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진] 인사가 만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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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인가?
인건비는 숙박업 뿐 아니라 모든 업종에서 가장 큰 지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무인(無人) 시스템의 도입이 증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하고 어떤 인재를 만나느냐에 따라 사업의 흥망성쇠가 결정되기도 한다. 이번 칼럼을 통해서는 숙박업의 인력관리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최저시급 인상으로 의견이 분분했던 2019년도 벌써 사분의 일이 지났습니다. 최저시급 인상
때문에 30년을 데리고 일해 온 직원을 눈물을 머금고 정리했다는 코미디 같은 일화를 접했을
때 실소를 금치 못한 분들도 많았을 겁니다. 각각 천태만상인 기업의 형태는 모르는 척하고 인
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기업 회계비용의 전부인 것 마냥 곡해하는 언론의 저열한 형태를 대
표적으로 드러낸 사례였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기업은 다양한 산업 분류로 갈래를 치고 있습니다. 제조나 연구개발,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제각각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걸 뭉뚱그려 인건비 인상
이 한국 경제 위기의 원인이라고 하는 것은 억지일 수밖에 없습니다. 원자재 가격 인상이나 기
타 다양한 부분의 하방경직성의 현황은 제외하고 인력이라는 측면에서만 얘기하자면, 도리어
인건비 인상이 문제가 아니라 사농공상식의 ‘직업에는 귀천이 있다’는 의식과 희망이 없는 세
대의 불안감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인사가 만사이고 사람이 미래다’라
는 사농공사에서 ‘사’의 논리를 ‘공상’이 허황되게 상상하는 지금의 현실이 구직과 구인의 여백
을 한없이 멀어지게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직업에 귀천은 없겠으나, 직업에 맞는 사람
을 찾아야지, 내 앞의 일 년도 모르는데 젊은이들의 미래까지 책임질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
까. 이번 내용은 두 번에 걸쳐 나누어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영업의 인력 채용에 대하여
2018년 최저임금 기준으로 최저월급은 1,573,770원이었습니다. 10년 전인 2009년에는 최저시 급 4천원에 최저월급 836,000원이었고요. 눈물을 머금고 정리했다는 노동자가 30년을 한푼도 안 쓰고 저축만 했다고 한들 서울에 있는 아파트 한 채도 마련하지 못했을 겁니다. 2019년 최 저월급 기준으로 바꾼다 한들 1,745,150원입니다. 보건복지부에서 말하는 1인 가구 최저생계 비 1,707,008원과의 차액이 겨우 38,142원 발생하고 있을 뿐입니다. 50년을 3% 월 복리로 세 금우대까지 받았다 한들 만기지급액이 오천만원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해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겁니다. 배부르고 등 따시면 최고라고 말하는 건 개돼지로 살라고 강요하는 표현과 같 습니다. 급여가 작아서가 아닙니다. 미래를 꿈꿀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인사가 만사라는 기준에서 사람을 뽑으려 하니 찾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일을 할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기준에 맞는 사람이 없는 겁니다. 그 기준에 맞는 인사의 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 자 합니다. 징검다리를 찾는 사람에게 다리를 만들어 주는 건 낭비입니다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이야 많이 있겠으나 크게 자아실현, 성장가능성, 안정성 세 가지로 대표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5인 미만 자영업 수준의 기업에서는 그러한 이상이 실 현 될 수 없습니다. 10년을 일한다고 해서 대기업 수준으로 급여 인상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 렇다고 안정성도 담보되지 않습니다. 출근해서 일주일 이내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업무에 대해 연차가 쌓였다고 연공서열을 인정할 수도 없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사용자나 근로 자 모두가 인정하는 암묵적인 합의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작은 회사에 취업하는 많은경우는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잠시 처마 밑을 찾는 경우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좀 더 나은 회사로 이동하기 위한 징검다리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그런 상황의 취업예정자를 위해 백년지대계의 기업에나맞는 튼튼한 다리를 놓아줄 테니 건너오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아니 애초에 사장님 마음에만 있는 다리일 뿐입니다. 열 명의 창고지기가 한명의 도둑을 막지 못 합니다.
직원은 대접하는 만큼이거나 그 이하로 기대해야 합니다. 현재 자영업을 하시는 많은 분들은 기업에서 사무직의 관리자로 20~30년 근무하시다가 퇴직하신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렇게 배워온 시스템을 5인미만 사업장에 도입하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적용될 수는 없습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누가 봐도 10만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매장에서 5만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고 할 때 거기서 삥땅을 칠 철면피는 없습니다. 도리어 어쩌다 20~30만원으로 장사가 잘 될 때, 이동하다가 받은 만원을 호주머니에 넣어놓고 집에 와서야 알아채는 상황이 종종 있습니 다. 다음날 출근해서 누구도 찾지 않게 되고, 그러다보니 의도를 갖지 않았던 실수가 의식적인 횡령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업주 분들은 그럴듯한 말로 초과성과를 분배 한다거나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영업에서는 차라리 한쪽 눈을 감으시 고 3% 정도의 로스는 감수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두 눈 다 감으시는 바보가 된다 면 사업은 망합니다. 다음 호에서 또 이어나가겠습니다. 고 상 진 대표공간이노베이션(주)TEL: 02-3286-1212www.spaceinno.co.kr한국형 게스트하우스 및 비즈니스 호텔 가맹점 60여개 운영중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https://pixabay.com/) <출처 : 월간 숙박매거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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