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한마디에 수수료 개편, 부러운 관광숙박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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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덕하다” 한마디에 수수료 개편 검토 시작한 카카오
관광숙박산업이 택시업계를 부러움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카카오의 독점적 지위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부도덕하다”고 비판하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수료 체계 개편을 위해 택시 단체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겠다”며 즉각적인 대처에 나섰기 때문이다. 숙박예약앱의 광고비와 수수료가 주요 현안인 관광숙박산업에서는 상대적 박탈감까지 호소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1월 1일 서울 마포구의 한 북카페에서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나왔다. 이날 자리에는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국민 60여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카카오택시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가 너무 심하다는 개인택시 기사의 하소연에 대해 부도덕하다고 비난했다. 윤 대통령은 “카카오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며 “반드시 조치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언급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소위 약탈적 가격이라고 해서 돈을 거의 안 받거나 아주 낮은 가격으로 시작해 경쟁자를 다 없애버린 뒤 계속 유입을 이끌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서 받아먹는 것”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이어진 이후 카카오택시를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겠다며 바짝 엎드린 상태다. 사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던 상태다. 대구시가 지난 9월 공정위에 카카오모빌리티를 부당 가맹 계약 혐의로 조사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카카오택시는 대구시에서 운행 중인 택시가 대구시가 직접 서비스하고 있는 공공택시앱 ‘대구로택시’를 이용하거나 길에서 고객을 태운 상황에서도 운임의 20%를 수수료로 떼가고 있다. 대구시는 다른 앱을 이용하거나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고 길에서 택시기사가 직접 손님을 태운 경우에도 수수료가 발생하는 것은 부당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카카오모빌리티는 화물운송중개앱 ‘화물맨’의 기술 탈취 혐의에 대해서도 공정위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화물맨’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화물맨을 인수하기 위한 실사를 진행한 바 있다. 화물맨은 이러한 실사 과정에서 차주에게 운임을 미리 지급하는 기능과 맞춤형 중개 기능 등을 카카오모빌리티가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카오는 정부 기관으로부터 전방위적인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부도덕하다고 비판하자 택시 단체들과 긴급 간담회를 진행하겠다며 몸을 크게 낮춘 상태다. 다만, 숙박업 경영자들을 포함해 많은 자영업·소상공인들은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부러움 반, 허탈감 반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통령 한마디에 플랫폼기업이 수수료 개편을 검토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관광숙박산업은 숙박예약앱의 과도한 광고비와 수수료 문제를 정부에 끊임 없이 전달해 왔고, 오픈마켓이나 배달앱을 성토해 온 자영업·소상공인들도 많다. 이를 규제하기 위해 국회에는 ‘온라인플랫폼중개거래의공정화에관한법률안(온플법)’이 발의되어 있지만, 정작 온플법을 마련한 공정위는 자율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태다. 결국 대통령 한마디에 대기업이 수수료를 개편할 정도라면, 다른 플랫폼에서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정부가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관광숙박산업 관계자는 “이처럼 쉽고 빠르게 플랫폼 기업이 수수료 개편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사례를 본 적이 없다”며 “최근 6~7년 동안 관광숙박산업이 정부와 국회에 숙박예약앱 문제를 호소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허무하다는 감정마저 드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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