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공유경제기업이 사실상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공유경제 활성화를 코로나19로 위축된 시장경기 회복방안으로 제시한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에어비앤비, 우버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유경제기업 중 하나인 중국의 오포가 사실상 폐업상태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콰이커지 등 중국의 언론매체에 따르면 베이징에 위치한 오포 본사 사무실이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의 오포(ofo) 기업은 세계 최대 공유자전거 전문기업으로, 에어비앤비, 우버와 함께 공유경제사업을 크게 성공시킨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주요 전략은 오포 플랫폼을 통해 가장 가까운 곳에 세워진 공유자전거를 저렴한 비용으로 렌탈할 수 있고, 목적지에 도착한 이후에는 아무 곳에나 세워두면 된다. 다음 사용자가 오포 플랫폼을 통해 공유자전거의 위치를 확인하고 이용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과 편의성을 극대화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의 오포가 성공한 또 다른 배경은 대형투자를 유치해 빠른 시일에 양적성장을 이뤘기 때문이다. 오포는 특유의 노란색 공유자전거 ‘샤오황처(小黃車)’를 통해 사업을 시작해 2년 만에 40억달러(약 4조7,700억원)에 이르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일리바바와 디디추싱 등 수많은 기업들이 150억 위안(약 2조5,554억원) 가량 투자했기 때문이다. 이에 오포는 21개국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2,300만대의 자전거와 2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2015년 6월 베이징대학에서 교내 공유자전거 사업으로 출발한 오포는 창업 2년 만에 세계적으로 성공한 공유경제기업으로 평가받았지만, 창업 3년째인 2018년부터 위기를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 경쟁기업을 따돌리기 위한 할인이벤트로 사실상 무상에 아까운 이용요금을 형성하게 됐고, 고장 난 자전거는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폐기처분하는 등의 방만한 경영으로 투자금 6억 달러(약 7.158억원)를 탕진하기도 했다.
결국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많은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고, 자금부족에 시달린 오포는 이용자들의 보증금까지 유용했다. 이용자들이 처음 회원가입할 때 지불하는 보증금은 회원탈퇴 시 오포가 되돌려주어야 하는 비용이다. 2018년 말에는 보유현금이 모두 바닥난 것으로 알려졌고, 현재까지 15억 위안이 넘는 이용자 보증금과 5억 위안 규모의 자전거 제작대금을 지불하지 못해 소송에 휘말린 상황이다.
한 때 오포는 공유경제 분야에서 롤모델로 통용됐다. 우리나라에서 서울시의 공공자전거 서비스 따르릉을 비롯해 최근 유행하고 있는 공유퀵보드 사업 등이 모두 오포를 벤치마킹한 사업이다. 특히 에어비앤비의 공유숙박, 우버의 공유자동차와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크게 성공한 공유경제기업으로도 평가받았다. 하지만 투자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수익이 없었던 것은 물론, 구조적으로도 수익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으며 역사의 뒤안 길로 사라지고 있다.
이 때문에 사실상 공유경제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에는 에어비앤비를 비롯해 우버 역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감축은 물론 매출 역시 70~80%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유경제기업인 에어비앤비와 우버 모두 전문분야에서 벗어나 여행방송 콘텐츠제작업이나 음식배달 플랫폼 등 사업영역을 선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공유경제기업들은 일시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였지만, 대형투자를 유치하는 형태로 발전했고, 사업의 지속성에 있어서는 많은 약점을 드러내면서 성장이 정체상태에 놓였다. 이는 공유경제 활성화를 포스트 코로나 정책으로 발표한 정부의 정책기조에도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게 되는 배경이다. 기존 관광숙박산업의 영업환경을 위축시키면서까지 공유숙박 법제화를 도입할 가치가 있는지 전면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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