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진] 이미지를 소비하는시대, 잘 소비되는 숙박업소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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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를 소비하는 시대,
잘 소비되는 숙박업소는 무엇인가?
오늘날 숙박시설은 모텔부터 관광호텔, 게스트하우스, 펜션, 이코노미호텔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처럼 다 양한 형태의 숙박시설의 이용가격은 무엇이 결정하는 것일까? 단순히 시설의 차이가 가격을 결정짓는 것일까? 이번 칼럼을 통해 숙박시설의 실질적인 이용요금을 결정짓는 최종의 판단기준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편집자 주>
숙박시설의 다양함과 마케팅의 힘 9월도 많은 행사와 함께 참 바쁘게도 지나갑니다. 필자가 근무하는 공간이노베이션㈜도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한 ‘호텔 페어(HOTEL FAIR)’와 ‘제20회 2016 부산 창업 박람회’에 참가하여 전 국적으로 게스트하우스와 이코노미호텔의 가맹점을 확장하느라 분주했습니다.
필자는 이러한 행사들을 통해 기존의 숙박업소나 근린생활시설들이 보다 나은 수익을 추구하 고자 요청하는 컨설팅에 부응하기 위해 방방곡곡을 돌아다닙니다. 이 때문에 일 년에 적어 도 100일 정도는 다양한 숙박시설에서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생활을 한지도 벌써 이십 여 년이 넘어가고 있으니, 참으로 다양한 숙박시설을 경험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겉모습에 현혹되어 숙소를 찾기도 했고, 거래처 직원 혹은 지인이 추천해준 곳에 별 다른 고민 없이 여장을 풀곤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말로 요즘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표현 대로 숙소는 복불복의 형태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끄러운 소음과 참으로 민망한 청결상태로 인해 잠자리를 설치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는 모텔 단위까지 확장된 예약사이트와 숙박업소 홍보앱 등의 도움으로 선 택의 실수가 차츰 줄어들었고 이전에 비해 훨씬 만족스러운 숙소를 찾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 서 숙박시설이 얼마나 다양화되었는지, 혹은 고객이 직접 인지하는 상품의 개념과 고객으로 하 여금 인지하도록 유도하는 마케팅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깨달았습니다.
소비되는 이미지가 그 가치를 결정한다 지방 지사에서 근무하는 본사 직원의 숙소는 당연히 본사의 24게스트하우스 남산직영점의 빈 객실을 먼저 선정합니다. 40여개의 객실을 가지고 있어 게스트하우스 중에서는 대형급에 속하 는 숙소인데도 불구하고, 종종 공실이 없는 상태가 발생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회사 주변 이나 업무 지원이 필요한 지역의 본사 가맹점과 주변의 저렴한 관광호텔을 비교하곤 합니다.
8월말에 있었던 사례를 하나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8월 24일, 25일 2박을 기준으로 잠실에 있는 모 관광호텔의 인터넷 부킹사이트의 최저가격은 11만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본사의 24게스트하우스 잠실점은 동일 날짜의 2박기준이 13만원이었습니다. 객실의 크기와 가 구나 가전 등의 시설과 어메니티까지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었습니다. 썩어도 준치라고 관광호텔은 관광호텔이었습니다.
소비자의 숙박시설에 대한 인지도는 별개로 하고, 숙박이라는 상품을 대하는 관점에서 가격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소비자도 합리적 측면에서 호텔과 게스트하우스의 시설수준의 차이를 알 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에 있어 하나의 상품이 소비되는 과정은 단순히 상품의 질이 좋고 나쁨으로만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여성용 백 하나의 원가가 얼마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상품에 투영한 가치에 따 라 가격은 달라집니다. 정확히는 가치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소비하는 시대에 우리 는 살고 있습니다. 그 이미지에 따라 상품의 본질적 가치가 전도되어 소비되는 것입니다. 그것 이 실질적인 가격을 결정하는 최종의 판단기준이 됩니다.
우리같이 숙박업에서 종사하는 업계의 관계자 입장에서는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의 여장 을 푸는 것이 상당히 불편합니다. 심지어는 왜 이 가격에도 객실이 팔릴까라고 생각할 때도 가 끔은 있습니다. 솔직히 직원의 입장에서는 본인이나 회사를 위한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관광호 텔의 숙박을 간절히 원했습니다. 다행히도 그날 본사 가맹점은 만실이어서 본인이 원하는 바람 대로 관광호텔에서 편안히 쉴 수 있었습니다.
같은 소고기라 할지라도 유통되는 단계와 조리되는 절차, 소비되는 장소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 별 달라집니다. 고기를 먹는다고 생각하는 그 행위 자체가 실질적으로는 현대사회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행위인 것입니다.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먹는 장소가 틀려지고 얻고자 하는 만족 감이 달라집니다. 숙박업소가 과거의 어느 시기처럼 그저 자는 행위로만 한정되는 장소라 면, 한 근에 얼마 하는 식의 정육점에서 유통되는 고기처럼 가격의 탄력성은 떨어졌을지도 모 르겠습니다. 그러나 고객의 니즈가 다양화된다는 것은 고객의 만족도가 다변화된다는 것을 뜻 합니다.
여기서 우리 숙박업계 종사자들은 ‘가격의 차이가 시설의 차이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정확히는 시설의 차이로 가격의 변별력을 찾으려는 것은 공급자 입장이고, 소 비자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가치의 차이를 통해 가격의 지불 단위를 판단하게 되는 것입니 다. 공급자 입장에서 3만원이라고 하찮게 볼 수도 있는 것을 소비자 입장에서는 웃돈을 들 여 6만원을 지불하면서도 구매하려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즉, 소비되는 이미지가 그 가치를 결 정합니다.
몇 억을 들여 숙박업소를 리모델링했다 해도 고객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건 헛된 투자가 되 는 것입니다. 반면에 투자비용의 반으로 고객을 불러들일 수 있고, 고객에게 만족감을 제공할 수 있다면 거기에서 숙박업의 미래를 볼 수 도 있습니다.
따라서 잘 만든 호텔이나 모텔이 아닌, 잘 소비되는 숙박업소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합니
다. 이는 단순히 객실을 파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이미지를 소비시키는 행위입니다. 더 이상 시
설 좋은 모텔이나 호텔을 만드는 것에만 열중해서는 안 됩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숙박업소가
게스트하우스이거나 비즈니스호텔, 이코노미호텔이, 펜션일 수도 있어야 합니다. 답은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팔리는 상품, 고객이 가는 숙박업소에 답이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투자 대비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고 상 진 대표
공간이노베이션(주)
TEL: 02-3286-1212
www.spaceinn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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