는 위기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이번 칼럼은 위기의 상황에 직면한 숙박업 경영자들의 고민이 담겼다. <편집자 주>

2019년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촉발된 전염병이 세계 경제를 끝을 모를 무저갱의 지하로 내몰고 있습니다. 2020년 3월 10일 WHO는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는 현상인 팬데믹(pandemic)으로 격상하여 주의를 요하고 있으며, CNN 등 언론에서도 경쟁하듯이 위험에 대한 경고를 보도했습니다. 이에 앞서 3월 3일 미국의 연방준비이사회는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0.5% 금리 인하를 전격 단행했고, 뒤이어 3월 9일 국제유가는 30% 이상 급락을 하게 되고 연이어 각국의 증시까지 연쇄적으로 폭락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2008년 세계적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금융위기에 준하는 대형 위기 상황으로까지 판단할 수 있는 심각한 경제 위기가 현실입니다.


그러나 숙박업계만을 놓고 보았을 때는 대단히 심각할 뿐 어쩌면 관행이 되어 버린 위기일지도 모른다고 사고를 달리 해봐야 합니다. 2014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관광산업은 물론이고 숙박업 전반에 걸쳐 환란에 가까운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 상황이 숙박산업 전반의 위기를 넘어서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을 뿐, 국내 숙박업계 만으로 한정했을 때의 직면한 위기감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 조금은 무뎌졌을 뿐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 이 위기의 상황에서 무너지지 않고 버티기 위해서라도,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 전환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위기 속에서 대안을 엿보다
숙박업은 여타의 자영업과는 다른 몇 가지 특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다른 업종에 비해 임차보다 자가로 운영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입니다. 그러다보니 운영수익의 등락 정도는 가벼이 무시하면서 부동산의 시세 측면만 관측하는 자산수익의 관점에서 사업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여타의 리테일에 비해 심각할 만큼 정체되어 있습니다. 통상 인간이 영위하는 가장 기본인 의식주에서 분화된 사업 중에서 의(衣)와 식(食)의 뿌리와 줄기, 거기서 뻗어나간 가지를 주(住)와 비교해 보았을 때의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먹고 입고 자는 것이 거기서 거기임에도불구하고 의(衣)와 식(食)은 너무도 다른 생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본연의 주(住)가 분화되어 가는 속도에 비해서도 숙박업은 절대적으로 정체되어 있다고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소위 말하는 쌍팔년도의 모텔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않고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그 큰 덩치의 부동산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앉아 있으니 위기에 대한 대응에 굼뜰 수밖에 없습니다. 특별할 것도 없이 자주 경험해볼 수 있는 하나가 주인이 바뀌는 숙박업소보다는 망해서 멈추어 버린 숙박업소입니다. 투자에서 말하는 손절 타이밍조차 찾지 못하고 한순간 무너져 버립니다.


무거워서라기보다는 타성에 젖은 숙박업계의 관행이 만든 정황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변해야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면 살아남아야 한다고 바꿔서 생각하면 됩니다. 보통 무거우면 나눠야 합니다. 투자의 기본 중 하나인 분산투자일 수도 있고 위기에 대한 대응으로서의 매뉴얼일 수도 있습니다. 한때 수익률이 저조한 숙박업소가 원룸이나 고시텔로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매출은 상대적으로 낮을지언정 관리비용의 절감과 안정적인 가동률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판단에서였습니다. 또 상권이 허락한다면 아예 부수고 그 자리에 오피스텔이나 상가 건물로의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변화입니다.

왜 4차산업혁명이니 공유경제니 하는 시대적 조류가 나와는 무관한 식자들의 전망이라고 치부하고 눈을 돌리고 마는지에 의문을 가져야 합니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할 수 없고 기존의 관행으로는 새로운 고객을 대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숙박업소를 단지 숙박업만을 영위하는 장소로 고집하는 것은 낭비이거나 보다 나은 수익에 대한 방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투자의 관점에서 매출 대비 비용으로 환산 해봐도 숙박업이 아닌 기숙사로 전환했을 때, 또는 소유가 아닌 경험으로의 가치를 주장하는 혁명적인 주(住)거의 관점인 쉐어하우스나 코리빙으로 운영했을 때 수익률이 더 높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무거울 때 나눈다라는 분산투자의 기법으로서 생활숙박업으로의 전환도 변화의 한 면일 수 있습니다. 위기에 낮게 엎드려 관망하는 것은 차선도 될 수 없습니다. 그저 자신의 한 몸뚱이가 짊어진 그 무거운 자산이 자신의 무덤이 될 수도 있습니다. 변화해야 합니다. 쪼개서 팔고 바꿔서라도 팔아야 합니다. 쪼개고 변화하는 것이 생존입니다. 살아남아야 미래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고 상 진 대표
공간이노베이션(주)
한국형 게스트하우스 및
비즈니스 호텔 가맹점 60여개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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