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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에 ‘횡령’, 부동산 PF 위축으로 호텔도 영향

관리자 |
등록
2023.09.04 |
조회
1346
 

‘250억원 먹튀’는 검거, 부동산 PF는 500억대 횡령

앞으로 숙박부동산 개발이 위축될 전망이다. 경남 합천군에서는 호텔 조성사업 대출금 250억원을 횡령한 뒤 잠적한 시행사 실사주가 검거되는가 하면, BNK경남은행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활용한 500억원대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먼저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합천영상테마파크 호텔 조성사업 명목으로 마련된 PF 대출금 250억원을 부당 인출해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업무상 배임 및 횡령)를 받고 있는 시행사 실사주 A씨를 지난 8월 5일 대전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합천영상테마파크 호텔 조성사업은 합천군 용주면 일대에 전체면적 7,336㎡, 200실 규모의 호텔을 건립하는 사업으로, 민간사업자가 합천군으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부지에 호텔을 지어 20년간 운영하다 다시 합천군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총 사업비는 590억원으로, 이 가운데 550억원은 PF 대출로 마련됐고 40억원은 민간사업자가 투자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시행사 측이 자재비 상승 등의 이유로 사업비 증액을 요구했고, 합천군은 대출 타당성 검토 과정에서 일부 품목이 과도하게 지출된 것을 확인했다.

이를 추궁하자 시행사 실사주인 A씨는 4월 20일부터 연락을 끊고 잠적했고, 합천군은 지난 5월 31일 경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합천군이 사건을 인지한지 108일, 경찰이 수사에 돌입한지 67일 만에 A씨는 대전시의 한 중소형호텔에서 검거된 상황이다.

합천군에서 발생한 250억원대 횡령 사고는 호텔 개발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다. 지자체가 기업에 대한 안정성 검증을 강화하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 시행사의 기회가 축소되고, 금융권에서도 심사 조건을 까다롭게 설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권 자체 내에서도 대형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 문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NK경남은행에서 총 562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경남은행은 최근 자체 감사에서 직원 B씨 등이 77억9천만원의 PF 대출 상환 자금을 횡령한 정황을 발견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긴급 현장 점검을 통해 484억원 규모의 추가 횡령액을 발견하고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B씨는 약 15년 동안 부동산 PF 업무를 담당하면서 이미 상환된 PF 대출금이나 자금인출 요청서 위조를 통해 대출자금을 가족 명의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대형 횡령 사고가 발생하자 금융감독원은 전체 금융업권에 자체적으로 PF대출 자금 관리 내역을 점검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행정안전부 소관의 새마을금고까지 포함됐으며, 캐피탈과 상호금융권에는 PF 대출 관련 부정행위를 막을 수 있는 구체적 지침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사실 PF 관련 횡령사고는 자주 발생해 왔다. 지난해에만 저축은행권에서 KB저축은행(94억원), 모아저축은행(59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8억원) 등이 횡령사고로 홍역을 앓았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과 함께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내부통제 강화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자체와 민간기업 간 호텔 건립 사업에서의 횡령사고와 금융권에서의 대규모 횡령사고는 숙박부동산 개발 시장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PF는 신용등급이 아닌 사업계획을 통해 대출이 실행되고, 대출규모도 높아 숙박부동산 뿐 아니라 건축산업에서 흔히 활용되는 금융상품이다. 이 같은 상품의 대출심사가 강화되면 부동산 개발 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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