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5단계로 상향하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업종이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금지된 가운데, 일부 유흥시설이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호텔객실에서 연장하는 편법운영이 경찰에 적발되고 있다. 만약 호텔객실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할 경우 숙박시설이 집합금지업종으로 지정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최근 유흥업소 업주 A씨와 호텔대표 B씨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로 내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B씨가 운영하고 있는 서울 강남의 한 호텔객실을 룸살롱의 내부 시설과 유사하게 꾸미고, 오후 9시 이후 유흥업소 고객들을 해당 객실에 출입하도록 하면서 영업을 지속해 왔다.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배경도 눈길을 끈다. A씨의 유흥업소를 이용한 고객이 호텔객실을 안내받자 경찰에 신고한 것이 발단이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고,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유흥업소를 이용하는 고객들조차 이러한 편법운영 형태를 불법행위로 의심해 경찰에 신고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신고자들은 유흥업소 측에서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불가능하다며 호텔로 안내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해당 유흥업소가 일반음식점으로 영업허가를 받았는지, 유흥시설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유흥시설로 밝혀질 경우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한 혐의를 받으며, 일반음식점의 경우 오후 9시 이후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 서울시를 비롯해 수도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라 헌팅포차, 감성주점, 단란주점, 유흥주점, 콜라텍 등 5개 업종이 집합금지업종으로 지정됐다. 오후 9시 이후 영업만 중단된 것이 아니라 영업자체를 할 수 없다. 반면에 호텔 등 숙박시설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최고단계로 상향되더라도 감염병 위험업종이 아니기 때문에 영업에 제한이 없다.

이 때문에 유흥시설에서는 호텔객실을 빌려 오후 9시 이후에도 영업을 계속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일부 숙박업 경영자들은 인근의 유흥업소로부터 다양한 제안을 받고 있다며, 영업환경이 위축된 상황에서 판로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행정명령을 위반한 혐의로 적발될 수 있기 때문에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숙박업 경영자가 유흥시설의 편법운영을 알고도 객실을 제공했다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과태료 또는 벌금과 함께 지자체로부터 집합금지시설로 지정되어 영업의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더구나 이 같은 사례가 관광숙박산업에서 증가할 경우 업종 자체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여지도 충분한 상황이다.

실제 제주도의 경우 게스트하우스 심야파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도내 전체 게스트하우스의 심야파티를 금지한 바 있다. 더구나 정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준하는 2단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숙박시설에서 주관하는 연말행사, 심야파티 등을 전면금지했다. 더 이상 숙박시설도 정부의 강력한 방역조치에서 자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이에 따라 숙박업 경영자들은 유흥시설에서 객실을 이용하는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해 산업 전체에 피해가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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