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해 타인의 주민등록증은 물론 위·변조 신분증도 손쉽게 구할 수 있지만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일고 있다. 더욱이 이렇게 거래되는 가짜 신분증의 대부분이 술·담배 구입이나 유흥업소, 숙박업소 출입에 이용돼 청소년 탈선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인터넷 한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주민등록증의 은어인  ‘ㅁㅈ’ 과  ‘민증 구입’  등을 입력해 검색한 결과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 판매·구입이 이뤄지는 것이 쉽게 확인됐다.
거래를 통해 판매되는 신분증은 최소 3만원에서 최대 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구매자와 외모가 비슷한 신분증, 위조 여부를 확인하기 힘든 신분증도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고등학생 A군은  “타인의 주민등록증을 도용하면 문제가 큰 것은 알고 있지만 주위에 걸린 친구가 없다” 면서  “이미 친구들 사이에선 성인 신분증 1개는 필수인 상태” 라고 말했다. 이처럼 타인의 신분증 도용이 손쉽게 이뤄지고 위·변조하는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면서 청소년들이 탈선장소의 타깃으로 삼고 있는 유흥업소, 숙박업소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 청소년들이 가짜 신
분증을 이용해 출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행 주민등록법에 따라 타인의 주민등록증을 사용하거나 돈을 벌 목적으로 타인에게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주는 행위 등은 3년 이하의 징역 혹은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타인의 주민등록증을 이용해 술집 출입을 하거나 술·담배를 구입한다 해도 현장에서 붙잡히지 않는 한 처벌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인터넷을 통한 거래가 대부분 개인 간에 직거래 형태로 이뤄지고 있어 사실상 제재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가짜 신분증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숙박업 경영자들의 몫이된다. 청소년 이성혼숙으로 적발되면 위반횟수마다 300만원의 과태료와 과징금을 부과 받아 영업에 큰 타격을 받게된다.
그러나 가짜 신분증을 가려낼 방법이 없기 때문에 미성년자가 아님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성년자로 밝혀져 억울하게 단속에 걸리고 행정처벌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얼마 전 가짜 신분증을 들고 온 미성년자를 고용한 유흥업소 업주가 업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례도 있다. 이 업주는 신분증을 통해 나이 확인과정을 거쳤고, 사진과 얼굴을 살펴보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주민등록상의 주소 또는 주민등록번호를 외워보도록 하는 추가적인 연령확인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가짜신분증까지 만들어 내며 청소년의 탈선은 점점 늘어만 가고 있는 가운데, 업주의 청소년 신분 확인 의무와 책임은 날로 엄격해지고 있다. 신분 확인도 모자라 주민등록번호를 외워보도록 하게하는 것은 고객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어 서비스업종인 숙박업소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나 마찬가지다. 더욱이 신분증 위조는 공문서 위조로 엄연한 범죄행위인데도 그 책임을 업주에게 넘기는 것은 매우 가혹한 처사다.

재판부가 명분과 상식을 저버린 판결로 풍속영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어 숙박업 경영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