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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원] 신축할래? 급매 살래?

이길원 |
등록
2013.05.03 |
조회
16428
 
대부분의 숙박업 경영자는 모텔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축을 생각한다. 그러나 신축만이 능사가 아니다. 모텔이 수익형 부동산이라고는 하지만 아무 곳에나 짓기만 하면  ‘잘난’  모텔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호에서는 모텔 경영에 있어  ‘신축’ 보다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급매’ 를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모텔 신축에 있어, 부러워할 만한 신축이 있고 실망스럽다 못해 안타깝기 만한 신축이 있다.
후자의 경우 이렇게 지을 것이었다면 차라리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좋은 상품을 매입하는 것이 더 나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아마도 다른 사람에게 신축 기회를 주었다면 실망스러운 상품으로 좋은 땅을 못 쓰게 버리지 않았을 것이고, 그로인해 경영자 본인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마저도 든다. 

꼭 신축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좋은 상품’ 에 눈을 돌려보자. 좋은 상권에 위치해 있고, 숙박수요가 넘쳐나는 데도 불구하고 급전이 필요해 급매로 내놓은 모텔이 있는지 말이다. 이러한 모텔을 잡으면 신축하는 것보다 더 좋은 기회를 얻는 것이나 다름없다.
 
 
때로는 신축보다 급매가 더 좋은 기회다
 
전라남도에 위치한 A무인텔은 지난 2012년 신축되어 현재 영업 중에 있다. 대지 2,330㎡(700여 평), 연면적 2,900㎡(900여 평), 객실 28실의 이 모텔은 신축 당시 여수엑스포 특수로 월매출 1억원을 달성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매출이 떨어져 월매출 7,000만원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A무인텔 경영자는 다른 사업을 위해 모텔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 월매출 1억원을 달성할 당시 42억원에도 매매거래를 하지 않았던 해당 모텔의 현재 매매호가는 35억원에 못 미친다. 실제로 이 모텔을 신축하는 데 39억원이 투입되었는데, 경영자는 그 간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돈으로 투자금액을 회수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고 한다. 만약 이 모텔 자리에 새로 신축을 한다고 하면 아마도 39억원 이상은 투자를 해야 A 무인텔과 같은 상품을 만들 수 있으며, 개업까지 공사기간 1년 정도를 더 기다려야 한다. 또한 매출도 자신할 수 없고, 융자금액을 확정할 수도 없다.

신축 모텔 급매의 경우 모든 정황을 확인해야 매매가격이 절충된다. 기존 매매호가보다 영업가치나 부동산가치가 낮거나 확인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급매가 아니다.

충청남도 아산 소재의 T무인텔은 월매출 4,500만원을 달성할 때 매매호가가 28억원이었다. 그러나 월매출이 3,600만원 선으로 하락하면서 매매호가도 24억원으로 하락했다. 결국 T무인텔 경영자는 일시적인 매출 하락을 이겨내지 못하고 조급함에 해당 모텔을 급매로 내놓았다.

실제 이 모텔 건축에 소요된 원가는 25억원으로, 만약 이 모텔 옆에 더 낮은 가격 또는 더 좋은 모텔을 만들어 경쟁하겠다고 무리하게 신축을 한다면 결국 T무인텔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다. 신축을 한다고해서 무조건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가격경쟁이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라남도 광양 소재의 C모텔은 신축한 지 2개월 만에 겨우 건축비만 뽑고 매매하였다. 자본력이 문제였다. 대출이 늦어지면서 자금 압박을 받아 급매한 경우다. 이처럼 자본력에 흔들리는 신축 모텔들이 종종 급매로 노출되기도 한다.
 
 
기존모텔을 신축보다 나은 모텔로 만들 수 있을까?
 
운영이 서투른 모텔의 올바른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면 모텔을 신축하는 것보다 기간싸움에서 경쟁력을 갖추며 확인된 매출향상을 얻어낼 수 있다.

전라북도 군산 소재의 B모텔은 월매출이 3,000만원으로 매매호가가 15억 원이었다. 70대 노부부가 운영하기에는 월매출이 비교적 높은 편이었으나 해당 모텔의 조건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었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노부부는 매매를 위해 운영을 잘하는 사람을 골라 임대를 주었다. 월매출을 더 올려서 매매호가를 제대로 받고자 한 것이다.
보증금 2억, 월차임 1,100만 원에 임차를 준 결과 예상한 대로 임차인이 운영을 잘해 월매출 3,800여만 원 이상을 달성, 매매호가도 17억 이상으로 책정되고 있다. 임차인이 시설관리도 잘 해주어 주변에서 수익성이 괜찮은 모텔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였다.
 
충청북도 음성 소재의 Y모텔은 매매호가 35억원 내외에서 최근 23억 원에 급매로 노출되었다. 대지가 2,000㎡(700여 평), 객실 30실, 월 매출이 3,700만원 내외였던 이 모텔은 경영주가 급전이 필요하고 운영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노출된 급매다.
신축보다는 신축비용에 1/10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투자하는 것만으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월매출 4,500만원을 달성할 수 있는 이러한 급매 모텔을 매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시설변화로 예전 매출을 회복하거나 전략적인 영업마케팅의 실행으로 매출을 향상시켜 리스크를 줄이는 것도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는 과다한 신축투자로 수익성이 예상에 못 미쳐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객실 20실의 어떤 모텔은 월매출 3,500만원 내외로 임대도 매매도 하지 못하고 매매호가 25억원을 부르고 있다. 또 다른 모텔은 신축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해 5개월이 지나도 개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매매가가 40억원 이상을 호가해 아직 매수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희소성이 있는 지역은 신축보다 급매 매입을
 
희소성이 있는 지역에서의 신축은 우여곡절 끝에 신축허가를 득했다하더라도 민원 발생 등으로 예상보다 많은 자금이 투입된다거나 공사기간이 길어져 자금 회수와 대출금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면, 신축 허가가 많이 나는 지역에서는 너도나도 모텔을 신축하려고 하기 때문에 과잉공급으로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낮아 서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모텔 신축이 어려워 희소성이 있는 지역은 신축이 까다로운 탓에 해당 지역의 인근지역에서 신축 경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숙박업소도 상권을 형성하는 만큼, 상권을 무시하고 시설경쟁만 해서는 안 된다. 숙박 수요를 유인할 수 있는 흡인력이 있어야 시설경쟁, 영업경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설은 좋은데 접근성이 나빠서, 시설 투자는 많이 했으나 영업력이 약해서 투자금 대비 매출이 좋지 않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최근 들어 늘고 있다. 이러한 모텔은 급매라고 할 수 없다.
 
모텔은 모텔이지만 모텔이 아니다. 신축이라고 하지만 신축이 아니다. 숙박시설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할 것이 뻔하다.
모텔도 상권을 형성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모텔은 신축한다고 무조건 매출이 오르는 수익형 부동산상품이 아니다. 노력에의해 매출을 올릴 수는 있지만 노력으로 새로운 상권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그릇된 상권분석으로 모텔을 신축하면 다른 사람에게 팔기도 전에 그 간 쌓아놓은 모든 성과가 물거품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희소성이 있는 지역에서는 신축으로 경쟁하기보다는 자리가 좋은 모텔을 적정한 가격에 매입해 영업경쟁력을 최대한 발휘, 영업 가치를 상승시키는 방법을 모색해 보는 것도 좋다. 신축보다 중요한 것이 영업수익율을 높이는 것이다. 영업전략, 자금전략이 없는 신축은 내 모텔이 아니며, 수익형부동산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 전에 다른 사람의 것이 되고 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신축할 지, 급매를 살지는 여러분의 선택이다. 다만, 잘만 골라낸다면 신축보다 급매가 어설픈 신축으로 남의 모텔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확인된 급매 선택으로 잘난 내 모텔을 만드는 방법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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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 원
모텔사랑(www.motelsarang.com)대표
TEL. 02-88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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