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위축된 관광숙박산업이 모처럼 하계 휴가철을 맞이하면서 활력을 되찾고 있는 가운데, 무허가 불법숙박시설이 영업력을 확대하면서 그대로 소비자 피해가 늘어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무허가 불법숙박시설로 인한 다양한 유형의 소비자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YTN은 경기도 포천에서의 한 갈빗집에서 불법숙박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현장을 포착해 보도했다. 소비자들이 숙박예약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으로만 해당시설을 확인하고 숙박을 예약했지만, 예약당일 비위생적인 숙박환경을 확인하고 실랑이 끝에 환불을 받은 것이다.
화가 난 소비자들은 후기를 남기기 위해 온라인에서 해당 펜션의 정보를 찾았지만, 사업장은 갈빗집으로 변경되어 있었다. 식당에서 무허가 불법숙박시설을 운영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를 단속해야 할 지자체에서는 숙박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증거가 존재해야 한다며, 현장적발이 어렵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는 무허가 불법숙박시설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또한 호객행위를 통해 숙박시설을 접하는 소비자들의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주로 관광도시의 시외버스터미널이나 역사 인근에서 이뤄지는 숙박호객행위는 상당수가 허가를 받지 않고 숙박서비스를 제공하는 무허가 불법숙박시설들로 확인되고 있다. 실제 호객행위를 통해 소비자들이 안내 받고 있는 숙박시설은 오피스텔, 아파트, 일반 주택과 같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숙박관련업종의 허가를 받을 수 없는 장소들이다.
여기에 더해 임대인들의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최근 속초에서는 임대인 몰래 전원주택을 이용해 불법 숙박영업을 하던 세입자가 적발됐다. 임대인은 세컨하우스로 사용할 예정이라는 세입자의 말만 믿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가 인근 주민들이 매주 차들이 드나들고 모르는 사람들이 마을을 돌아다니고 있다는 말을 전해 살펴보다가 한 공유숙박 플랫폼에서 본인이 임대해 준 전원주택이 숙박시설로 예약자를 모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경찰에 신고해 무허가 숙박시설을 운영한 사업자가 적발된 것이다.
언론에서 잇따라 무허가 불법숙박시설을 사회적 문제로 지적하고 있지만, 해당 불법시설들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증거확보가 어려움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숙박환경을 제공하고 요금을 받는 행위 자체를 적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이를 ‘사막에서 바늘찾기’에 비유하기도 했다. 주택, 아파트, 오피스텔 등 불법행위가 이뤄지는 지역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수만가구를 일일이 점검하기 어려워 현장적발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숙박예약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는 거래에 대해서도 숙박을 예약한 소비자를 특정하거나 추적하기 어렵기 때문에 증거를 수집하기 힘들다는 해명이다.
결국 현재 무허가 불법숙박시설은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서 정상적인 숙박시설의 영업환경을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 소비자 위생과 안전에도 큰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 올해 설 연휴 기간 중 동해시의 한 무허가 불법펜션에서는 가스폭발사고가 발생해 일가족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숙박예약이 가능한 플랫폼을 규제해 무허가 숙박시설의 경우 시설 자체를 등록할 수 없도록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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