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몽 불과했나?” 트렌드 변화 감지되는 요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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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단체관광 허용에도 분야별 매출상승폭 크지 않아
중국 정부가 지난 8월 10일부로 한국에 대한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했지만, 이른바 요우커(중국인 단체관광객)로 인한 국내 관광숙박산업의 매출상승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국내 관광 인프라가 크게 축소됐고, 중국인 여행객들의 관광 트렌드가 달라진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면세점 매출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1,36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조5,701억원)과 비교했을 때 27.6% 감소했다. 이용객 자체는 103만5,773명에서 206만3,989명으로 늘었지만, 매출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8월 이후 최근까지도 이 같은 매출추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8월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한 이후 상승했던 수혜주들이 9월말 10월초를 지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10월 13일 기준 7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8월 고점(9만4,000원) 대비 23% 감소한 수치다. 또한 신세계는 17만8,900원으로 장을 마쳤고, 8월 고점(21만7,000원) 대비 17% 하락했으며, 카지노주인 파라다이스는 지난 8월 14일 1만8,550원까지 상승했다가 10월 13일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1만4,80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처럼 요우커로 인한 기대효과가 크지 않은 이유는 중국 현지의 경제상황, 국내 관광 인프라의 부족, 달라지고 있는 여행 트렌드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우선 한국 단체관광이 재개됐음에도 국내 관광숙박산업의 매출상승이 크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과 비교했을 때 중국 경기가 나빠졌다는 점이다. 중국 국가여유부(관광부) 발표에 따르면 중추절과 국경절 연휴였던 9월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집계된 관광지출은 7,534억3,000만위안으로, 예상치인 7,825억위안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중국 경제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에 더해 부동산 위기와 미국 보호무역주의 등의 영향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명절에도 현지의 내수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단체관광 허용으로 인한 기대효과가 부진한 이유가 설명된다. 중국 단체관광을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도 원인이다. 당장 중국과 한국의 항공 노선이 부족한 상황이고, 수도권을 중심으로는 대형호텔들이 잇따라 문을 닫거나 업종을 전환한 상태다. 단체관광객을 위한 대형버스와 가이드도 부족할 뿐 아니라 중소형 규모의 여행사들도 대부분 폐업해 인프라 자체가 크게 약화됐다. 달라진 여행 트렌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는 관광과 쇼핑을 중심으로 한 패키지여행이 중심이었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여행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의 MZ세대가 선호하는 소규모 식당이나 카페에서 인스타그램용 사진 촬영을 즐기는 개별자유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단체관광이 비용적으로도 더 비싸다는 인식도 트렌드 변화의 주요 원인이다. 결과적으로 K콘텐츠의 세계적 유행과 요우커로 인한 시너지는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항공 노선이 확대되고 국내 관광 인프라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은 물론, 중국인의 소비경기도 살아나야만 사드 배치 이전과 같은 특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관광숙박산업에서도 이를 고려한 영업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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