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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호텔 근로자 휴게시간, 온전치 못하면 임금 지급해야"

관리자 |
등록
2024.01.02 |
조회
1280
 

재판부 "휴게시간 중 짧은 손님 응대, 전화 통화 등 모두 근로시간으로 봐야"

근로자가 근로계약서에 지정된 휴게시간을 온전히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면,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2단독(판사 윤명화)은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숙박업경영자 A(52)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고 2023년 12월 3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5~11월 호텔 카운터 업무를 담당한 B씨에게 최저임금 시급액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고, 퇴직금의 경우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합의 없이 퇴직 이후 14일 이내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시 동구에서 숙박업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B씨와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상 B씨의 근무시간은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였으며, 지정된 휴게시간은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였다. 「근로기준법」 제54조 1항에 따르면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 부여를 규정하고 있다. 

다만 재판부는 B씨가 휴게시간에도 A씨의 지시 아래 업무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바로 옆에 직원 휴게실이 있고 카운터 앞에는 키오스크(무인 계산대)가 설치됐다는 점을 들어 무죄를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근로기준법」 제50조 3항에 따르면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명시되어 있다.    
  
법원은 B씨가 휴게시간에도 A씨의 지시 아래 업무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새벽 시간 키오스크 작동 오류 등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B씨 혼자 응대해야 했던 점, 기타 돌발상황, 간단한 청소 등 실질적으로 업주의 지휘·감독 아래 노무를 제공하는 시간으로 본 것이다.

A씨는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임금을 지급했고 7개월 동안 제외된 임금은 66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A씨의 지시사항 등을 보면 B씨에게 휴게시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다”면서 “실제 A씨와 B씨는 휴게시간에도 업무 관련 통화를 수 차례 한 점과 휴식 시간임에도 자유롭게 근무지를 벗어날 수 있거나 휴식·수면을 보장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두루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숙박업은 24시간 운영 특성이 있고, 24시간 중 수면시간, 식사시간, 손님이 없을 경우의 대기시간이 포함되어 있다. 손님이 일정한 시간에 온다면, 언제 쉬고 언제 일할지 명확하지만 실제 업무환경은 그렇지 못하다.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은 무급이지만, 대기시간은 유급으로 처리해야 하므로 관련 분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편이다. 

대기·휴게시간 구분에 가장 중요한 증거자료는 근로계약서다. 숙박업경영자들은 근로계약서에 근로·휴게시간을 명확하게 구분해 기재하는 것이 좋다. 근로계약서가 제대로 작성되어 있지 않아 휴게시간을 입증할 수 없는 경우 분쟁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를 채용하기 전 충분히 소통해 근로조건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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