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이 게스트하우스 또는 공유숙박시설로 활용되고 있는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이 코로나19로 업종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내국인 대상 숙박영업은 불법이며, 외국인을 대상으로만 숙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올해 성장률이 1자릿수에 그친 상황이다.
행정안전부에서 공개한 2020년도 7월 31일자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 등록현황에 따르면 전국에서 총 1,881개의 시설이 정상운영 중이다. 특히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은 다른 숙박업종 대비 등록허가가 까다롭지 않다는 점이 특징이다. 도시 지역 230㎡ 이하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아파트, 연립주택 등을 활용해 소방시설을 완비하고 거주조건과 숙박서비스 체계를 갖춘다면 누구나 도시 지역에서 숙박시설을 운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은 2012년 첫 도입된 이후 해마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첫해인 2012년에는 등록시설이 52개에 불과했지만, 2013년에는 190% 성장해 151개로 증가했고, 해마다 40%~50%가 증가해 1,881개로 늘어난 상황이다.
무엇보다 중국인 관광객을 일컫는 요우커로 관광숙박산업의 큰 성장이 기대됐던 2015년 이후부터는 해마다 200개 이상 신규 시설이 창업했고, 무허가 불법공유숙박시설을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경로로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을 활용하는 방법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해에는 457개의 신규업소가 등록해 역대 최대 규모의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이 같은 업종의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매년 30%~40%의 꾸준한 증가율을 나타냈던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이 올해는 7월 말 기준으로 9% 성장률에 멈춘 것이다. 이는 업종이 처음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또한 폐업률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연도별 폐업현황을 살펴보면 시장규모가 성장해 온 만큼, 폐업도 해마다 증가해 왔지만, 7월말 기준으로 올해 지자체에 폐업신청한 게스트하우스 등은 159개로 집계됐다. 폐업이 가장 많았던 시기는 274개가 집계된 작년이다. 아직 5개월을 남겨둔 상황이며,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하반기부터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점에서 폭발적인 폐업률이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휴업을 신청한 외국인관광도시민박시설은 벌써 22개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휴업신청건수가 19개에 불과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이미 휴업신청건수는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사실 외국인관광도시민박시설은 외국인들이 관광거점으로 활용하는 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서울에서도 홍대가 위치한 마포구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490개가 운영되고 있고, 이태원이 위치한 용산구가 211개로 전국기초단체 중 마포구 다음으로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시설이 가장 많이 밀집해 있다. 지방에서는 전북 전주시가 112개로 가장 많다.
결국 외국인을 대상으로만 숙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등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시설은 코로나19와 같이 국제관광이 위축될 경우 종사자들이 생존권을 위협받는 취약업종으로 분리되고 있다. 이는 관광숙박산업이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관광도시 및 기초단체의 사회적 문제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게스트하우스는 위축된 영업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일반적인 주택임대차계약과 같이 외국인에게 월 단위로 객실을 장기임대해 주는 형태로 영업방식을 변경하고 있다. 하지만 숙박시설의 객실은 주택임대차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시적인 보완책이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는 일시적으로 내국인 숙박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자칫 공유숙박 법제화로 이어질 수 있어 반대의견이 높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의 가정문화를 소개하겠다며 도입한 업종이기 때문에 입법취지에도 어긋난다. 결과적으로 외국인관광도시민박은 코로나19가 안정세로 돌아설 때까지 영업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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