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호텔 유치하는 세종시, 주민반대에 ‘주춤’
|
주민들은 비대위 출범, 지역상인들은 찬성 운동
2025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 2027년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등 국제행사를 연달아 유치한 세종시가 부족한 숙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규모 숙박시설 건립을 허용하는 내용의 용도제한 완화를 추진하기로 했지만, 주민반대 의견에 부딪치면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종시는 최근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중심부인 어진동과 나성동 일대에 소규모 숙박시설 건립을 허용하는 형태로 용도제한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거와 교육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어진동과 나성동 일대 중심상업지역을 대상으로 호스텔 등 소규모 숙박시설이 입주할 수 있도록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한다는 것이다. 세종시에 따르면 현재 세종시에는 47개 중앙행정기관과 국책연구기관을 비롯한 31개 공공기관이 입주해 많은 외지인이 찾고 있지만, 숙박시설이 부족해 상당수 방문객이 대전 유성구와 충남 공주, 청주 등의 숙박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특히 2025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 2027년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등 국제행사를 앞두고 있어 숙박시설 추가 확충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세종시는 주민 공람공고 등 행정절차를 거쳐 오는 10월까지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완료하고, 기존 건축물의 용도변경은 주거, 학교 등 입지 여건을 고려해 건축기준 및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해 개별적으로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정작 어진동과 나성동 일대의 학부모를 중심으로 한 주민사회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표류될 위기에 처했다. 실제 나성동 일대 6대 아파트 단지 입주자대표회의는 세종시의 발표 이후 8월부터 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나성동 입주자대표회의 연합 공동 대표단은 이미 ‘숙박업(모텔) 설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지난 2021년 당시 세종시가 보람동 상가에 숙박업 허용을 추진하다가 5,500여명의 반대 서명에 무산된 바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책위는 세종시가 숙박업이 아닌 소형호텔업에 대한 허가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소형호텔이 결국에는 모텔처럼 운영될 것이 뻔하고, 이미 유흥업은 위락지구에서만 허용되고 있기 때문에 주거지역과 밀접한 상권에서의 숙박시설 건립은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주민의견과 달리 지역상인들은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다. 2021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세종시의 호텔 건립 계획이 주민 반대로 무산되어 왔는데, 그때마다 지역경제 활성화가 주춤했다는 것이다. 세종시 소상공인연합회는 호텔을 유해업소로 인식하는 주민들의 시선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외지인의 체류시간을 늘리려면 숙박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역상인들은 지난 8월 10일부터 상권 일대에서 ‘중저가 호텔 찬성’ 릴레이 서명운동에 돌입한 상황이다. 상인들은 세종시가 발전 가능성이 불투명한 도시로 인식되고 있는 이유가 교통불편, 상가공실, 부동산 하락세 때문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숙박시설이 필요하고, 도시가 발전하면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사실 세종시의 갈등은 관광숙박산업에서는 익숙한 풍경이다. 신도시를 중심으로는 숙박업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경기도 일산의 일부 지역에서는 실제로 신규 숙박업 설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고, 인천의 송도에는 관광호텔을 제외한 숙박시설 전체와 유흥 관련 업종 자체가 없다. 하지만 세종시는 부족한 숙박시설을 확보해 국제대회 성공개최와 지역경제 발전을 모두 유도해야 하는 것이 숙제다. 이미 소형호텔 건립 계획이 2차례 무산된 바 있어 세종시가 어떤 형태의 해법을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
이전글 | 잡음 많았던 잼버리 속 유니룩스 세탁시설 ‘호평’ |
---|---|
다음글 | 다른 업종에서도 사망사고, 소규모 수영장 딜레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