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케이블 TV가 등장할 당시 안테나를 통해 공중파 방송만 서비스하던 숙박시설은 경쟁력이 약화됐다. 이제는 OTT(Over The Top)가 이 같은 현상을 재현할 전망이다. 앞으로는 고객들에게 얼마나 더 편리하게 OTT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느냐에 따라 호텔의 경쟁력이 판가름 난다는 것이다.
우선 호텔에서 OTT를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스마트TV나 셋톱박스가 필요하다. 당초 OTT는 PC나 모바일에서만 이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스마트TV에 OTT SW가 탑재되기 시작했다. 디바이스의 확장성이 커지면서 이제는 집에서 OTT를 TV에서 즐기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스마트TV는 많은 비용을 요구한다는 점이 단점이다. 일반 TV와 비교해 1.5배 이상의 비용을 투자해야 OTT SW가 탑재된 스마트TV를 구매할 수 있다. 객실마다 TV를 설치해야 하는 호텔의 입장에서는 대당 가격이 증가할수록 비용 부담이 커진다. 이에 케이블TV의 셋톱박스와 같이 OTT 셋톱박스를 구매해 설치하는 것이 경제적인 상황이다.
국내 OTT 셋톱박스 시장은 2014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했다. CJ E&M의 티빙 스틱, 애플의 애Apple TV, 구글의 크롬캐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처음 OTT 셋톱박스가 등장할 당시에는 수요가 많지 않았다. 이용 콘텐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PooQ(지상파방송 3사 연합 자회사), 모바일 IPTV, 왓챠(Watcha) 등 국내 OTT의 발전과 함께 유튜브, 넷플릭스 등 해외 OTT까지 대중화에 성공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OTT 이용자가 급증한 시점은 봉준호 감독이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 ‘옥자’를 공개한 2016년부터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는 2017년 기준 36.3% 수준으로 집계됐다. 케이블TV 등 국내 유료방송 이용자가 90%에 달한다는 점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 시장규모는 2018년 기준 5천억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2020년에는 8천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OTT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숙박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TV는 고객들이 객실 내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콘텐츠 중 하나다. 결국 고가의 스마트TV를 설치하는 것보다는 경제적인 OTT 셋톱박스를 설치해 운영하는 형태로 발전할 전망이며, 앞으로는 OTT 셋톱박스의 존재 유무에 따라 고객들의 평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는 다양한 OTT 셋톱박스가 출시되어 있다. 셋톱박스 운영 노하우가 높은 케이블TV와 위성방송사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CJ헬로비전의 뷰잉, 케이블TV 사업자인 딜라이브, IPTV사업자 엘지유플러스, 위성방송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가 모두 OTT 셋톱박스를 출시한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특징적인 제품은 지역 케이블 유선 방송사로 유명한 CJ헬로비전의 뷰잉이다. 뷰잉은 단순히 OTT만 이용할 수 있는 보조장치가 아니라 90여개의 무료 방송채널과 함께 다양한 VOD를 서비스하고 있다. 케이블TV, TV 다시보기, OTT 등을 모두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또한 크롬캐스트 기능이 내장되어 스마트폰 화면을 TV로 연결하는 미러링 기능도 지원하며, 4K(UHD) 화면을 즐길 수 있는 국내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성능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이 같은 OTT 셋톱박스는 TV 기능이 없는 일반 컴퓨터 모니터를 TV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OTT 셋톱박스를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뷰잉의 경우 OTT 셋톱박스만 구매하면 월이용요금이 발생하는 케이블TV와 달리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OTT 영상 콘텐츠는 더욱 방대해질 전망이다. 이미 아마존, 디즈니, 훌루 등이 OTT 시장에 뛰어들면서 넷플릭스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숙박업에서도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OTT 셋톱박스를 설치해 운영하는 사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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