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진] 모텔, 나만의 품격을 키워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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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은 호텔보다 창의적이고 다양하게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호텔의 고급스러움까지 더한다면 유사이래 최대로 불황이라고 하는 숙박사업에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점차 기능과 실리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에 문턱 높은 호텔보다 편안함과 즐거움이 있는 모텔이 더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편집자주>
모텔(MOTEL)이란 용어는 1925년 건축가인 아서 헤이네만이 Moter(자동차)와 Hotel (숙박)을 합성하여 MOTEL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사용한 것이 최초라고 합니다.
자동차 여행자용 여관을 일컫는 모텔은 1908년 미국 애리조나 주 댈러스 시에 세워진 단출한 목조집이 효시라고도 합니다. 호텔과 달리 팁에 신경 쓸 필요가 없어 경제적이고, 출입이 호텔보다 부담없다는 점도 장점이 되었습니다. 또한 호텔에 비해 이용이 간편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모텔은 조금은 다릅니다. 일본의 러브호텔이 들어와 모텔의 본래 기능과 모습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이미 나름대로 유구한 역사가 되다 보니 세계 어디에도 없는 우리나라 고유의 모텔문화로 정착되어 있다고들 합니다. 요즘 트렌드라고 하는 부티크모텔이든, 동성의 친구들이 파티를 즐기는 이벤트모텔이든, 전통적인 러브호텔 등으로 세분화가 시도되고는 있습니다만 여전히 다양성의 부재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특급호텔이나 러브호텔로 양분되는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호텔보다 부담 없이 간편하게 갈 수 있는 관광모텔, 가족단위의 숙박이 가능한 숙박기능에 충실하게 디자인된 모텔, 오피스타운에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모텔 등, 지역별 특징이나 고객에게 맞는 모습으로 좀 더 다양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호텔은 이미 그런 변화의 바람을 타고 있습니다. 사이즈를 줄이는 대신에 심플한 외관과 인테리어로 비용을 절감하고, 각종 컨시어지 (Concierge)서비스로 기존 호텔과의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토요코인이나, 신라스테이, 이비스버젯호텔 등이 적절한 사례가 될 것입니다.
그만큼 고객의 니즈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고, 그 다양성을 전문화해 호텔이 변화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사실 이런 변화는 호텔보다 모텔이 더 쉬울 수 있습니다. 다 똑같은 외관에 천편일률적인 인테리어로는 절대 성공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아리랑모텔 옆에 쓰리랑모텔, 아담장 뒤에는 이브장 등의 고만고만한 네이밍까지 더해지면 가벼움과 천박함에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한 사업자에게는 자신의 전 재산을 들여 시도하는 사업일 텐데 너무 장난스럽고 성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눈살이 찌푸려질 때도 있습니다. 주변 경관이나 지역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텔들이 아직 너무 많다는 겁니다. 도심 속 모텔은 예전보다 많이 좋아지고 인테리어도 고급스러워졌지만 아직도 변두리나 지방에는 형편없는 곳이 많습니다. 스스로 격을 떨어뜨리는 꼴입니다. 이러한 부분은 냉장고에 들어 있는 음료수나 수건, 칫솔 등 어메니티까지도 찍어낸 듯 똑같은 것들에 포장만 따로 입힌 것으로도 보여지고 있습니다. 마케팅도 마찬가지입니다. 옆 모텔이 하면 그대로 다 따라 하고 있습니다. 남들 하는 것에 플러스알파가 있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남들 하는 만큼만 하면 남들 버는 만큼만 벌고 그 이상은 올라가지 못합니다. 남들과 다른 한 가지만 있어도 거기에서 오는 자부심이 달라집니다. 고객이 체감하는 서비스 자체가 달라진다는 겁니다.
모텔은 호텔보다 창의적이고 다양하게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여기에 호텔의 고급스러움까지 더한다면 유사이래 최대로 불황이라고 하는 숙박사업에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점차 기능과 실리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에 문턱 높은 호텔보다 편안함과 즐거움이 있는 모텔이 더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 모텔은 이름이 부티크모텔이든, 러브호텔이든, 비즈니스호텔이든 심지어는 게스트하우스든 상관없습니다. 어떠한 고객을 대상화하여 타겟팅 할 것인가, 상권에 맞는 특성화 된 숙박업소를 만들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남들과 다른 차별화가 안 된다면, 남들이 하고 있는 모든 것에 포인트가 될 요소를 한 가지라도 더해 나만의 품격을 키워야만 합니다.
모텔은 호텔보다 창의적이고 다양하게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여기에 호텔의 고급스러움까지 더한다면 유사이래 최대로 불황이라고 하는 숙박사업에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 고 상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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