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숙박산업의 킬러 콘텐츠 중 하나는 수영장 시설이다. 규모가 큰 호텔급은 수영장을 체육시설로 신고해 운영하는 경우가 많지만, 펜션이나 풀빌라 등에서는 특별한 신고요건을 갖추지 않고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러한 소규모 수영장에서 영유아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키즈카페 등에서도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지난 8월 1일에는 경북 울릉군의 한 유아풀장에서 초등학생 A군이 펌프로 물을 끌어올리는 취수구에 팔이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수심이 불과 37cm에 불과했지만, 높은 수압이 문제였다. 실제로 소방대원이 출동한 이후에도 A군을 쉽사리 구조하지 못했다.

현장에서는 취수구와 펌프가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었지만, 관리자가 드나들 수 있었던 출입문은 잠겨 있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유아풀장은 ‘물놀이형 어린이놀이시설’에 해당해 안전요원을 배치해야 했지만, 사고 당시 안전요원은 없었던 상황이다. 이에 경찰에서는 안전관리 부실 문제를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22일에는 인천 서구의 한 키즈풀 카페에서 2세에 불과한 B양이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B양은 출동한 소방공무원들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키즈풀 카페는 무인으로 운영됐던 것으로 알려졌고, 수영장으로 신고하지 않아 안전요원 배치 등의 의무대상은 아니었다.

관광숙박산업에서도 휴가철 개별 수영장에서의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성인이 다이빙을 하다 다치는 사고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월 8일에는 가평의 한 펜션 야외수영장에서 20대 남성이 1m 깊이의 수심에 다이빙을 하다 목과 허리를 다쳐 사지가 마비된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고, 다행히 의식은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8월 11일에도 가평의 한 펜션에서 1.2m 깊이의 수영장에서 다이빙을 하던 20대가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관광숙박산업에서의 사고 뿐 아니라 키즈카페나 유아풀장 등 어린이 관련 시설에서도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소규모 수영장 시설에 대한 규제안이 등장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행법에는 펜션의 야외수영장 또는 객실의 개별 수영장을 비롯해 키즈카페 등에서 마련해 운영하고 있는 소규모 수영장 시설에 대한 특별한 관리 규정이 없다.

다만, 수영장 시설로 신고할 경우에는 안전요원을 배치해야 하는 등의 수상안전 관련 의무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업종에서 운영되고 있는 소규모 수영장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소방당국, 경찰, 지자체 등에서 정부와 국회에 관리강화를 건의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상업시설 내에서의 수영장 시설에 대한 관리의무가 강화되면 관광숙박산업에서는 킬러 콘텐츠를 통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심을 명확히 설명하고 다이빙을 금지하는 안내문을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부착하거나 영유아의 경우 반드시 구명조끼를 입고 수영장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