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국내 관광숙박산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형 호텔위탁운영사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는가 하면, 일부 소규모 위탁운영사는 기존 계약들이 중단됐고, 호텔을 임차해 경영하고 있는 임차인들은 임대료 지불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위탁운영사와 임차인들이 취약계층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대형 위탁운영사 중 한 곳인 (주)에이치티씨(HTC)가 지난 3월 26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에이치티씨는 지난 1997년 창립되어 호텔, 리조트, 레지던스, 연수원 등 30여개 사업장과 3,000여개 객실을 운영해 온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 매출은 2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숙박업계에서는 대형 위탁운영사 중 한 곳이다.
하지만 에이치티씨는 메르스 사태와 중국의 사드 보복,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손실까지 누적되면서 기업의 부채를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 법원의 관리 아래 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게 되는 기업회생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 신라호텔 출신 김곤중 사장이 창업한 에이치티씨는 로얄엠포리움호텔(인천), 호텔아벤트리종로, 오크밸리(강원도), 신라스테이동탄, 인천하버파크호텔, 중국화산국제호텔 등을 운영했으며, 현재는 청풍리조트, 삼성전자 영덕연수원, 라마다앙코르마곡호텔, 호텔아벤트리부산 등을 위탁운영 중이다.
이 같은 대형 위탁운영사 뿐 아니라 중소규모의 위탁운영사들도 사실상 올스톱 상태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호텔 3개를 위탁운영해 왔던 A 업체는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이후 3월부터 모든 거래가 중단되어 사실상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휴업상태에 놓였으며, 중소규모의 위탁운영사인 B 업체 역시 일부 호텔의 거래가 중단되어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호텔을 임차해 운영 중인 숙박업 경영자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당장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임대료를 부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이후 상당수 임차인들은 임대료를 지불하기에도 버거운 적자운영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수익이 발생하더라도 임대료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영업이익을 고사하고 본인의 인건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2월을 지나 3월부터 숙박예약률이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일부 OTA(온라인 여행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3월 중순 이후부터 특급호텔과 풀빌라 펜션, 주요 관광지의 중소호텔 숙박예약률이 개선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불거진 설 연휴 직후부터 2월 한 달 동안 숙박예약률이 바닥을 쳤다가 3월 이후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봄철 여행객이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대신,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숙박시설을 선택해 객실 내에서 독립적으로 여행의 운치를 즐기려는 인구가 증가한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또한 세계적으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지만, 기온이 높아질수록 바이러스의 활동이 감소한다는 일반적인 상식으로 인해 5월부터는 다시금 여행인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여전한 문제는 코로나19의 확산이 자연스럽게 감소되어 국민이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설 때까지 숙박업 경영자가 특별한 대책을 강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결국 장기화될수록 위탁운영사와 임차인들의 부담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광숙박산업의 취약계층으로 몰리고 있는 사업자들을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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