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진] 다른 생각을 공유한다는 생각으로 한번쯤 시선을 돌려보는 어떨까요?
|
다른 생각을 공유한다는 생각으로
한번쯤 시선을 돌려보는 어떨까요? 프랜차이즈 형태의 숙박시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각양각색의 이유로 숙박업 창업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성공적으로 창업하기위해 무엇을 분석하고 준비해야 할까? 이번 칼럼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함께 살펴보며 경쟁력 있는 숙박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자. <편집자 주>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다 필자가 1999년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취업하게 된 직장은 쌍둥이김밥이라는 상호의 김밥을 주 아이템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회사였습니다. 정식공채를 할 만큼의 규모가 있던 직장은 아니 었고, 알음알음 지인의 소개로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기업의 내용도 형태도 모르고 그저 그 회 사 사장의 친인척 소개로 일을 도와준다는 명분으로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지요. 그곳에서 처 음 맡게 된 업무는 당시 막 떠올랐던 PC방 창업 개설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처음 겪 는 일이여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저는 잘하든 못하든 항상 진정성 있게 일 처리를 하는 선배님의 모습을 보게 됐습니 다. 매장이 오픈하기까지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잠도 잘 못자면서 걱정만 해오다, 매장 오픈 첫 날 많은 손님들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나서야 안도하는 선배의 모습에서 다른 사람의 생계를 책임지는 일을 돕는다는 직업적 소명의식이 없는 사람은 이 업을 천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더불어 프랜차이즈라는 사업 형태가 제 천직인 것은 아닐까 하는 직업 의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90년대 말은 IMF로 인해 기업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던 시기라 사회적으로 프랜차이즈 형태 의 창업 붐이 일게 됐습니다. 이전의 창업형태는 오랜 시간 자신의 노력과 시간을 들여 본인의 땀과 노력으로 이루어야 하는 전수 창업이나 도제식 창업의 형태였습니다. 그러나 IMF는 한국 의 사회 구조를 일순간에 변화시켰습니다. 평생직장이라는 사회구조의 틀 안에서 안주하다 갑작스레 정글과도 같은 사회의 경쟁에 내몰 린 대기업 직장인들은 그러한 시간도 노력도 만들어 낼 기력이 없었습니다. 이들은 산 입에 거미줄을 칠 수도 있다는 공포심에 패스트푸드를 소비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창업이란 아이 템을 구매해야 했습니다. 소비가 공급을 유인하는 시장으로 급속히 재편하게 된 겁니다. 공장 에서 제품을 찍어내듯 창업까지도 이렇게 일률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남은 것은 차를 고르듯, 신발을 고르듯 선택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다 보니 맛도 평균, 인테리어도 평균, 서비스도 평균으로 이동하는 하방경직성을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가 프랜차이즈 사업이 성장한 개괄적인 내용이겠습니다.
창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의 고민 저희 부모님이 긴 시간 중구난방으로 뛰어드셨던 장사는 기복이 무척이나 심했습니다. 부모님 의 전 생애를 반추했을 때,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장사를 했었다면 그보다는 훨씬 나은 결과를 낳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에 제게 남겨주신 것은 적지 않은 빚이 었으니까요. 저는 오랫동안 장사를 하셨던 부모님의 고충을 익히 알고 있었고, 한 분야에서 오래도록 일한 나름 전문가라는 자부심 아래 창업을 지원하는 일에 상당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창업을 하려면 준비해야하는 것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일단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겠 고, 그 다음에는 사업에 맞는 계획을 짜야 할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현실적으로 타 당성은 있는 사업인지, 그리고 비용이 얼마나 들어가고, 얼마나 벌 수 있는지 수많은 문제를 고 심해야 합니다. 우선적으로 제일 중요한 창업자금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쌈짓돈만이 아닌 대출까 지 고려해야겠지요. 게다가 정해진 사업이든 소규모 장사든, 경쟁요인을 철저하게 분석해야 합 니다. 얼마나 오래도록 안정되게 할 수 있는 일인가에 대한 조사도 필요할 테고요. 분석 후 사 업 아이템이 정해졌다면 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시설에 대한 권리금까지야 어림짐작으로 이정 도면 적당하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리에 대한 권리금까지 내게 되면 정말 내가 속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더불어 공인중개사가 내 입장에서 일을 진행하는 건지, 건물주 입장을 대변하는 건지도 헷갈립니다. 이들은 상가임대차보호법을 말하면서 괜찮다, 괜 찮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절대 괜찮지 않은 것을 적당히 넘어 갈려고도 합니다. 개인적인 구매에 있어서는 정해진 가격이 없는 것들이 즐비합니다. 소비자가가 정해진 공산품 이든 전자제품이든 적당히 조사만하면 바가지는 안 쓰는 줄 알았지만, 사업장에 사용 될 물건 들은 전부 동대문시장에서 쇼핑하는 느낌입니다. 인테리어는 부르는 게 값입니다. 전문용어를 써가면서 설명을 하는데 바닥재니 마감재 따위 도통 모르겠습니다. 몇 군데 비교견적을 받아보고 제공한 견적서를 꼼꼼히 살펴보지만 볼수록 객관성도 없고, 양식도 중구난방입니다. 또한 설비니 기계장비니 가구와 비품들까지 무엇을 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쯤 되면 업체가 추천하는 제품으로만 구성하게 됩니다. 속았다는 사실은 매번 또 다른 업체 의 얘기를 듣고서야 깨닫게 됩니다. 이후 사업자등록, 보건증 발급, 소방서 방문 등의 단계까지 오면 끝이 보입니다. 마무리 단계로 종업원을 뽑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여기까지 오면서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가, 혹은 이후로 잘 해 나갈 수 있을까 고민이 안 들 수 없습니다.
좋은 숙박시설을 창업하기에 앞서 지금 저는 프랜차이즈라는 나쁘게 보자면 몰개성의 평범을 지향하는 상품을 팔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인장의 철학이 반영되어 외관이나 작은 액세서리 하나까지 신경 쓴 부티크호 텔이나 아주 소문난 펜션을 보게 될 때면 저조차도 가끔은 흔들리고는 합니다. 보편이 아니라 개성을 반영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살아남는 것이 성공한 것이지, 아름답고 수려한 인테리어를 만드는 것이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주변에서 최고로 좋은 숙박업소를 만드는 고민은 좋은 건축자제나 비싼 가구가 아닙 니다. 채산성을 높이는 운영이 좋은 숙박업소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이 듣고 많이 보면서 다른 분야의 전문가의 조언까지 참조해야 합니다. 세상은 참 빠르게도 바뀌어 갑니다. ‘내가 2~30년을 숙박업만 운영했는데 네까짓 게 알아야 뭘 알겠어’가 아니라, 다른 생각을 공유한다는 생각으로 한번쯤은 시선을 돌리는 일탈도 필요 합니다. 창업이나 새롭게 일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다르게 시도해보는 것은 본인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다른 생각, 다른 방식이 또 다른 대양으로 향하는 열린 수로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 다. 고 상 진 대표공간이노베이션(주)TEL: 02-3286-1212www.spaceinno.co.kr한국형 게스트하우스 및 비즈니스 호텔 가맹점 60여개 운영중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출처 : 월간 숙박매거진> |
이전글 | [이길원] 대한민국 최고상권인 서울 명동에서 숙박업을 포기한다고, 왜? |
---|---|
다음글 | [김천수] 2018년 최저임금 인상, 숙박업계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