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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음식에 돈 아끼지 않는 1인 가구?

관리자 |
등록
2019.04.25 |
조회
8631
 

숙박업의 정확한 통계 부족해 오인 가능성 높아

 

소비자들이 음식·숙박비에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8년 가계동향조사’와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밀레니얼 1인 가구 생활실태 및 시사점 보고서’를 인용한 것이다. 하지만 숙박업에 대한 정확한 통계치가 부족해 우리나라 관광정책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다 정확한 통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언론에서 주로 인용하고 있는 통계청의 ‘2018년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1인 이상)의 가구당 명목 소비지출(이하 월평균)은 253만8천원으로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항목별 비중은 식료품·비주류음료가 14.4%, 음식·숙박이 13.8%, 교통이 13.7%, 주거·수도·광열이 11.2%의 순으로 높았다. 이는 숙박에 대한 소비지출이 많은 것으로 착각된다.


비중이 높은 순으로 세부 내역별 지출액을 살펴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 액수는 36만7천원, 음식·숙박은 35만원, 교통 지출은 34만9천원,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28만6천, 오락·문화 지출은 19만2천원의 순이다. 세부 내역별 지출 역시도 숙박요금이 지출항목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밀레니얼 1인 가구 생활실태 및 시사점 보고서’는 더하다. 2018년 기준  밀레니얼 1인 가구의 음식·숙박 분야 지출 비중은 전체가 16.6%, 29세 이하가 20.0%, 30대가 21.1%로 높게 나타났다. 이 때문에 보고서에서도 밀레니얼 1인 가구는 오락·문화·음식·숙박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가치 지향적’ 소비를 추구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음식과 숙박을 따로 분리할 경우에는 숙박 지출에 대한 비중이 결코 높지 않다는 점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보고서에서도 인용하고 있는 통계청의 ‘2018년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소비자들이 음식·숙박에 지출한 월평균 비용은 약 35만원이 맞다. 하지만 음식과 숙박을 따로 분리해 살펴보면 현격한 차이가 벌어진다.

통계청의 2018년 가계동향조사 내용 중
통계청의 2018년 가계동향조사 내용 중

이번 가계동향조사에서 외식비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음식지출은 약 33만6천원이고, 숙박비는 약 1만3천원에 불과하다. 구성비로 살펴보면 음식·숙박에 소비자들이 지출한 35만원 중 숙박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3.9%에 불과하다. 나머지 96.1%가 모두 외식비다. 이는 외식시장과 숙박시장을 한데 묶은 통계로 인해 숙박업의 어려운 현실이 곡해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전체 지출항목에서만 산업을 분리한 통계치를 집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테면 1인 가구, 2인 가구, 3인 가구와 같은 가원수별 소비지출, 가구주의 연령별 소비지출, 가구의 소득구간별 소비지출 등에서는 산업을 분리한 통계가 없고, 모두 음식과 숙박을 모두 묶어서 설명하고 있다. 결국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서 밀레니얼 1인 가구가 오락·문화·음식·숙박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분석은 오류다.


이에 대해 한 숙박업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정부와 기관에서는 국가산업분류에 따라 음식과 숙박업을 한데 묶어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며 “음식과 숙박은 전혀 다른 업종으로, 숙박업에 대한 통계 오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숙박산업에 대한 올바른 정책 시행과 우리나라 관광정책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음식과 숙박을 따로 분리한 정확한 통계자료를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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