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배달의민족과 같은 배달앱, 야놀자와 여기어때와 같은 숙박예약앱을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행위를 심사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하고, 내년까지 플랫폼산업에서 발생하는 사건의 심사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가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본격 감시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숙박예약앱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는 현행 시장 지배력 남용, 불공정 심사 기준 등이 단면시장을 염두에 두고 마련됐다는 점에서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예를 들어 현재 시장 지배력 남용에 대한 심사 기준은 사업자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을 때 소비자가 다른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이는 독과점, 시장 지배력 남용 등의 판단으로 이어진다. 그런대 플랫폼 사업은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어느 한 쪽에는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숙박업 경영자는 숙박시설을 홍보하기 위해 광고비를 집행하지만, 소비자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을 어디까지로 확정할지 판단기준이 어려운 것이다.
여기에 더해 플랫폼 사업자가 부수적인 관련 사업을 영위해, 자사서비스를 경쟁 사업자의 서비스보다 우대하는 행위인 자사우대행위, 자사 고객이 동시에 여러 플랫폼을 이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멀티호밍차단, 다른 판매경로의 가격과 비교해 최소 동일하거나 그보다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도록 요구하는 최혜국대우요구 등 새로운 형태의 경쟁전략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OTA(온라인여행사)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새로운 형태의 강요행위로, 실제 특정 OTA는 중소형호텔 등에 다른 OTA 플랫폼에서보다 낮은 가격으로 숙박요금을 책정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시장질서교란 행위가 나타남에 따라 정부가 칼을 빼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배달의민족은 정액제로 운영하던 요금제를 5.8%의 수수료를 책정해 정량제로 전환하며 사실상 수수료 인상을 시도했다가 여론악화로 정책을 중단한 바 있다. 결국 공정위는 이 같은 사례가 발생할 경우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고,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법 위반을 예방하기 위해 플랫폼 분야에 별도로 적용되는 심사 지침 제정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고려대 이황 교수와 공정위 사무처장이 민·관 공동위원장으로 발족된 ‘온라인 플랫폼 분야 법 집행 기준 마련 TF’는 2020년 11월까지 매월 회의를 개최해 논의 과제를 토론한다. 특히 6월과 11월에는 한국경쟁법학회 등과 공동으로 온라인 플랫폼 관련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관련 연구용역도 실시해 플랫폼 사업자의 새로운 행위 유형에 대한 위법성 판단 기준을 선정한다.
공정위는 이번 TF의 활동으로 심사 지침을 마련할 경우 법 집행의 시장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신규 플랫폼 사업의 시장진입 등 혁신경쟁 촉발 및 플랫폼 사업자 간 공정거래질서 확립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관광숙박산업에서는 갈수록 시장지배력이 높아지고 있는 숙박예약앱과 OTA 사업자의 불공정관행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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