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7일 한 숙박업 경영자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판에 ‘숙박예약앱의 독과점 횡포를 시정해 달라’는 취지로 제기한 청원이 총 3,923명이 참여한 결과로 마감됐다. 이는 전체 숙박업 경영자 중 숙박예약앱을 이용하는 절반이 참여한 것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대변하고 있다.
실제 행정자치부의 숙박업사업자등록현황 자료 등에 따르면 전체 숙박업소는 약 3만개 수준이며, 이 중 숙박예약앱을 이용하고 있는 숙박시설의 규모는 8천개로 추정된다. 결국 숙박예약앱을 이용하고 있는 경영자 2명 중 1명은 정부가 독과점을 악용한 횡포에 대해 시정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공감하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이번 국민청원은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청원이 등록된 이후 숙박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링크를 공유하며 참여를 독려했고, 지역 숙박협회에서도 회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공지하는가 하면, (사)대한숙박업중앙회(이하 숙박협회)에서도 전국 지회·지부에서의 참여를 독려하고 위생교육 등 경영자들이 많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공개적으로 한 숙박업 경영자가 등록한 국민청원에 많은 참여해 줄 것을 권장하는 등 지원했다.
이는 다소 폐쇄적이라는 평가를 들어왔던 기존 숙박업 종사자들의 성향과는 상반된 모습으로, 높은 수수료율, 과도한 광고비와 이벤트 명목의 지출 요구, 출혈경쟁 유도 등 숙박예약앱을 통해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또한 이번 국민청원은 실질적으로 지역 숙박협회 회원들이 결속력을 다지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대전시 유성구 숙박협회에서는 지난 7월 1일부로 지역 내 모든 숙박업소가 협력해 동일하게 최저 단가의 광고만 진행하기로 결의했다. 100%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으로, 현재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더해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는 점도 국민청원이 가져온 성과 중 하나다. 그동안 숙박예약앱과 관련한 문제는 숙박산업에서만 이슈가 됐던 사안이다. 하지만 국민청원과 더불어 대전시 유성구 숙박협회에서 결의를 다지는 등 실력행사에 나서자 지역신문을 비롯해 종합일간지와 뉴스를 공급하는 통신사 등에서 숙박예약앱의 문제점을 집중조명해 보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번 국민청원이 남긴 가장 큰 성과는 가능성이다. 숙박업 경영자들이 얼마든지 공통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결속력을 다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같은 가능성이 지속된다면 숙박예약앱 등 기업과의 문제 뿐 아니라 정부나 국회를 상대로 하는 정책, 법률 개정 문제들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힘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국민청원이 종료됨에 따라 이제 숙박예약앱 현안은 우리 중앙회에서 마련하고 있는 대책들로 일원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숙박협회 중앙회에서는 숙박업 경영자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숙박예약앱 업체들과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 제3의 숙박예약앱 발굴·지원, 자체 숙박예약앱 개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법률 위반 발견 시 고발, 대국회·대정부를 대상으로 한 규제 강화 방안 마련, 대규모 집회 등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숙박업 경영자들은 숙박협회에서 마련한 대책안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숙박예약앱에 대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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