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비용으로 최대만족을 얻고자 하는
고객입장을 충분히 고려할 것
경제상황이 좋지 못해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재취업도 힘들다보니 청춘을 다 받쳐 일했던 회사에서 받은 퇴직금으로 창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단순히 이정도 투자하면 고객이 얼마만큼 오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버리고, 냉철하게 내가 투자한 돈이 얼마나 큰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한 분석과 고민을 해야한다. 업종을 불문하고 고객이 지속적으로 창출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한정된 고객을 나눠가져야 하는 숙박업소들은 고객의 입장에 서서, 왜 수많은 모델들 가운데 자신의 업소에 와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묻고 답하며 어려운 경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편집자 주>
팍팍한 경제 속에서 홀로 꽃피우는 창업열풍
올해의 한국 경제성장률은 메르스로 인해 위축되었던 지난해보다 못할 것이라고 합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2.7%로 하향 조정했고, 골드만삭스·JP모건· 시티은행 등 해외 투자은행 10여 곳도 한국 경제성률 전망치를 작년 말 2.8%에서 최근 2.5%까지 낮추고 있습니다. 굳이 지표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체감하는 서민물가를 통해서 얼마나 경제가 팍팍한지는 충분히 인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4월 28일에서 30일까지 부산의 벡스코에서 제19회 부산창업박람회가 개최되었습니다. 필자가 근무하는 공간이노베이션주식회사에서도‘ 이코노미호텔’ 가맹사업의 홍보차원에서 참가 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창업시장은 경제상황과 역행한다고 합니다. 단순하게 도식화하자면 경제가 하강곡선을 그리게 되면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발생하게 되고, 그 때 많은 기업의 중견간부들이 사회에 내던져지듯 나오게 됩니다. 경제상황이 녹록치 못하다 보니 재취업 시장은 더욱좁아지게 되어 창업시장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한동안 부산·경남의 호황을 이끌었던 조선업은 언론을 통해 자주 접할 수 있듯이 사태가 심각합니다. 거제에서만 내년 3월까지 약 3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전망에, 몇천명을 일시에 구조 조정한다는 식의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번 창업박람회는 성황리에 개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창업시장은 커피숍, 치킨, 분식, 피자 등의 외식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창업성공이 얼마나 힘든지 연간 몇 개의 자영업이 신규창업하고 폐업하는지 등의 자료를 분석해 설명하는 것보다, 창업 후 일이년 내에 10%도 살아남지 못하고 청춘의 한때를 정말 노예처럼 일해서 모은 퇴직금이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더 와 닿을것 같습니다.
고객이 자신의 업소에 왜 와야 하는가?
외식업이든 숙박업이든 고객은 지속적으로 창출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한정된 고객을 나눠먹기 하는 제로섬게임
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객이란 것은 물리적인 제한이 있는 한정된 자원이기에 냉정하게 말해 경쟁요인을 갖고 있는 주변업체들이 다같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이는 알면서도 외면하는 창업의 실패 요인 중 첫 번째가 아닐까 합니다. 가게를 오픈하고 나면 하루에 몇 명은 오겠지, 뭐 대충 이정도 매출은 나오겠지 하는 식의막연한 발상들 말입니다. 절대로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앞집이든 옆집이든 그 곳의 고객이 왜 자신의 가게에 와야 하는지 먼저 스스로를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고객이 생각을 바꿔 자신의 가게로 오게 할까에 대해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야합니다.
고객은 선택의 순간에 있어 경제적인 판단을 하게 마련입니다. 최소한의 재화로 최대한의 만족을 얻으려는 선택 말입니다. 고객은 맛이든 서비스든, 화려한 실내 인테리어든 동일한 화폐의 소비를 통해보다 나은 결과를 얻고자 하는 이기적인 판단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똑같은 돈을 내고 한 잔의 커피를 마신다고 할 때, 보다 나은 원두나 로스팅까지는모른다 할지라도 점원의 상냥한 미소, 편안한 좌석 혹은 SNS에 셀카라도 찍어 올리고 싶은 매장의 실내 분위기가 하나의 선택기준이 될 것입니다. 그 점을 냉정히 생각해야 창업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가령 우리 숙박업을 운영 중이신 사장님의 입장에서 부연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변에 수십여 개의 모텔이 군집
되어 있는 숙박촌을 떠올려보겠습니다. 다들 고만고만한 규모에 특별할 것 없는 시설들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타성에 젖어 왜 이렇게 장사가 예전만 못할까만을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과거에는 잘 곳이 부족해서 장사가 잘 됐을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갑자기 한국사회의 성의식이 조선시대 수준으로 회귀해서 불륜이니 연애니 하는 정조관념이 강화되어 더 이상 모텔을 이용하지 않게 되어 고객의 발길이 뚝하고 끊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대실 손님은 구경하기도 힘들어지고 숙박 손님도 오래된 단골 고객 정도나 과거에 비해 반도 안 되는 요금으로 찾아올 뿐이고, 대개는 달방으로 유지된 지 오래입니다.
2000년 중반쯤에 숙박업의 위기에 대한 재미있는 분석 중의 하나로, 대가족의 해체와 단독가구의 폭발적인 성장에서 비롯된다는 관점이 있었습니다. 당시 사회적으로도 수익형부동산의 방향전환에 기인해 주거용 오피스텔,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의 건설이 붐을 이루었습니다. 더 이상 잠을 자기 위해 모텔을 찾아야 할 이유가 없어진 것입니다. 연인들 중 적어도 한쪽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자기만의 집이 있다 보니, 굳이 숙박업소에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외식업의 성장이라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전통적인 가족형태의 해체로 인해 혼자 외로이 밥을 먹기보다는 밖에서 한 끼를 해결하고자 하는 문화적인 욕구나 경제적인 접근이 시장을 만들었습니다. 숙박업소도 그러한 대안의 돌파구가 있어야 했습니다. 고객을 집이 아닌 숙박업소로 오게 만들 이유 말입니다.
생활의 공간이 주는 단조로움이 아닌 일탈의 욕구나 해방의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이미지를 창출해야 했습니다. 이것도 아니라면 순수하게 숙박을 위한 고객을 찾아야 했는지도 모릅니다. 숙박업은 연인들만의 장소가 아닙니다. 연애를 목적으로 한 손님만이 아닌, 여행을 위해 출장을 위해 찾아오는 고객을 위한 장소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나 고객응대 혹은 객실 구성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사가 안 된다고 푸념하는 많은 숙박업소 사장님들은 이 지점에서조차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필자의 회사에 가장 많이 걸려오는 상담전화의 패턴만 보더라도알 수 있는 점입니다. 전화를 받자 말자 대뜸 하시는 말씀의 9할은 ‘인테리어 얼마에 해줘요’라는 질문입니다. 상권에 맞는 고객층은 누구인지, 그 고객을 위해 주변의 경쟁요인과는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마케팅을 시행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난 후, 고객이 원하는 인테리어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숙박업소에 있어서 청결, 안전, 조용함은 기본입니다. 기본을 충실히 구성하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고민해야 하는데 그저 돈을 들여 무엇이든 만들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잘 만드는 것도 아닌, 그저 싸게라도 뭔가를 새로 만들어 놓기만 하면 고객이 찾아올 거라 생각하는 건 어쩌면 너무도 고객을 무시하는 발상일 뿐입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겪는 실패의 길을 밟는 것입니다. 창업이란 그저 저녁 메뉴를 고르는 정도의 안일한 고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리뉴얼 또한 창업이 하는 고민 이상의 고민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닙니다. 한국사회는 애석하게도 패자부활전을 용인하지 않는 사회입니다. 한번 실패하면 다시 재기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그렇기에 장사가 안 될 때, 성공을 위해서 시도하는 인테리어는 단순히 돈을 들여 꾸미는 외형의 공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어야 합니다. 거기에는 주변 경쟁업소에 가는 고객의 걸음을 돌리게 만들기 위한, 기적을 만드는 정도의 노력이 있어야합니다. 고민 없이, 아니 그 고민이 몇 푼을 아끼기 위해 시도해보는 자잘한 상품구매 정도의 노력에 불과하다면 그런 기적은 영원히 일어나지 않습니다.
냉정하게 내가 투자한 돈이 얼마나 큰 수익으로 되돌아오겠는가에대한 수십 가지의 변수를 고려해야 합니다. 고객이 하는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만족을 얻는 경제논리를 고객보다 백만 배 더 고민한 끝에 판단하고 결정하셔야 마법 같은 기적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고 상 진 대표
공간이노베이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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