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숙박산업이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제주도가 객실과잉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도 내 관광숙박업의 공급을 억제하는 내용의 조례를 입법예고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제주도에서는 일반주거지역 내 관광숙박업의 신규사업을 제한하며, 자연녹지지역 내에서도 개발면적을 1만제곱미터로 제한된다.

제주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주특별자치도 관광진흥 조례 일부개정안’을 8월 12일부터 9월 1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례안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관광진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에 따른 관광사업 종류 재분류와 유원시설업 안전사고 예방 보완, 관광숙박업시설의 객실과잉공급 문제를 억제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먼저 개정안에 따르면 객실과잉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주거지역에서의 관광숙박업 신규 시설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현행 도시계획조례 상 자연녹지지역 내 개발면적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후 3만제곱미터까지 가능했지만, 이번 조례안에서는 자연녹지지역 내 관광숙박업 개발을 1만제곱미터 이내로 제한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제주도에서는 특급호텔 등 신규 대형숙박시설의 개발제한은 물론, 도심상권에서의 일반 숙박업 창업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개발사업에 포함된 휴양콘도미니엄 시설 분양 시 가족 간 분양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 제주도는 투자유치를 위해 개발사업장 내 2인 이상 분양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개정안에서는 가족 간 분양 금지 조항이 없어 주거용으로 편법 사용될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족만을 수분양자로 하지 못하도록 단서 조항을 신설한 것이다.

의무적으로 호텔업 등급결정을 받아야 하는 범위에 가족호텔업이 추가했으며, 감염병 발생 시 호텔업 등급평가를 정상적으로 실시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른 일정 수준의 위기경보가 발령된 경우 등급결정 기간을 위기경보 해제일 기준 1년 범위에서 도지사가 고시하는 기간까지 연장 가능하도록 등급평가 심사유예 조항도 신설했다.

한옥체험업은 관광편의시설업에서 관광객이용시설업으로 재분류됐고, 한옥의 양식·면적 제한 및 편의시설 설치, 위생 및 안전관리 사항 등의 등록기준도 신설했다. 여기에 더해 유원시설업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내용도 개정안에 신설됐다. 유기시설 또는 유기기구의 주요 부품의 결함 또는 노후화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유원시설업 허가 또는 신고 시 ‘주요 부품의 주기적 교체 계획에 관한 사항’을 포함한 것이다. 가상현실 기술을 사용하는 실내 유원시설업은 청소년게임제공업 또는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의 시설을 분리, 구획 또는 구분되지 않을 수 있도록 시설기준을 완화했다.

이 같은 개정안의 내용은 객실과잉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제도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 등을 개선·보완하고, 개정된 관광진흥법의 내용을 토대로 조례 내용을 정비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입법예고 기간인 9월 1일 이후 제주도에서 공포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연내 시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제주도는 유요커로 대표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증가로, 한 때 숙박시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지역 내 관광숙박산업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객실과잉공급 문제가 두르러졌고, 이는 지역사회 문제로까지 확대됐다. 결국 사전에 신규 숙박시설 및 대형숙박시설의 공급을 차단하는 형태로 객실과잉공급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규진입을 차단하는 형태의 대책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시간이 흐른 후에야 확인될 전망이다.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객실과잉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곳은 제주도가 사실상 유일하기 때문에 관광숙박산업 관계자들의 시선이 집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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