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진] 리모델링 예산 보다 ‘고객의 관점’을 먼저 생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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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예산 보다
다른 시각을 통한 새로운 생각
때, 과연 나라는 사람이 지면을 통해 숙박업에 대한 글을 쓸 만한 수준인가에 대해 고민했습니 다. 글이란 적어도 사실관계를 적시하고 가능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조금이라도 왜 곡된 사실을 전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신중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민은 점점 깊어져 처음 숙박업을 접해서 사업을 기획했을 때를 떠올렸습니다. 당시 관광숙박 업에 대한 학문적 연구물들을 살펴봤었는데, 소위 모텔로 대변되는 일반 숙박업이 생겨난 시점 부터 2010년까지 단 두 편의 석사논문이 전부였습니다. 이는 외면하고 쉬쉬하는 폐쇄적 시장 이란 말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점점 왜 곡 되어가는 것이 아닌지 생각했습니다.
더 나아가 특정인의 이익을 위해 시장이 분해되고 현상이 굴절되고 있는 가운데, 여기에 저의 글이 또 다른 시선으로 인해 왜곡되지 않을까 염려되었습니다. 논의의 시작은 상대의 말이 틀 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야 상대의 말을 듣고 그동안 내가 고집한 그 무엇이 잘못된 것 일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며 자신의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습니다. 이에 필자는 칼럼을 통해 ‘맞다’라는 주장을 펼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숙박업에 종사 하는 분들이 다른 시각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고객유입에 도움 안 되는 투자는 과감히 걷어내야
각을 통해 위기를 탈출하는 모습으로 보일지, 혹은 더 큰 위기에 봉착하는 모습으로 비춰질지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올해 초 40대 중반의 젊은 사장님으로 처음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 사장님은 일년 전 직장생활 을 통해 모은 돈과 대출받은 돈을 합쳐 허름한 모텔 하나를 매입하여, 나름 안정된 입지와 부부 의 노력을 바탕으로 직장생활보다 나은 수입을 올렸다고 하셨습니다. 보다 나은 수익을 내기 위해 리모델링 계획을 세웠는데 문제는 예산이 너무나 한정되어 있어 저에게 상담을 요청을 하신 겁니다. 더불어 사모님의 입장과 이제 막 태어난 어린 자녀를 생각해서 좀 더 모텔사업 보 다 건전한 방향의 사업을 추구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동안 사장님은 고객층을 보다 다양하 게 확보하기 위해 한 층을 할애하여 싱크대도 설치하고 모텔의 주차공간을 활용해 바비큐장도 만들어 펜션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보기도 하셨습니다.
이어서 다른 유형의 숙박사업에 대한 꿈이 나름 뚜렷한데, 어렵게 끌어 모은 1억 남짓의 리모 델링 자금이 유일한 장애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예산이 장애가 된다고 생각하 지 않았습니다. 예산에 절대적 기준치는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장님께 시선을 돌려 ‘숙박업소를 무엇으로 만들까’ 보다는 ‘어떤 고객에게 만족감을 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시기를 권해드렸습니다. 또한 해당 예산은 설비를 건드릴 것이 아니라면 리모델링이 불가능한 금액은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모텔 사장님과 필자가 일하고 있는 본사는 같은 봉우리를 보고 있었지만, 그 봉우리에 올라가는 길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랐 습니다. 그렇게 첫 번째 인연은 다음을 기약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필자가 지난 9월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호텔페어에 참가 중일 때 다시 그 사장 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여전히 예산은 한정되어 있지만 과거에 나누었던 내용을 바탕으 로 리모델링 진행이 가능한지 물으셨습니다. 또한 주변의 많은 모텔들이 게스트하우스나 비즈 니스호텔로 변모하고 있어 자신도 더 늦기 전에 시도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추후 두 번째 미팅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셨습니다. 필요하다면 대출을 받아서라도 예산을 좀 더 확보할 생각이 있다며, 1금융권이 아니더라도 확실한 수익이 보장된다면 2금융 권까지 고려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사장님은 주변의 경쟁업소처럼 특정한 공간을 이용해 화려 한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고 일본여행에서 직접 경험했던 건식 사우나도 설치하고 싶어 하셨습 니다. 또한 다른 곳처럼 외관도 근사하게 꾸밀 계획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숙박업소를 이용하게 하고 싶은 고객 유형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 하신 것 같았습니다. 이럴 때 본사에서는 사장님과 함께 시골 읍내에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 을 오픈했다고 가정한 뒤 마을의 청년층의 머릿수를 함께 생각해봅니다. 더 나아가 노인들이 항상 김치만 먹겠냐며 상상의 고객을 만들고 고객의 기호까지 변화시킵니다. 주변에서 노인들 이 그런 음식을 얼마나 자주 먹겠느냐며 반대를 하면 요즘 트렌드를 모른다고 반박합니다. 또 한 레스토랑에서 몇키로 떨어진 아파트 단지에서 맛집 검색을 통해 찾아온다는 홍보회사의 말 도 귀담아 듣습니다. 그러나 대상고객을 객관화하지 않고 단순히 많은 돈을 투자하여 만든 점 포는 투자금과 상관없이 오래가지 않아 망할 것임을 명심해야합니다.
정말 근사하게 인테리어를 하고 가구와 가전을 바꾸기만 하면 20대 연인고객은 물론이고, 40 대 중장년층, 지역에 출장 온 비즈니스 고객, 관광지의 낭만을 찾아 온 여행객까지 전부 고객이 될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전부를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숙박업 특성상 물리적으로 시간적, 공 간적 제약이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생각해서 아무리 많은 손님이 온다고 해도 부족한 객실을 고객이 올 때마다 늘릴 수 없고, 주무시는 고객을 나가라고 한 후 대기하던 손님을 재울 수 없 습니다. 한정된 객실을 약속한 시간만큼 빌려줘야 합니다.
한정된 예산보다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우리 숙박업소에 오거나 혹은 왔으면 하는 고객 의 관점입니다. 여기서 고객을 유입하는데 도움이 안 되는 투자는 과감히 걷어내야 합니다. 가 족여행객을 대상으로 리모델링을 하면서 성인방송의 홍보나 러브체어 등을 구비해서는 안 된 다는 말입니다.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고객 유입효과를 기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본사에서는 시장분석에 기반 한 고객유형을 해당 사장님께 설명해드렸습니다. 또한 그 고객을 위해 집중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더불어 사장님의 꿈도 같이 설계했습니 다. 그 결과 지난 11월 5일 계약을 완료하여 지방도시의 낡고 노후했던 모텔을 이코노미호텔로 새롭게 변화시켰습니다. 앞으로 사장님의 꿈이 어떻게 더욱 커져나갈지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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