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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원] 모텔투자! 모텔만 보지 말고, 지역을 봐야?

이길원 |
등록
2014.03.03 |
조회
12085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곳곳에서 모텔 간판이 눈에 띈다. 가시성이 높은 모텔들이다. 이런 모텔은 매출도 높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눈에 잘 띄기는 하지만 막상 가려면 진입로를 찾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주변에 먹거리와 놀거리가 부족해 발길을 돌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현명한 모텔 투자자라면 모텔 주변 환경까지 고려해야 한다. <편집자주>
 
 
2012년 여수엑스포가 개최되던 해에 여수 지역의 모텔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이와 비슷한 이유로 최근에는 인천 지역의 모텔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때문이다.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개최되는 인천아시안게임에는 아시아 45개국 36개 종목의 선수 및 임원 13,000여명, 취재진 7,000여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며, 운영요원 수도 30,000여명에 달한다. 이에 따른 숙박수요로 인해 인천 구월동 일대의 땅값이 상승 기미를 보이고 있으며 월미도, 논현동 일대에는 숙박시설이 속속 신축되고 있다. 부평 일대 모텔들의 리모델링도 많이 이루어지는 추세다.  그러나 숙박상권이 일시적으로 좋아졌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국제대회 같은 이벤트성 행사 덕분에 흥한 숙박상권은 그 행사가 끝남과 동시에 하향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주변 상권의 변화도 매출과 직결된다. 1990년대 초에는 카지노 사업이 성장하면서 각 지방에는 카지노 관광객의 유입을 기대하며 중소관광호텔이 건축되기 시작했는데, 카지노 사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일부 지역의 숙박업소는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채 빚만 떠안고 퇴출당하기도 했다. 이처럼 숙박상권의 흥망성쇠는 주변 여건에 따라 달라진다.
 
 
정부의 도시계획을 주목하라
 
숙박상권은 도시계획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세종특별자치시 개발 초기에는 조치원 일대의 숙박업소들이 큰 호황을 누렸으나 세종특별자치시 개발이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 관련자들의 거주지 이전이 확대되면서부터는 청주, 대전 일대의 숙박수요가 늘고 있다.
광교신도시가 개발되면서 경기도 수원시에서도 숙박상권의 변화가 일고 있다. 수원시의 대표적인 숙박상권인 구운동 일대의 숙박수요가 인계동, 권선동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6~7년간 불황의 늪을 지나온 인계동, 권성동 일대의 모텔들은 신도시 개발 바람을 타고 과감한 시설투자를 진행했고, 이러한 노력은 숙박이용고객의 발걸음을 더욱 강하게 끌어당겼다.

하지만 신도시 개발이 숙박상권에 긍정적인 영향만 주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러브호텔상권이었던 시흥시 정왕동, 월곶동은 배곶신도시가 들어서자 숙박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수인선 개통과 함께 소래포구가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논현동 일대에 숙박업소가 우후죽순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도시 개발 지역의 숙박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나 신도시 개발 이슈만 보고 무작정 모텔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명한 모텔 투자자라면 정부의 도시계획을 주목하되, 신도시 개발 방향에 따른 주변 환경의 변화를 예측한 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문화·관광·유흥 인프라를 분석하라
 
1990년대 중반 준농림지에 러브호텔 신축이 가능해진 즈음에는 산모퉁이나 들판 한가운데 외롭게 들어선 숙박업소들이 큰 호황을 누렸다. 외곽지역에 위치한  ‘나 홀로 모텔’은 무인텔 상품이 선을 보이며 한때 대단한 수익률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외곽지역의 모텔 중 상당수는 경영난에 힘겨워하고 있다. 최근에는 접근성 좋고, 먹거리, 놀거리, 즐길거리가 함께 어우러진 복합유흥오락 인프라가 형성된 지역으로 숙박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그 예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숙박상권을 들 수 있는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사시사철 굵직굵직한 이벤트를 개최함에 따라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모텔숙박상권도 발달하게 되었다.

도심의 대형 모텔군집지역에 위치한 모텔이 모두 성업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통편의와 문화·관광·유흥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에는 유흥인구가 유입되어 기본적인 숙박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모텔군집지역이 도시의 상업지역에 형성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만약 먹거리와 놀거리가 부족한 지역이라면 경기도 용인시 풍덕천사거리와 신갈동처럼 대단위 주거단지나 산업단지 인근 모텔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주거·산업단지 지역은 상주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러브호텔 영업과 출장객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 영업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숙박수요를 무시한 무분별한 투자는 독이 된다
 
최근 경기도 의정부시의 의정부역사에 밀집된 모텔들이 시설노후화와 주한미군의 일부 철수로 인한 의정부시의 경제위기 때문에 큰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모텔들이 차별화된 시설 변화를 꾀하면서 모텔군집지역의 이점을 톡톡히 맛보고 있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한 법이다. 숙박수요를 무시한 무분별한 투자는 실패를 부르기 쉽다. 세종시의 경우도 도시 기능이 활성화되면서 모텔의 영업 여건이 향상되자 인근 지역 모텔들의 신축이나 리모델링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때 의욕만 앞선 나머지 숙박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시설투자를 감행해 손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실제로 세종시에서는 신축모텔이 헐값에 매매되기도 한다.

숙박수요가 어느 정도 확보된 지역이라 하더라도 시설을 무리하게 고급화, 최신화하기 보다는 운영하려는 모텔의 콘셉트를 신중하게 검토한 후에 시설을 차별화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모텔의 특성상 한 번 만들어진 시설은 다시 개조하는 데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보다 넓은 시각으로 주변 여건을 분석한 후 그에 적합한 규모, 인테리어,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확대되는 경쟁구도에 대비하라
 
경기도 시흥시 월곶모텔촌과 인천시 논현동 소래포구모텔촌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처럼 앞으로는 모텔과 모텔 간의 경쟁뿐만 아니라 지역과 지역 간의 경쟁 역시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모텔 투자를 진행할 때 해당 모텔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숙박상권까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세종시 개발과 같이 어떤 지역의 주거단지 조성, 신도시 개발, 대단지 공단 조성, 복합상가 설립 등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그 주변 지역의 모텔군집지역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아야 하지 않은가? 복합리조트 건설규제가 완화되어 영종도 등 전국의 경제자유구역에 카지노타운이 형성된다면 해당 지역 인근의 모텔들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과연 강원도 정선의 카지노 주변 모텔들은 성업 중인가?

이러한 고민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다양한 업종이 혼합된 상업지역 중 교통의 접근성이 좋고,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많으며, 새로운 숙박고객의 유입으로 숙박수요가 창출될 수 있는 모텔밀집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 줄여주는 최선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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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 원
모텔사랑(www.motelsarang.com)대표
TEL. 02-88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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