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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불법 숙박시설 퇴출 예고… 현실은 조삼모사

관리자 |
등록
2024.08.30 |
조회
533
 

내국인 이용 제한은 없어… 기존 숙박업과 경쟁 구도 여전할 듯

에어비앤비에서 국내 미신고 숙박시설이 퇴출당할 예정이다. 다만, 현행법상 불법인 내국인 숙박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어 지적된다.

글로벌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호스트들의 영업 신고 제출을 의무화해 신고 없이 등록된 숙박시설들을 순차적으로 삭제해 나갈 예정이라고 7월 11일 밝혔다. 먼저 올 연말부터 신규 이용자들은 영업신고증 등 신고 정보를 필수로 제출해야 플랫폼 이용이 가능해진다. 기존에 등록되어 있던 숙박시설들은 내년 말까지 영업신고증을 제출해야 하며, 기한이 지날 경우 플랫폼에서 삭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주거용 건물이 아닌 오피스텔, 원룸, 근린생활시설 등에서 운영되던 불법공유숙박시설들은 플랫폼에서 강제 퇴출당할 전망이다. 공유숙박 사업자 대다수는 관광진흥법에 따르는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으로 허가받고 있는데, 주거용이 아닌 건물들은 어떤 방법으로도 관광숙박업 허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좋아 많은 오피스텔들은 암암리에 불법공유숙박을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에어비앤비의 영업 신고 의무화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공유숙박 이용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내국인 숙박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대책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외국인도시민박업으로는 내국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합법적으로 내국인을 받으려면 ‘한옥체험업’을 허가받거나, 서울·부산지역 한정으로 규제샌드박스로 지정된 공유숙박 플랫폼을 사용해야 한다.

아울러 최근 공유숙박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미신고 영업을 꺼리거나 단기임대 플랫폼으로 넘어가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자체의 단속 강화, 과열 경쟁, 경쟁시설의 신고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미신고 숙박시설들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내국인 이용에 대한 대책이 빠진 에어비앤비의 이번 결정은 조삼모사라는 의견이다. 아울러 정부가 발표한 내국인 공유숙박 합법화 추진, 공정위와의 소송전 등을 고려한 시간 벌기 전략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에어비앤비를 상대로 호스트 신원정보 비공개를 지적하며 행위금지·이행명령을 부과하고, 과태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에어비앤비는 이에 반발, 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은 최근 에어비앤비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상태다. 

결론적으로 공은 정부에게 넘어간 상황이다. 내국인들이 에어비앤비를 계속 이용하는 한, 기존 숙박업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불법숙박영업장들이 사라져도 그 자리를 채우려는 투자자들은 들어오기 마련이다. 정부가 내국인 공유숙박 합법화 기조를 유지하는 한 에어비앤비가 아니더라도 공유숙박 활성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국 기존 숙박산업과 공유숙박은 절충점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정부가 최근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들과 협의가 전혀 없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관광숙박산업에서는 정부가 기존 산업 종사자들을 지나치게 무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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