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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원] 모텔도 시설보다 영업력이 경쟁력?

이길원 |
등록
2013.08.03 |
조회
11868
 
 바야흐로 외국인 관광객 1000만 시대다. 해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늘어나는 숙박수요를 충족시키려는 비즈니스호텔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모텔이 또 한 번 위기 아닌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모텔이 중·대형 규모의 고급 비즈니스호텔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는  ‘가치 경쟁’ 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관광객 1000만 시대, 늘어나는 비즈니스호텔
 
서울·수도권에 2015년까지 약 50여개의 비즈니스호텔이 신축된다고 한다. 주거용·상업용 건물의 용도전환까지 감안하면 새로 생기는 비즈니스호텔의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호텔은 말이 좋아 외국인 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영업을 할 것이라고 하지만, 당장에 일본의 경제정책은 우리나라를 찾는 일본 관광객을 감소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시대가 계속 유지될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시설은 좋아지고 객실은 많아지는데 외국인 관광객은 줄어든다면? 더욱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개별 자유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모든 외국인 관광객이 비싼 숙박요금의 비즈니스호텔을 찾을 것이라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외국인 개별 자유여행객들은 숙박요금이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콘셉트의 기능성 객실로 무장한 모텔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오뚝이처럼 살아남아 왔던 모텔이 비즈니스호텔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시설경쟁보다는 가치경쟁으로, 모텔의 영업력 변화
 
단순히 객실 수 경쟁력으로 무장한 비즈니스호텔들이 모텔을 찾는 손님과 호텔을 찾는 손님은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모텔의 영업력을 무시한 채 지금처럼 스스로 책정한 숙박요금을 고집하며 영업할 수 있을까?
반대로 모텔은 시설의 고급화·대형화와 호텔보다 저렴한 숙박요금을 내세우며 중·대형규모의 객실 수를 갖춘 비즈니스호텔과 경쟁하여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규모가 크고 시설이 좋으면서 영업 경쟁력까지 갖춘 중·대형 비즈니스호텔은 객실고급화에만 신경 써 온 모텔의 영업력을 가격경쟁으로 이기려 할 것이다. 때문에 모텔은 시설경쟁만으로 고객을 유치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고급 게스트하우스,  단지형 펜션이 고가의 숙박요금에도 불구하고 예약이 줄을 잇는 이유는 무엇일까? 규모가 커서,  시설이 뛰어나서,  홍보를 잘해서? 그렇다.  이것도 손님이 몰려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보다 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특별한 체험이다. 호텔과 같은 각종 부대시설로 고객을 느끼게 하고, 만지게 하고, 활동하게 만들어 여느 숙박시설과는 다른 특별한 잠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벤트로 객실 단가를 높여 매출을 향상시켜 온 이벤트 모텔처럼 고급화한 시설을 활용할 줄 아는 영업력을 갖추어야 한다.

모텔은 찜질방,  단독형 펜션,  민박,  유스호스텔을 이겨왔다.  모텔의 가장 큰 영업력인 회전율 영업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도 또 앞으로도 모텔은 회전율영업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회전율 영업으로는 비즈니스호텔, 찜질방, 게스트하우스, 민박, 단지형 펜션의 영업력을 이겨낼 수 없다. 모텔은 영업 경쟁력을 키우려면 현재 신축 중인 비즈니스호텔과 단지형 펜션, 게스트하우스를 연구해야 한다. 
모텔도 변하지 않으면 여인숙이나 여관, 파크처럼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미 모텔은 호텔이란 명칭에 짓눌리고 있다. 회전율영업이라는 다소 은밀한 공간의 이미지로는 더 이상 규모가 커지고 시설이 고급화되고 매출이 커지는 것에 대한 이미지 쇄신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가치경쟁으로 살아 남아야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웰빙’ 이라는 타이틀로 경쟁력을 갖추어 가던 숙박업소들은 정신적인 수양을 뜻하는  ‘힐링’  시대에 또 다른 시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전 국민이 힐링에 자신을 맡기려고 애쓰고 있다. 가치경쟁이 모텔을 살리는 시대에서 모텔의 경쟁력은 영업력이다. 시설경쟁으로는 유사숙박업소 모두와 경쟁을 해야 하지만, 가치경쟁을 한다면 게스트하우스처럼 시설이 열악해도 마니아 고객층을 창출할 수 있다.

관광객의 숙박수요가 증가한다는 것은 단체여행객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텔도 비즈니스호텔처럼 가족여행객을 불러들여야 한다. 그들이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그들이 만족할 만한 가치를 연출하여야 한다. 일부 공간을 부대시설로 할애하여 고객들의 소통공간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미 모텔의 로비는 넓어지고 있다. 로비공간에 머무는 것을 고객들은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 단순히 러브호텔일지라도 로비공간에서의 소통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는 모텔의 이미지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모텔의 이미지가 새로 창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객실로 어떤 상품을 만들어야 할까 고민한다. 그것이 가치창조, 가치연출이며 가치경쟁이다. 다른 유사숙박업소들이 모텔을 따라올 수 없는 이유이자, 우리나라 모텔이 세계의 관심을 받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모텔이 하나의 놀이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벤트 모텔이라는 말도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된 모텔영업이다.
잠만 잘 수 있는 공간으로 숙박요금 5만원을 받는다면, 이 객실에 특별한 이벤트를 가미하는 것으로 2~3배의 숙박요금을 받을 수 있다.
같은 객실로 이용요금을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가치경쟁이다.
 
비싼 요금에도 이용고객은 만족해한다.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낮은 가격으로의 가격경쟁은 서로를 죽게 만들지만, 가치창조에 의한 가격경쟁은 해당지역으로 고객들을 유인하여 오히려 해당지역 모텔들의 가치를 상승시킨다.
부산 해운대구의 모텔들은 한류열풍과 이벤트행사가 많은 지역적 특색을 활용하여 지역의 모텔·호텔 숙박상권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숙박수요를 창출, 숙박영업이 잘되는 지역으로 만들어 냈다.
단순한 시설의 고급화만으로는 비싼 숙박요금에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 고객 감동을 이끌어 내는 가치창조는 비싼 숙박요금에도 불구하고 숙박수요를 흡입하며 높은 수익을 창출, 해당 모텔뿐만 아니라 지역 숙박상권의 영업 활성화를 가져오는 경쟁력이 된다.

대형화와 고급화에 의한 시설 경쟁으로는 2000년대 카지노와 부대시설에 의존하여 숙박영업을 했던 지방 중소 관광호텔들처럼, 변화하는 고객니즈에 제대로 순응하지 못하기 십상이다.
 
모텔은 작은 규모로도 사회 변화에 순응하고 적응하며 지금까지 살아남아 왔다. 규모가 작아 객실의 회전율로 경쟁력을 키워 오면서도 2011년 한류열풍과 더불어 또다시 숙박업 투자열풍을 만들어 냈다.
단순한 잠자리를 제공했던 숙박영업에서 신개념 복합놀이문화공간으로서 자리 잡은 객실공간을 만들어 냈다.

모텔이 그간 시설의 무한변신을 거치며 살아남아 왔다면, 이제는 중·대형규모의 비즈니스호텔과 또 한 번 경쟁하며 살아남아야 한다. 적은 객실 수로 100~200실 규모의 객실을 갖춘 비즈니스호텔과 경쟁하여 살아 남아야 한다. 가치 경쟁만이 그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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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 원
모텔사랑(www.motelsarang.com)대표
TEL. 02-88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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