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시설에 입실하는 투숙객에게 화재 피난 안내 영상·음향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률 개정이 추진될 예정이다. 부천 호텔 화재로 인한 규제강화가 또 늘어난 셈이다. 또 앞으로 E9 외국인 근로자는 소방안전교육을 이수해야 취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소방청은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제48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소방안전 정책 추진현황 및 발전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논의된 주요 내용으로는 최근 부천 호텔 화재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었던 숙박시설 소방 안전 확보 방안과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예방 대책 등이다.

소방청은 먼저 숙박시설에 입실하는 투숙객에게 영상‧음향 장치를 통해 건물구조에 적합한 화재 행동 요령을 자동으로 안내하는 ‘피난행동요령 사전 고지제’ 도입을 위한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소화기 사용 방법, 피난 안내도 등을 별도로 제작된 영상 등을 통해 손님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이미 PC·노래방 등에서는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시행되고 있다.

아울러 숙박업경영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던 스프링클러 설치 여부 공개 의무화도 예정대로 강행될 것으로 보인다. 스프링클러 설치 정보는 숙박예약앱과 숙박시설 출·입구에 공개된다. 다만, 스프링클러가 미설치된 숙박시설에서 소급 설치를 원할 경우 정부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고용노동부와 협업해 E9 비자를 발급받아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취업 전 소방안전교육이 실시될 예정이다.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의 경우 신속히 화재를 진화하고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신축 지하주차장에 습식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발화전 다량의 가스가 발생하는 전기차 특성을 고려해 연기감지기를 설치하도록 하는 소방시설법 개정이 추진된다.

기존 건물의 경우에도 화재안전기준에 맞춰 스프링클러와 감지기를 자율적으로 설치하도록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따라 지하 주차장을 운용하고 있는 숙박시설은 장기적으로 스프링클러 설치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 밖에도 리튬배터리를 특수가연물에 포함시켜 소방시설 설치 등 관리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합동으로 리튬배터리 화재에 적응성이 높은 소화약제와 장치 개발을 위한 R&D가 추진된다.

관광숙박산업 관계자는 “피난 안내 영상·음향장치 설치 의무화는 또 다른 지출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화재 예방도 물론 중요하지만, 부천 호텔 화재로 촉발된 연이은 규제 강화에 출혈이 심해지는 기존 숙박업경영자들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