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군 현북면에 위치한 하조대는 암석해안으로 사계절 내내 경치가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여름 휴가 시즌 남애3리, 주문진과 더불어 지역 내 피서지 TOP 3에 항상 오를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이다. 이곳 하조대 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부커스 비치모텔’은 최근 중소형호텔에서 보기 힘든 ‘모텔’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확실한 콘셉트와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띄운 부커스 비치모텔의 운영 전략을 살펴본다.
상호 : 부커스 비치모텔
주소 : 강원 양양군 현북면 하조대3길 25
전화 : 0507-1409-3781
콘셉트 : 오션뷰, 모던 코지, 유니크
홈페이지 : https://site.onda.me/133590
양양은 수상 레저를 즐기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서퍼들이 많이 찾아 서핑의 성지로 불린다. 그 중 하조대 해수욕장은 해변에서 10m이상 바다로 들어가도 2m 정도의 수심으로 얕은 편이라 이제 막 서핑을 배우는 초보 서퍼들이 많이 찾는다. 때문에 젊은 여행객들이 많고 호텔, 민박, 캠핑 등 다양한 숙박시설들이 밀집되어 있는 상권이다. 부커스 비치모텔은 하조대2길 큰 도로에 위치하고 있는데, 독보적인 레트로 디자인과 편의시설로 서퍼들과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70~80년대 미국에서 모티브를 얻다
모텔이란 용어는 20세기 초반 미국에서 등장했다. 차(Motor)와 호텔(Hotel)의 합성어로 초창기의 모텔은 숙박시설이라기보다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더 가까웠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폭증한 중산층과 자동차 붐으로 인해 자동차 여행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시대에 부합하는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장거리 운전자 혹은 여행자들이 주 타깃층이었기 때문에 주차를 할 수 있는 넓은 마당과 1층에는 식당이나 소매점이 있고 2층에 숙박시설이 있는 형태의 건물들이 많았다.
부커스 비치모텔은 이런 미국 모텔의 디자인과 분위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독특한 복고 스타일을 완성시켰다. 여행객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MZ세대들은 그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시대의 옛 모습에서 유니크한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모텔의 외관뿐 아니라 객실과 로비의 무드·각종 소품까지 신경 쓴 디테일은 마치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모텔 사람들이 된 것 같은, 디자인을 넘어선 체험으로 다가온다.
옛날 미국 모텔들은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운전자들의 눈에 띄기 위해 건물 외부에 화려한 색상의 간판을 설치하곤 했다. 부커스 비치모텔의 입구에도 이런 형태의 간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중소형호텔 쪽에서는 흔히 볼 수 없어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야간에는 건물 외벽에 설치된 파스텔톤 조명과 어우러져 이국적이고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숙소에서 바닷가까지 소요 시간은 도보로 4분 정도로 따로 차량을 이용하지 않아도 돼 레저를 즐기는 투숙객들에게 최적화된 동선을 제공한다.
또 널찍한 주차장 한쪽에는 서핑이나 물놀이를 마치고 들어오는 투숙객들을 위한 샤워기가 설치되어 있다. 입실 전 몸이나 신발에 붙은 모래를 씻기 위한 용도로 사소하지만, 투숙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면서 시설 내부 위생 관리까지 챙길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로 보인다.
지역 특성을 활용한 ‘미니멀’
객실은 총 10개가 있다. 6평~15평형까지 다양한데 최대 4명이 투숙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모든 객실에 TV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중소형호텔에서 TV는 무엇보다 필수적인 시설로 인식되는 것이 통상적인데, 부커스 비치모텔은 지역 특성상 야외에서 레저를 즐기는 여행객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설치해 레트로한 무드와 어우러질 수 있는 감성 충만한 ‘미니멀’ 객실을 구현했다.
이는 지역 특성과 고객층, 디자인 콘셉트를 잘 활용한 좋은 유지비 절감 전략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략은 운영 방식에서도 나타난다. 부커스 비치모텔은 국내 한 호스피탈리티 테크 기업의 PMS(객실관리시스템)를 도입하는 등 예약 과정부터 입실까지 비대면으로 처리 가능한 무인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디테일로 완성된 레트로
부커스 비치모텔의 콘셉트는 상당히 디테일하다. 각종 소품, 시설, 인테리어와 조명 색상, 건물 구조 등이 한데 모여 이국적인 레트로를 완성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소품은 상당히 인상적인데 입구의 전화기, 포스터, 슬롯머신, 안내판, 주크박스 등 80년대 분위기를 재현하고 있다.
인테리어·조명의 색상 구성도 매우 적절하다. 숙소 곳곳에는 레트로를 상징하는 핑크빛 조명이 적재적소에 설치돼 감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객실의 경우 린넨은 화이트라는 고정관념을 깬 카키색 린넨과 블루 카펫, 오렌지색 커튼 등 세월의 흔적이 담겨있는 듯한 톤 다운 빈티지 컬러 밸런스가 돋보인다.
결과적으로 부커스 비치모텔이 선택한 레트로 아이덴티티는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숙객들은 숙소 곳곳을 포토존으로 활용하며 SNS에 호평을 남기고 있다. 확실한 콘셉트로 인해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온라인 브랜딩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또 투숙객들에게 서핑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해주는 등 ‘서핑 성지’에 걸맞는 유니크한 로컬 경험을 제공해 재방문율을 높이고 있다. 지역 관광 포인트와 특색을 콘셉트로 녹여 그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역과 숙박업경영자가 상생할 수 있는 중소형호텔이 늘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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