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진] 숙박상품의 가치, 무엇이 결정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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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상품의 가치, 무엇이 결정짓나?
2016년을 마무리하며
참으로 긴 한해를 보냈습니다. 중공업분야에서 시작한 산업전반의 불황의 골은 깊어만 갔고 서
민경제는 바닥을 쳤습니다. 또한 2015년 메르스로 인해 초토화되었던 관광산업, 숙박산업이
조금은 회복 되는가 싶었으나, 사드(THAAD: 고공 전역 방어) 때문에 대중국과의 관계는 급랭
해졌고 여기에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연말의 정권퇴진운동까지 더해져 긴 겨울의 서막이 다
시 열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이 가운데 한해가 다시 시작됩니다. 올해는 2016년보다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공간이노베이션주식회사는 2016년을 강릉관광호텔 착공으로 시작해 강릉관광호텔의 오픈으
로 끝냈습니다. 24게스트하우스의 서울 신촌점, 잠실점, 부산 서면점, 자갈치점, 순천점, 속초점
등 많은 착공과 오픈이 있었지만, 2016년 한 해는 강릉의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강릉 시내에서 유일한 15층의 근린생활시설 빌딩을 관광호텔로 용도 변경하여 시설공사에 착
수하기까지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남의 땅을 점유하여 설치된 위법의 건축물을 해제
시키는 일부터 시작해 관광사업계획서 제출, 관광진흥개발기금 신청을 통한 예산 확보까지 쉽
지 않았습니다. 또한 건물의 부족한 담보가치를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으로 대체하는 업무 또한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반년 가까운 시간을 행정과 금융업무로 보내고, 남은 반년의
시간은 설비 및 인테리어 공사에 투자했습니다.
구조안전진단검사를 통해 설비의 계획안을 구성한 뒤 벽체를 세우고 소방 및 전기 등의 시설
공사 등의 기초 작업을 했습니다. 이 일에 비하면 마감재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중국 광동성
의 불산 등을 방문하여 수천장의 타일, 도기, 수전 등을 검토한 일은 낭만적이었습니다. 현장에
서 수백 번 설계도면을 변경해가며 조금이라도 편하고 안락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고객의 동
선을 끊임없이 고려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공사마감이 임박해오자 마케팅에 대한 고민을 시작
했습니다.
상품의 가치를 결정짓는 ‘마케팅’
상품이 갖고 있는 가치는 팔려야 그 진가가 발휘되는 법입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팔리지 않
는 상품은 상품으로서 가치가 없습니다. 수백억, 수천억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출시한 제품이
시장에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거나, 애초에 시장에 등장하지 못하고 그대로 사라져 버리는
것을 주변에서 쉽게 접하곤 합니다. 수십억, 수백억의 돈을 들여 참으로 근사하게 만든 호텔이
나 펜션 또한 흔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건축물이므로 시장에 등장은 합니다. 사
업은 수지타산이 맞아야 합니다.
즉, 투자한 것 이상은 벌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언제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 만한 상품입니다.
극단적인 예로, 경영난으로 인해 경매로 넘어가거나 투자비에 미치지도 못할 헐값에 팔려지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마케팅을 잘 해야 합니다. 주력 고객층을
타겟팅하고, 고객이 상품을 소비하는데 만족할 수 있는 가격을 구성하고, 타당한 매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홍보해야 합니다. 또한 이용 요금이 너무 저렴해서도, 비싸서도 안 됩니
다.
마케팅은 주먹구구식의 자기맹신이 아닙니다.
최소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주변의 모텔 상황은 물론 옆집에서 새로 설치한 배너까지 눈
여겨봐야 합니다.
제대로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4P_Product(상품), Price(가격), Place(유통), Promotion(촉진)전
략 수립과 4M_Merchandise(상품), Market(시장), Media(미디어), Message(메시지)분석이 필요
합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상품의 주 고객을 누구로 삼을 것인지, 비수기와 성수기로 나누
어 주말과 주중의 이용요금을 얼마로 책정할 것인지, 동일 상권의 어느 업소를 경쟁상대로 포
지셔닝할 것인지, 아고다, 부킹닷컴, 익스피디아 등의 예약사이트, 티몬 등의 소셜, 블로그, 홍
보앱 등 어떤 매체를 통해 홍보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이후 목표 매출액을 책정하고 그
목표 매출에 따른 고용 인력의 편성과 예상비용들을 추산해서 목표 수익을 설계해야 합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숙박상품을 팔수 있는지가 관건
강릉관광호텔에 대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강릉’이라는 전체 시장을 봐서는 안 됩니다. 강
릉은 인구수 21만의 소도시지만 연간 1,500만명의 관광객이 오는 대표적인 관광도시라는 부분
만 생각해서는 판단의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시장이든 고객이든 극도로 한정된 타원 속에
서 정확한 타겟을 설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경포대와 강릉시내는 확연히 다른 시장이라는 전제아래, 관광객이 오는 시기와
방문 목적을 명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또한 2018년 평창올림픽에만 취해 있어서는 더욱 답이 없습니다. 평창올림픽 이후와 2017년
인천공항과 강릉 간의 KTX 열차 개통이 바꿀 시장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숙박시설이라는
상품을 최적으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최소 향후 1년 단위로 세분화
한 중장기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필자는 지난 2016년 한해를 강릉관광호텔을 위해 행정·금융업무, 공사 진행, 마케팅에 전념했
습니다. 이처럼 필사적으로 숙박상품을 만들고 팔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한 결과, 평창올림픽을
전후하여 세달 동안 세계적인 음료 기업에 전 객실을 선판매하여 이미 공사비에 준하는 객실
판매 매출을 이루었습니다.
숙박상품의 가치는 눈으로 보여 지는 모양새나 형태가 결정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많은 공사비
를 들여 비싼 자제를 사용해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숙박상
품을 팔수 있는지가 가치를 결정합니다.
예약이 끊이지 않는 동시에 투자 대비 높은 가격에 팔리는 숙박상품이 좋은 상품입니다. 이러
한 숙박상품으로 변모시킬 수 있도록 성실히 노력하여 2017년을 풍성하게 보내시길 기원합니
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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