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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5천만명' 목표… 인프라는 태부족

관리자 |
등록
2023.11.13 |
조회
1337
 

외국인 관광객 사용 안하는 국내 OTA… 수수료 수조원 매년 해외로
서울관광 포화현상 여전… 지역·K콘텐츠 연계 상품 개발해야
국내 관광객 대부분 자유여행… 결제수단 등 편의성 제고 필요

“5년안에 외국인 관광객 5,000만명 유치 목표.”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인터파크트리플 비전 선포 미디어데이’에서 이수진 야놀자 대표가 강조한 메시지다. 또 이날 행사는 ‘인터파크트리플’로 사명을 변경한 인터파크가 ‘K트래블’의 중심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첫 자리이기도 했다. 야놀자가 지난해 인수한 인터파크는 여행·공연 부문의 전통 강자였고, 인터파크의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플랫폼 ‘트리플’의 AI 기술과 야놀자의 자유여행 상품 등을 기반으로 외국인 여행객을 위한 K-패키지 모델을 개발·공급해 국내부터 해외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여행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야놀자, 인터파크트리플의 이 같은 목표는 2027년까지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여행) 관광객 3,0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정부의 목표치를 크게 상회한다. 우리나라보다 관광객 수가 더 많은 일본은 2025년까지 3,000만명, 2030년쯤 4,000만명 이상 방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바운드 관광객 5,000만 시대 과연 가능한 것일까? 코로나 엔데믹 후 대관광시대를 맞아 여행·숙박업계가 당면한 과제와 전망을 짚어본다.

국내 톱2 OTA 야놀자·여기어때, 외국인은 사용안해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OTA(Online Travel Agency, 온라인 여행예약 대행 플랫폼)시장 규모는 696조3,000여억원으로 2019년 코로나 전의 70% 수준으로 회복됐다. 팬데믹으로 인해 위축됐던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OTA 시장 규모는 2027년 약 1,308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하는 세계시장 규모에 비해 국내 OTA의 글로벌 서비스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주로 사용중인 플랫폼은 익스피디아, 에어비앤비, 부킹닷컴, 아고다 등으로 국내 플랫폼을 사용하는 외국인들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국내 인바운드 시장 OTA 수수료는 매년 수조원에 달하지만, 사실상 모두 해외 OTA들이 독식하는 상황이다.

우선 국내 ‘톱2 플랫폼‘이라 불리는 야놀자와 여기어때를 해외 OTA와 비교해 봤을 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은 외국어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들은 국내 플랫폼으로 예약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립닷컴과 아고다가 각각 21개, 36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또 인수합병을 통해 지속적으로 대형화된 글로벌 OTA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국내 업체가 관광객을 유치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국내 OTA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 된 패키지 상품 개발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36개 언어로 서비스 중인 글로벌 OTA 아고다(홈페이지 캡처)
36개 언어로 서비스 중인 글로벌 OTA 아고다(홈페이지 캡처)

야놀자와 인터파크트리플은 ‘K-콘텐츠’가 열쇠라며 외국인 관광객들의 니즈에 맞는 패키지 상품을 구성해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보인다.

여전한 서울관광 포화현상
코로나 엔데믹 후 한국과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 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과거 일본은 도쿄 등 수도권 중심 관광체제였지만, 현재는 오사카, 후쿠오카 등 전국이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서울에 편중된 항공 노선과 콘텐츠 부족 등으로 관광지 다변화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2010~2014년만 하더라도 한국 인바운드 관광객은 일본보다 많았다. 2012년에는 한국(1,100만여명)이 일본(830만여명)과의 격차를 270여만명 이상으로 벌리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은 2015년부터 한국을 앞서기 시작했고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 한국(1750만여명)은 역대 최대 인바운드 관광객 수를 기록했으나 일본(3100만여명)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인바운드 관광객 격차 원인으로는 단기적으로 엔저 현상과 윤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 정책, 장기적으로는 일본 정부의 관광 다변화 정책 등의 성공이라 볼 수 있다. 한국은 현재 서울 중심으로 관광 상품이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국제공항, 지자체와 연계해 지방 여행을 활성화 해야한다”며 “외국인들이 열광하는 K-팝 콘서트를 지방에서도 열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각 지역별 특색을 반영한 경쟁력 있는 K-콘텐츠 상품을 기획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입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달라진 여행 트렌드… 자유여행객을 잡아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 수는 443만796명으로 2019년 동기 대비 52.5% 회복한 수치다. 인바운드 관광객의 뚜렷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여행사들의 체감은 낮은 수준이다. 대부분 FIT(Foreign Independent Tour, 자유여행)이기 때문이다. FIT의 강세는 미국·유럽 등 장거리는 물론 동남아시아·일본 등 단거리 여행객들에게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행 단체여행을 전면 허용한 중국 같은 경우 눈여겨 볼만하다.

트립닷컴 그룹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 주문은 전년동기비 20배 가까이 늘었다. 아웃바운드 여행시장이 열린 이후 수요가 급성장 한 것이다. 또 최근 3년간 중국인들의 여행 스타일도 변했는데 유명하고 대중적인 장소보다는 SNS나 유튜브를 통해 취향에 맞는 여행지를 선택하고, 자신만의 여행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선호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형화된 여행보다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고 로컬 맛집을 방문하는 등 현지 정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체험을 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내 관광숙박산업이 앞으로 열리게 될 인바운드 관광시장을 대비하고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 중 하나는 관광객들의 편의성 증대다. 방한 외국인들이 불편함을 느낀다면 즉시 SNS 등을 통해 다른 관광객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좋은 여행 경험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방한 관광객들이 가장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결제방식이다. 한때 신용카드 보급률 400%를 자랑할 만큼 뛰어난 한국의 결제 인프라는 반대로 외국인에겐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국내 카드 결제기 대부분 IC(집적회로)칩이나 MST(마그네틱보안전송) 방식을 사용한다.

유럽이나 미국은 NFC 단말기, 중국·동남아는 QR 결제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성 증대를 위해 단말기의 범용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현재 현금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위챗페이 운영사인 텐센트와 알리페이 운영사인 알리바바 그룹이 항저우 아시안 게임과 같은 국제 스포츠 행사를 위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대폭 개선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편의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양대 간편 결제 서비스로 자리잡은 알리페이(왼쪽)와 위챗페이
중국의 양대 간편 결제 서비스로 자리잡은 알리페이(왼쪽)와 위챗페이

또 하나는 바로 부실한 외국어 서비스다. 숙박시설·관광지의 외국어 콘텐츠 및 응대 강화가 필요하고 교통을 모르는 외국인들을 위한 픽업 서비스도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나아가 눈높이가 높아진 인바운드 관광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일시적 프로모션보다 중장기적인 마케팅 프로젝트를 수립해 숙박 서비스를 넘어 다양한 체험 상품까지 제공한다면, 인식도가 증가하고 SNS 등을 통해 재방문을 이끌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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