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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을 혁신하다 ②

관리자 |
등록
2022.11.29 |
조회
1284
 

정우석 더휴식 이사/스페이스플래닝 대표이사

많은 사람이 고객은 무엇을 원하는지, 고객에게 내 사업의 가치가 인정받기 위해 어떤 요소가 필요한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공간산업도 다르지 않다. 문제는 보이지 않는 고객의 마음을 읽어낼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데이터를 통해 그 답을 내린 ‘모텔 혁신’의 사례를 직접 들어본다.

 
기존 모텔의 Pain Point를 찾다
앞서 기존 모텔에서 폐기해야 할 것과 시대의 흐름에 맞게 새로이 도입해야 할 것을 정리했다. 이제 모텔에 대한 구체적인 고객 인식을 확인할 차례였다. 이를 위해 대형 숙박시설 예약 플랫폼이 실시한 설문 데이터를 검토했다.

고객 300명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 기존 모텔산업의 Pain Point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청결’이었다. 58%의 고객이 모텔 선정 시 청결을 먼저 고려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모텔은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청결함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모텔에 대한 인식을 물었을 때 ‘모텔은 청결하지 않다’고 답한 고객이 60%를 넘은 것이다.

이런 Pain Point는 어디서 생겨났을까? 이 또한 고객 설문조사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고객 니즈가 ‘청결함’에 맞춰져 있는데 비해 사업주의 투자는 인테리어(78%)에 치중되어 있었다.
*Pain Point: 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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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원하는 모텔은 변했다
데이터를 확인하면서 고객 인식에 대해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더 발견할 수 있었다. 모텔에 대한 고객 인식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이다. 과거에 모텔은 왠지 부끄럽고 숨어서 이용하는 공간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조사 결과 요즘 고객은 모텔을 부끄러운 곳이 아니라 휴식 공간으로 여기고 있었다. 모텔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81.9%가 ‘모텔은 하나의 휴식 공간으로 여겨진다’고 답했으며, 82.3%가 ‘숙박업소는 숨어서 이용해야 하는 공간이 아니다’라고 답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 모텔을 이용할 때는 ‘왠지 부끄럽다’고 답한 고객도 50% 정도 존재했다. 필자는 앞서 살펴본 Pain Point 때문에 고객이 모텔 이용을 망설이는 것으로 봤다. 즉 고객은 모텔이라는 숙박 공간이 부끄럽지는 않지만, 적어도 잘 꾸며진 장소에 가고 싶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이 머물기를 원하는 공간이란 어떤 것일까? 이 답을 찾기 위해서 요즘 고객이 모텔에서 데이트 외에 즐기는 콘텐츠 통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노래방, 영화 감상 같은 콘텐츠나 파티를 즐기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성 고객의 34%, 여성 고객의 25%가 모텔을 놀이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었으며 남성 고객의 24%, 여성고객의 50%는 파티 공간으로 모텔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니즈가 존재한 것은 생각보다 오래되었다. 그래서 콘텐츠를 객실에 도입한 사례도 나오고 있었지만 제대로 기획되지 않아 오히려 공간의 느낌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았다.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도 기획 없이 추가된 콘텐츠는 과한 투자를 야기할 수 있어 좋지 않다. 공간은 감가가 되는 산업이기 때문에 과한 투자, 즉 투자금 회수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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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니즈로 쌓아 올린 모텔의 가치
결국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고객에 대해 알아차린 것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다. 첫째, 고객은 모텔에서 ‘청결’이라는 본질적 기능의 회복을 원했다. 그리고 기존 공간산업을 집합 금지 환경에서 즐기기 위해 모텔을 이용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영화관, PC방, 노래방 등이다.

이러한 고객 니즈와 모텔 현황을 비교하자 두 가지 문제가 도출되었다. 첫째는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청결을 지키지 못하는 모텔이 많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모텔 사업에서 청결보다 디자인을 우선시하여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이 그 원인으로 보였다. 게다가 기존 공간산업의 콘텐츠가 기획 없이 추가되면서 과한 투자를 유발하고 있었다. 이런 콘텐츠는 건물 가치는 크게 상승시키지 않으면서 투자금을 높여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앞으로 모텔 공간을 기획할 때 해야 할 일은 두 가지라고 생각했다. 먼저 불필요한 수장공사를 덜어내 청결하고 아늑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다음으로 다른 모텔에서 아직 도입하지 않은 콘텐츠를 그 객실에 전략적으로 입히는 것이다. 그 외에는 경쟁사 대비 높은 매출을 낼 수 있는 다양한 추가 요소를 기획하면 되었다. 그 결과물로 로비를 소매점으로, 옥상을 루프탑으로 활용하여 공간 감도를 높이고 수익 채널을 확장했다. 또한 100개의 호텔을 만들기 위한 기획을 세웠다. 서비스를 표준화하고 가장 효율적인 공간기획의 매뉴얼을 만들었다.

이로써 원가 절감과 경쟁사 대비 높은 매출, 두 가지를 동시에 얻어 건물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었다. 밸류애드(Value Add)가 이루어진 것이다. 밸류애드가 이뤄졌다는 것은 우리의 콘텐츠 호텔이 공간산업에서 리포지셔닝(Re-Positioning)될 수 있음을 의미했다.
*밸류애드(Value Add): 리모델링 및 증축, 혹은 자산의 목적을 바꾸어 가치를 높이는 전략.
*리포지셔닝(Re-Positioning): 소비자 욕구나 경쟁환경에 따라 기존 제품이 가지고 있던 포지션을 새롭게 조정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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