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숙박요금을 기준으로 2만원선이 붕괴되는 모습까지 목격되고 있다. 이는 ‘앱’으로 통칭되는 국내 숙박예약어플에 대한 의존성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상당수 숙박업 경영자들은 출혈경쟁의 발단을 예약앱으로 보고 있다. 투숙객들이 앱을 통해 객실 상태와 가격 등을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숙박업에 본격적인 출혈경쟁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경영자는 “과거에는 시설이 낙후된 곳에서 요금을 내렸다면, 이제는 앱 상에서 예약요금 자체를 인하하고 있다”며 “최신 리모델링 업소들마저 출혈경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인근 업소간 감정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숙박요금 기준으로 2만원선이 붕괴된지도 오래다. 출혈경쟁이 심한 상권에서는 광고료, 수수료,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숙박예약요금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요금을 인하하는 것은 납득이 어렵다는 경영자들도 많다.

여기에 더해 매매 시세차익을 노리는 일부 업자들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높은 매매가 형성을 위해 단기간에 총매출액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요금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임대기간의 종료를 앞둔 임차인 중 일부가 더 많은 수익을 위해 무리하게 요금을 인하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권은 경쟁 숙박업소를 자극해 극단적인 대결 속에서 어느 한 쪽이 철저하게 패해야만 끝나는 게임인 이른바 치킨게임의 양상을 닮았다. 어느 한 쪽이 패배할 때까지 계속되는 대결은 승자가 나타나더라도 승자라고 말할 수 없는 상처만 남는다.

무엇보다 한 업종에서 출혈경쟁으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고객들이 하향평준화된 요금제에 적응한다는 것이다. 이는 훗날 요금정상화를 시도할 때 고객들의 반발을 야기해 난관에 부딪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경영자는 “한 번 시장 가격이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다는 것이 출혈경쟁의 특징”이라며 “시장이 무너지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숙박업 경영자들은 제로페이와 같이 수수료 부담이 적은 앱이 개발되거나 예약앱 고객들을 직접 재방문으로 유도하는 등 의존성을 낮추어야 과열경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강제력을 동원할 수 없어 출혈경쟁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문제의식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숙박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www.sukbakmagazi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