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사고로 정부가 숙박시설에 대한 다양한 소방안전시설 규제 강화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는 주로 스프링클러 설치 소급적용과 방연마스크 설치 의무화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먼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의 내용은 지난해 8월 23일 고동진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방시설설치및관리에관한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소방법 개정안)’, 9월 13일 김태년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방법 개정안, 11월 25일 서기범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방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고동진 의원이 발의한 소방법 개정안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대상을 대통령령으로 다시금 설정하고 2027년 12월 31일까지 대통령이 지정한 시설에서 스프링클러가 신속하게 설치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설치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이다.

김태년 의원의 개정안은 많은 인명피해가 동반된 부천 호텔 화재사고가 스프링클러 의무화 대상이 설정되기 전 건축물이라는 점을 감안해 숙박시설 등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을 의무화 대상에 포함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설치비용을 지원하도록 하는 근거를 담아내고 있다.

서기범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 역시 부천 호텔 화재사고가 스프링클러 등 강화된 소방규정에서 제외되어 있는 만큼, 숙박시설 등을 포함해 스프링클러 의무화 대상을 다시금 규정하고 설치 비용을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3개의 개정안 모두 시설 용도를 구분해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고, 지원책을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는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위원장의 이름을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통폐합해 정리할 것으로 전망되며, 검토보고서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스프링클러 설치에 2조2,500억원이 추정된다며 수용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방연마스크 설치 의무화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도 발의되어 있는 상태다. 임오경 의원이 지난 10월 2일 대표발의한 다중이용업소의안전관리에관한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다중이용업소특별법 개정안)과 10월 29일 발의한 소방법 개정안에 각각 담겼다.

임오경 의원의 다중이용업소특별법 개정안과 소방법 개정안은 동일하게 숙박시설에 방연마스크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입법취지는 화재발생 시 유독가스에 의한 골든타임을 방연마스크를 통해 15분 이상 확보할 수 있다며, 구조와 대피에 필요한 시간도 그만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방연마스크 설치를 의무화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중이용업소특별법 개정안에서는 다중이용시설 전체, 소방법 개정안에서는 숙박시설 등을 의무화 대상에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관광숙박산업에서 임오경 의원이 발의한 각각의 개정안이 불합리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점은 다중이용업소특별법 개정안에는 설치에 필요한 비용을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단서조항이 있지만, 소방법 개정안에는 이러한 내용이 빠져있어 온전히 숙박업경영자가 설치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관광숙박산업 관계자는 “소방당국에서는 현재 스프링클러 설치, 피난안내 영상물 설치, 도어클로저 설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국회에서는 스프링클러 설치와 방연마스크 설치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규제가 한꺼번에 도입된다는 것도 문제고, 정부 지원 없이 설치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점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