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대 경쟁률에서 마이너스가 된 생활숙박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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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인기 투자상품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전락
한때 수백대일의 경쟁률을 자랑할 정도로 분양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던 생활숙박시설이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정부의 판단이 나온 이후 ‘마이너스 프리미엄(이하 마피)’이 등장할 정도로 가치가 급락한 상황이다. 생활숙박시설은 공중위생관리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생활숙박업을 의미한다. 일반숙박업과 가장 큰 차이점은 객실 내부에 취사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는 시설적 차이와 객실마다 개별등기가 가능해 분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과세 등을 피할 수 있는 투자처로 각광받았다. 실제 분양시장에서는 생활숙박시설이 분양형 호텔 등으로 불리며 주거시설로 활용 가능한 투자상품으로 둔갑해 소개됐다. 이에 많은 투자자들이 객실을 분양받기 위해 몰렸고, 지난 2021년 부산에 공급된 ‘롯데캐슬 드메르’의 경우 356대 1, 같은 해 ‘힐스테이트 청주 센트럴’의 경우 862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폭발적인 수요가 있었다. 하지만 거주 용도로 활용할 수 없다는 정부의 강경한 입장이 발표되고 고금리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생활형 숙박시설은 마피가 등장할 정도로 가치평가가 급락했다. 특히 생활숙박시설을 둘러싼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생활숙박시설이 부동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당시인 2020년 전후에는 갈등의 양상이 주로 수익배분에서 나타났다. 위탁운영사가 객실마다 발생한 수익을 개별적으로 관리하고 수익을 배분해야 했지만, 이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수분양자와 위탁운영사 간 소송이 많았다. 또한 정부가 거주 용도로 활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한 이후에는 수분양자와 정부 사이에서의 갈등도 불거졌다. 거주용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분양사의 홍보를 믿고 분양을 받은 수분양자들이 정부에 관리부실 책임을 떠넘기며 해법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건축물 용도가 생활숙박시설인 경우 숙박업으로 등록하거나 오는 10월 14일까지 한시적으로 규제를 완화해 오피스텔로 용도를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제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숙박업으로 등록하거나 오피스텔로 용도를 전환한 비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이 국토교통부로 전달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으로 생활숙박시설 중 용도를 변경한 비율은 전체 8만6,920객실 중 1,033객실로 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가 5월말 기준으로 발표한 자료에서도 제주도 내 전체 생활숙박시설 1만220개 객실 가운데 4천546개 객실은 아직 용도를 전환하지 않은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갈등의 양산도 달라지고 있다. 분양을 통해 객실마다 소유주가 다른 생활숙박시설에서 이제는 소유주 간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숙박업으로 등록하길 원하는 소유주가 있는가 하면, 오피스텔로 용도를 전환하길 바라는 소유주가 나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경기도 화성시의 한 생활숙박시설에서는 위탁운영사가 일부 객실 소유주의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건축물 전체를 숙박업으로 등록했다. 이 때문에 소송전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결과적으로 생활숙박시설은 이제 분양투자상품으로 가치가 크게 떨어진 상태다. 실제 분양상품으로 개발되더라도 거주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오피스텔보다도 가치평가가 낮다. 더구나 끊임없이 발생하는 갈등 역시도 저평가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생활숙박시설이 관광숙박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떨어질 전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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