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래경찰서는 지난 8월 18일 손님이 현금으로 결재한 숙박비를 상습적으로 빼돌린 모텔 종업원 A(56·여)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17일 밤 11시 14분께 부산 동래구 자신이 일하는 모텔 안내실에서 손님이 낸 방값 4만원을 빼돌리는 등 총 145차례에 걸쳐 626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손님이 현금으로 계산한 방값을 챙긴 뒤 자신의 신용카드로 결재해 전표가 출력되면 다시 카드 승인을 취소하는 수법으로 돈 빼돌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월 10일에는 모텔에 위장취업한 뒤 금고에서 현금을 훔쳐 달아난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10일 모텔 카운터 금고에서 현금을 훔친 이모(25) 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3시 50분께 전주시 우아동 김모(46) 씨의 모텔에서 카운터 금고 안에 있는 현금 170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 씨는 돈을 훔칠 목적으로 이날 이 모텔에 위장취업한 뒤 김 씨가 자리를 비운 틈을 이용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이처럼 취업을 위장해 현금을 훔치는 범죄 행위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숙박업소의 경우 현금 유동량이 많은데다 이직률이 높아 구인이 어려워 위장취업 범죄에 매우 취약해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특히 밤샘 일을 하는 카운터 직원을 구하기가 어려워 신분 확인을 꼼꼼히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위장취업 범죄에 더욱 취약하다. 경기도의 한 모텔 경영자는  “사람이 없어서 외국인까지 데려다 일하는 판국인데, 인적사항을 검증한다고 하면 기분 나빠하며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 며  “어쩔 수 없이 비싸더라도 인력소개소에서 사을 소개받아 쓰고 있다” 고 토로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들어 생활비와 유흥비 마련을 위해 위장 취업을 한 뒤 금품을 훔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며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할 때에는 반드시 신분증이나 연락처, 주소를 확인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그밖에 종업원의 거주지와 자택 전화번호, 지인들의 번호를 파악하는 등 혹시 모를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확보하는 것도 좋다. 한편, 위장취업 범죄로 인해 고용주와 직원 간에 불신풍조가 확산될수록 숙박업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불신을 해소하고 상호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CCTV를 설치하고, 카운터에 고액의 현금이나 귀중품을 보관하지 않는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확보해 의심의 소지를 없애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